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

2017. 9. 30. 20:47라이트노벨 줄거리/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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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권






▷ 오리모토 카오리

 -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 2학년. 오지랖이 넓어 아무에게나 말을 잘 걸며, 외적으로는 스스럼없이 가까워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하치만의 중학교 동급생으로, 하치만은 그녀에게 고백을 했었다고 한다. 7권에서 토베가 에비나에게 고백한다는 일로 상담을 해왔을 때, 하치만이 고백을 만류하며 했었던 이야기 중에 고백 뒤에 따르는 주변의 시선이나 그 후의 관계성이라는 것을 언급하는 장면이 있다. 하치만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말했었는데, 아마도 이 경험은 오리모토에게 고백을 한 뒤에게 경험을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1) 말할 필요도 없이 히키가야 코마치의 역린은 거기에 있다.

 하치만은 게임처럼 세이브 데이터로 돌아가 그 순간을 다시 맞이한다고 해도, 절대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하치만은 후회는 하지 않지만,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어쩐지 짜증이 나는 아침을 맞이한 하치만은 코마치와 둘이서 아침밥을 먹었다. 코마치는 뭔가를 느꼈는지, 하치만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며 질문을 했다. 하치만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기에 대충 둘러댔지만, 코마치가 집요하게 물어보는 탓에 짜증스럽게 대답을 해버렸다. 결국 코마치는 화가 단단히 난 채로 먼저 나가버렸고, 하치만은 혼자 남은 채로 식사를 마저했다. 하치만은 친동생마저도 이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자신의 주변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납득하는 동시에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를 한 하치만은 교실에서 하야마 그룹의 상태를 살펴보았고, 특별히 달라보이는 점은 없어 보였다. 수업이 끝난 뒤, 하치만은 평소와 다름없이 혼자서 교실을 빠져나와 봉사부실로 갔다. 하치만이 도착하자마자 유키노와 유이의 이야깃소리가 뚝 끊기더니, 부실에는 침묵만이 흐르게 되었다. 그 침묵을 끊은 것은 유이의 목소리였고, 그녀는 모두들 평소와 다름이 없었지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에, 하치만은 사람의 생각은 알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유키노는 변하지 않으려는 하치만에게 있어서 그런 행동들[각주:1]이 당연한 것이냐고 물었고, 흥분한 어투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했다. 그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들어온 사람은 히라츠카였다.



(2) 어쩐지 잇시키 이로하는 위험한 향기가 난다.

 히라츠카가 데려온 사람은 시로메구리와 잇시키 이로하[각주:2]였고, 하치만은 이로하에게서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시로메구리는 현재 학생회장 후보로 등록되어 있는 이로하가 당선이 되지 않도록 하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며 그 사정[각주:3]을 설명했다. 애초에 후보 출마를 철회하려고도 했으나, 이에 대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이로하는 단순하게 곧 있을 신임투표[각주:4]에서 낙선하는 것은 어째 모양이 나지 않는다며 불평을 했다. 하치만은 신임투표가 진행되더라도 이로하의 이미지에 타격이 가지 않는 방법으로 지지 연설에서 잇시키를 비난하는 형태[각주:5]를 취해 신임투표에서 낙선하면, 낙선의 원인을 지지 연설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유이는 묵묵히 하치만을 바라보더니, 그것을 누가 하겠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유키노는 그런 하치만의 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며 비난하는 듯한 말투로 반박했다. 유키노의 언성이 조금 높아지자, 히라츠카는 바로 답이 나올 것 같지 않다며 이로하와 시로메구리를 먼재 내보냈다.

 부실에는 히라츠카와 봉사부원들만 남아 있었고, 갑자기 유키노는 일전에 히라츠카가 제안했던 대결[각주:6]의 결과에 대해 물었다. 유이는 처음 듣는 모양이었고, 히라츠카는 뜬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겨우 다시 생각해낸 것 같았다. 히라츠카의 말에 따르면, 여진히 승부는 진행 중이며 의뢰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부원들이 서로 같은 방식을 취할 필요는 없다고 하였다.

 히라츠카는 부실 밖 복도에서 하치만과 단 둘이서 걷고 있었고, 그녀는 하치만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며 말하지 않았다. 히라츠카는 하치만이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치만이 상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로부터 구원을 받았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하치만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3) 아무리 봐도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그 속을 알 수 없다.

 하치만은 몇몇 가게를 둘러보다가 책을 두세 권 사들고는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는 시작하기 한 시간 정도 남은 시간이어서, 하치만은 근처의 도넛 가게에 들르게 되었고, 그곳에서 하루노를 만났다. 하치만은 하루노를 애써 피했지만, 그녀는 살갑게 굴며 하치만에게 다가왔다. 하루노는 근황에 대해 물으며 말을 걸었고, 하루노와 대화를 나누던 하치만은 중학교 동창인 오리모토 카오리를 만나게 되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 오리모토에게 고백했던 일을 떠올리던 하치만은 무슨 사이냐며 묻은 하루노에게 그저 중학교 시절 동급생이라고 짤막하게 대답하며 최소한으로만 대응했다. 그러나 결국 하루노는 하치만의 사랑이야기가 듣고 싶다며 신이 난 채로 오리모토를 부추겼고, 결국 오리모토의 입에서는 하치만이 그녀에게 고백을 했었던 일이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불편한 심정을 느끼던 하치만은 그저 예전 일이었다며 치부해 버렸고, 오리모토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각주:7]

 오리모토는 하치만이 소부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그로부터 하야토를 소개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녀의 일행인 나카마치 치카라는 여학생과 함께 들떠 있었다. 하치만은 알기는 하지만 친하지 않다며 가급적 회피를 했으나, 옆에 있던 하루노는 자신이 소개시켜 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치만은 하루노가 무슨 생각을 하려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정말 즐거워 보인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야토가 나타났고, 관심은 온통 그에게로 쏠린 덕분에, 하치만은 드디어 살 것만 같았다. 대화를 나누던 그들은 나중에 만나서 놀 것을 약속했다. 오리모토 일행이 나간 뒤, 하야토는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냐며 하루노에게 묻자, 하루노는 그저 재미있을 것 같다며 오리모토가 옛날 하치만이 좋아했었던 여자애였다며 즐거워 했다. 하루노는 하치만에게 놀아줘서 고맙다며 귓속말로 인사를 하고는 먼저 나가버렸고, 하야토는 그런 하치만의 모습을 보고는 그가 그녀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말했다. 하치만이 그저 장난치는 것인지 모르냐겠며 맞받아 치자, 하야토는 하루노라는 사람은 그저 관심이 있는 것에만 집적거리는 사람이며, 좋아하는 것을 지나치게 건드려서 망가뜨리거나 싫어하는 것을 철저하게 짓밟는 일만 한다고 말했다.



(4) 조용히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결의한다.

 공기가 나날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학교 현관에 들어선 하치만은 유이와 마주치게 되었다. 유이는 하치만에게 부실에 갈 것이냐고 물었고, 하치만은 당연히 가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예상은 했었더라도 막상 듣고 나니 멋쩍었는지, 유이는 이로하의 의뢰에 대한 대책에 대해 회의를 할 것이라 말해주었고, 하치만은 얼마 전 부실에서 자신에게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유키노의 모습을 떠올리며 방과 후 부실에 가겠다고 다시 말을 바꾸고 있었다.

 방과 후 부실에 모인 봉사부원들은 이로하와 함께 의견을 주고 받고 있었다. 유키노는 다른 후보를 세워 이로하가 학생회장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모양이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치만은 그저 꼭두각시 후보를 세우는 것이라 판단하고는 그녀들의 의견을 부정했다. 그리고 일전에 자신이 주장했던 방식을 언급하며, 이번 한 번만을 위해 회피하면 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유키노는 그러한 하치만의 방식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여태까지 쭉 그래왔음을 지적하며 그를 부정했다. 둘 사이의 갈등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하치만은 먼저 부실을 나가버렸다.



(5) 끝까지 하야마 하야토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치만이 부실을 먼저 나간 날 이후, 그는 한 번도 부실을 찾아 가지 않았다. 매일 학교와 집을 왕복해 나가던 어느 날, 하야토는 하치만의 어깨를 치며 말을 걸었고, 일전에 만났었던 오리모토와 나카마치로부터 연락이 왔었다며 토요일의 일로 상의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치만은 오리모토 일행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도, 심지어 연락처를 받은 일도 없었기 때문에 무슨 일인지 생각을 했다. 그러자 하야토는 들은 적이 없었냐며 되물었고, 하치만은 오리모토 일행이 자신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 쯤은 금방 알아챘지만, 하야토는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숫자도 맞출 겸 해서 초대받지 못한 하치만을 초대한 하야토였지만, 온갖 핑계를 대며 그의 제안을 거절하는 하치만이었다. 그러자 하야토는 고개를 숙이며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하치만은 하야토가 도움이 필요한 녀석이 아니라며 다시 한 번 거절했다.

 집으로 돌아온 하치만은 코마치의 휴대 전화로부터 하루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하야토에게 부탁을 받았는지, 하루노는 옛날에 좋아했던 이와 함께 데이트를 하면 좋지 않겠냐며 하치만을 꼬드겼다. 하치만은 그것이 좋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착각 또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강요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러한 사실을 부정했다. 자신을 자의식의 괴물이라고 말하는 하루노의 말을 어쩐지 모르게 납득하던 하치만에게, 하루노는 억지로라도 하치만을 데려가려는 하야토의 의도가 궁금하다며 반드시 데이트에 나갈 것을 강요했다.[각주:8]

 약속장소인 치바역 스크린 앞에서 먼저 기다리던 하치만은 하루노를 만나게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하루노는 방해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곧이어 하야토를 비롯해 오리모토와 나카마치가 도착했다. 일정은 영화, 쇼핑, 오락실, 저녁의 순서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극히 전형적인 형태로 시작한 일정 속에서, 오리모토 일행의 하야토에 대한 찬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영화가 시작되고, 오리모토는 하치만에게 귓속말로 그와 자신이 같이 영화를 본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운 것인양 속삭였다. 하치만은 오리모토의 모습을 보며, 시작도 하지 않은 관계가 지금에 와서야 제대로 끝을 맺었다고 생각했다.

 하야토에 대한 찬사뿐만 아니라, 하치만을 놀리는 듯한 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오리모토 일행과 하야토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유미코와 에비나를 발견한 하치만은 하야토를 부추겨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그 후 이로하와 토베를 만나게 되는데, 이로하는 하치만에게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상냥한 미소로 무엇을 하고 있냐며 물었고[각주:9], 분위기를 파악한 토베는 그런 이로하를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려 했다. 멀어져 가는 이로하와 토베의 모습을 본 하야토는 하치만에게 이로하의 진정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오리모토가 저녁을 뭘로 할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시선을 하치만에게 시선을 돌리자, 하치만은 사이제[각주:10]를 제안했다. 그러자 오리모토와 나카마치는, 사이제는 좀 그렇다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하야토는 근처의 카페로 가자고 제안했고, 그의 제안에 오리모토 일행도 수긍하는 모양이었다. 가게의 흡연석에는 하루노가 하치만 일행을 지켜보고 있었고, 하치만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오리모토 일행은 계속해서 하치만을 비웃어 댔고, 하야토는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녀들의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지적을 했다. 게다가 하야토가 불렀는지 유키노와 유이까지 그 자리에 오게 되었고, 하야토는 하치만을 비하하지 말라며 그를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러자 오리모토는 한숨을 쉬더니 나카마치와 함께 먼저 나가버렸다.

 유키노와 유이는 하야토를 학생회장으로 내세우려고 했으며, 하치만이 있는 자리에 온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이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하루노는 유키노의 앞에 나타나서는 자신의 동생이 학생회장을 직접 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듯이 말했고[각주:11], 유키노는 생각치도 못한 사람의 등장에 약간 당황한 기색이었다. 몇 초 후, 유키노는 납득했다는 듯이 나직하게 중얼거리고는 그 자리를 떠버렸다. 하치만은 이렇게까지 유키노에게 수고스러운 일을 벌이는 하루노의 의도가 자매 사이에 있는 미묘한 무언가를 의식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 말을 들은 하루노는 하치만이 무엇이든지 알아버린다며 비웃는 것처럼 말했고, 이에 하치만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 하루노는 무엇이든지 훌륭하게 해내는 하야토를 하치만과 비교하며, 모든 언행의 이면을 읽으려드는 하치만을 흥미로워 했다. 그리고 하루노는 볼 일을 다 봤다며 그 자리를 떴고, 하야토는 뭔가 할 말이 있는지 계속 남아 있었다. 침묵을 지키던 하치만은 참지 못하고 쓸데없는 배려를 하지 말라며 한 마디를 내뱉고 말았다. 하야토는 그럴 의도가 없었으며, 오리모토 일행에게 한 행동과 같은 것은 앞으로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학여행 때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하야토 자신이 하치만에게 의지한 덕분에 하치만의 주변 인간관계가 망가져 버린 것을 줄곧 후회해 왔으며, 또 그것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했다. 하야토는 하치만 본인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하며, 앞으로는 자신을 상처 입히는 일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각주:12] 하야토는 누군가가 하치만 본인을 도와줬으면 하기에, 하치만이 다른 사람들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도와주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치만은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철저하게 계산된 도움을 행해왔다고 말하도록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치만은 동정 따위는 하지 말라며 쏘아붙이고는 그 자리를 떴다. 하치만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자기희생 같은 것으로 부르는 것을 철저히 부정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잃어버린, 아마도 어느 누군가와 공유했지만 지금은 사라져 버린 어느 신념[각주:13]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었다.


(6) 그리고 유이가하마 유이는 선언한다.

 하치만은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었지만, 그의 머릿 속에는 온통 수업과는 전혀 다른 생각들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시로메구리와 이로하의 의뢰, 코마치와 싸운 일, 하루노의 의도와 유키노시타 자매의 관계성 등을 생각하던 하치만은 히라츠카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에 가게 되었고, 그녀로부터 유키노가 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게다가 유키노에 대한 지지 연설은 하야토가 하게 되었다고 했다. 히라츠카는 하치만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물었으나,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키노가 점심 시간마다 부실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히라츠카 선생님으로부터 듣게 된 하치만은 교무실을 나와 곧장 부실로 향했고, 유키노에게 학생회장 후보 출마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유키노는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지, 옆에 있던 유이도 놀란 모양이었다. 유키노는 자신이 나서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좋다며 둘러댔고, 이에 하치만은 이전에 제시한 자신의 방법을 한 번 더 언급하였지만, 유키노는 재차 그의 의견을 부정했다. 함께 있던 하야토는 유키노의 편에 서겠다고 말했고, 하치만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하치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쌀쌀맞게 대답하고는 부실을 나왔고, 멍하니 교실에 걸어 들어온 뒤 그제서야 자신이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방과 후, 하치만에게 허둥지둥 뛰어온 유이는 같이 집에 가자는 제안을 했다. 고요한 침묵이 이어졌지만, 그것을 깬 것은 유이였다. 유이는 유키노의 학생회장 후보 출마에 대한 얘기를 꺼내며 자신도 학생회장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뭐하러 나서냐며 제멋대로 굴지 말라는 하치만의 말에, 유이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오히려 하치만이나 유키노라고 반박하며, 만약 유키노가 학생회장이 되면 그녀의 성격상 앞으로 봉사부는 없어질게 뻔하다고 말했다. 유이는 먼저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 갔고, 이 방법으로 간다면 분명 봉사부는 없어지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7) 말할 필요도 없이 히키가야 코마치의 다정함은 거기에 있다.

 하치만은 여전히 자신을 무시하는 코마치에게 먼저 말을 걸어 화해를 시도했다. 코마치도 냉전을 더 지속할 마음이 없었는지 하치만의 행동에 응해주었고, 하치만은 바로 자신의 일[각주:14]로 동생에게 상담을 했다. 코마치는 자신이 하치만의 동생이기 때문에 그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코마치는 자신이 입학했을 때에도 봉사부가 그대로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지금까지 망설여 왔던 하치만에게는 다시금 일어서서 움직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듯했다.

 하치만은 코마치, 자이모쿠자, 토츠카, 카와사키 자매와 함께 유키노가 학생회장이 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회의를 가졌다. 자이모쿠자의 유키노와 유이를 이기려는 생각부터가 잘못됐다는 말과, 어째서 유키노가 당선되지 못하게 해야 하는지 물음을 한 사키의 말에 대한 대답으로 코마치는 유키노와 유이가 봉사부에 계속 남아 있어줬으면 한다는 것, 이 두가지를 통해 하치만은 깨달음을 얻었다.[각주:15] 그리하여 하치만은 단순히 추천인 30명을 모으면 입후보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해 전교생의 추천을 받는 것, 추천인을 독점하여 당연하게 당선되는 결과를 만들기로 계획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트위터라는 sns상에서 이로하를 응원하는 가공의 계정을 만들어 추천인을 날조하는 것이었다.



(8) 만전을 기하고 히키가야 하치만은 대화에 나선다.

 하치만은 단둘이서 이로하를 만나 sns의 가공의 계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추천인 명부를 배껴 쓰게 했다. 이로하는 귀찮다는 듯이 불평을 했고, 현재 배껴 쓰는 것이 약 400여명이 넘는 이로하의 추천인 명부라고 밝히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로하가 학생회장을 할 마음이 들게끔 그녀를 살짝 떠보았고, 하야토와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말이 결정타가 되었는지, 이로하는 학생회장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일부러 유키노와 유이를 봉사부실로 불러낸 하치만은 그녀들에게 이로하의 추천인 명부를 보여주며 더 이상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할 필요없이 이로하가 학생회장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하치만은 이로하가 신임 투표에서 떨어지는 것이 싫었을 뿐이지, 그녀가 학생회장이 되는 것 자체를 싫어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추천인을 인터넷 모집으로 모았다는 하치만의 설명에, 유키노는 하치만이 한 것이냐고 물었지만, 하치만은 그저 뜻 있는 누군가가 했을 것이라고 둘러댔다. 유이는 추천인 명부를 보면서 뭔가를 떠올렸는지, 명부를 내려놓고 손을 휴대폰에 가져갔다. 하치만은 인터넷을 확인하려는가 싶어 순간 가슴이 철렁해졌지만, 유이는 다시 그냥 내버려두기로 한 모양이었다.[각주:16] 유이는 이것으로 해결이라며 기뻐하는 것 같았지만, 유키노는 자신이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며 창밖을 내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이해할 것이라고만 생각했구나'라고 나직히 말했다. 히라츠카 선생님과 시로메구리 선배에게 보고하러 가겠다며 먼저 자리에 일어나 부실을 나간 유키노를 보면서, 하치만은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하치만과 단 둘이 남은 유이는 하치만 덕분에 봉사부가 존속될 수 있었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9) 그 방에서는 더 이상 홍차 향기가 나지 않는다.

 이로하가 학생회장으로 당선되고, 이로하는 토베를 시켜 학생회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로하와 대화를 나누던 하치만은 시로메구리의 물건을 옮기는 것을 돕게 되어 그녀와 단 둘이서 복도를 걷게 되었다. 시로메구리는 유키노가 학생회장이 되어 유이가 부회장, 하치만이 서무가 된 학생회를 자신이 찾아가는 것을 꿈꿨다는 말을 꺼냈다. 이 말을 들은 하치만은 과거는 돌이킬 수 없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고, 때로는 시작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방과 후,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간이 흐르는 봉사부실에서 유이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며 떠들었다. 봉사부의 분위기는 수학여행을 가기 전, 마치 예전과 다름이 없다는 듯한 느낌을 풍겼다. 유키노의 메마른 미소를 보며, 하치만은 그녀를 탓할 수 만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치만은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은 아닌지 곱씹었고, 또 다시 생각했다. 만약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새로운 선택으로 인한 결과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었다. 또한 그것은 새로운 선택지를 가진 자만이 가능한 것이며, 자신과 같이 아무런 선택지를 가지지 못한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었다.




 - 외적으로는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었지만, 봉사부 내의 하치만과 유키노의 갈등은 더욱 심화된 것 같습니다. 하치만이 생각하는 유키노시타 자매의 관계성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을 말하는지나, 다시금 떠오른 하치만과 유키노의 대결 패자는 승자에게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하나를 들어줘야 한다는 보상이라는 것도 앞으로의 내용을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8
국내도서
저자 : 와타리 와타루 / 박정원역
출판 : L노벨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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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치바마을에서 루미가 따돌림을 당하던 일, 문화제에서의 사가미 관련 사건, 수학여행에서의 토베와 관련된 의뢰 등에서 하치만이 취했던 행동들. [본문으로]
  2. 하치만은 그녀와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7.5권 참조. [본문으로]
  3. 잇시키를 미워하는 여학생들이 장난삼아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는 그녀를 학생회장으로 추천한 것. 필요한 추천인 수는 30명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4. 선거 출마자가 한 명일 때 실시하는 투표를 말한다. 투표 용지에는 O, X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으며, 과반수를 득표하면 선출된 것으로 한다. [본문으로]
  5. 응원 연설에서 이로하를 비난하는 듯한 내용의 연설을 하여, 그것을 원인으로 삼아 이로하를 신임투표에서 낙선시키고, 그 원인 또한 응원 연설로 돌리는 방식. [본문으로]
  6. 1권 참조. [본문으로]
  7. 하치만, 이로하, 오리모토 세 명이서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는 지금과 다른 반응을 한다. 9권 참조. [본문으로]
  8. 하치만은 약속 당일까지 단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물론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은 탓도 있다. 하치만이 먼저 하야토에게 말을 걸어 약속에 대해 물었고, 하치만은 하야토와 함께 가는 것이 싫어서 약속 장소만 알려달라고 말한다. 하야토는 나중에 알려주겠다며 연락처 교환을 제안하는데, 하치만은 자신의 전화번호만을 준다. 하야토는 이에 대해 '하치만답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휴대폰 시스템에 있어서, 문자(메일)은 메일 주소를 주고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한데, 누구와도 좀처럼 친해지려고 들지 않는 하치만의 모습이 드러난다. [본문으로]
  9. 하치만은 이로하가 자신의 의뢰는 제쳐두고 여자랑 시시덕거리며 놀고 있다니 배짱 한 번 두둑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본문으로]
  10. 사이제리야. [본문으로]
  11. 하루노는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타인이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유키노시타 자매의 어머니와 똑같다고 말한다. 유키노시타 자매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약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본문으로]
  12. 하야토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지금까지 벌어졌었던 일들(문화제 및 수학여행)에 있어서 하치만과 달리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야토는 원래 하치만을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그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에 비해, 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하치만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동격 또는 더 뛰어난 인물이라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하여 하치만에게 뒤쳐지기 싫었던 하야토는 하치만을 위하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최소한 하치만과 동등한 위치에 서려고 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13. 여기서 말하는 누군가는 유키노를 말하는 것이로 생각된다. 어느 신념이라는 것은 혼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공유했다는 것은 문화제가 끝나고 부실에서 단둘이 있었던 하치만과 유키노가 서로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한 장면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14. 수학여행 때 있었던 거짓 고백과 이로하의 의뢰로 인한 유키노의 학생회장 후보 출마 사건. [본문으로]
  15. 봉사부를 어째서 존속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사키의 물음에, 하치만은 그 이유를 본인이 아니라 외적 요소에서 찾고 있다. 하치만 본인이 봉사부를 존속시키고 싶은지의 여부 같은 것은 완전히 결여되어 있으며, 그 이유로서 이로하의 의뢰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지금까지 하치만이 지속해왔던 자신의 가치를 낮추고 희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하치만은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며, 그나마 우연찮게 코마치의 소망이 하치만 본인의 의사를 대변해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봉사부가 마음에 들기 때문에 계속 존속시키고 싶다는 본인의 생각을 더욱 존중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하치만이었다면, 처음부터 이러한 갈등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 작품의 전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16. 아마도 유이는 하치만이 모종의 방법으로 꾸민 일이라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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