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

2017. 4. 12. 11:55라이트노벨 줄거리/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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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권

 

 

 

 

 

 

 ▷ 시로메구리 메구리

 

 - 소부 고등학교 3학년, 학생회장. 푸근한 느낌의 미소를 짓는 그녀는, 뛰어나다기보다는 착실하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라 생각된다.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은 유키노시타 하루노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2학년인 하루노가 문화제 실행 위원장을 할 무렵, 그녀가 1학년이었을 때라고 생각된다. 무심코 던진 그녀의 언행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각주:1] 학생회장으로서 중간에서 중재하는 느낌보다는 뒤에서 보조를 하는 느낌이 많다.

 

 

 

 

 

 

(1) 역시 에비나 히나의 뮤지컬은 썩었다.

 

 2학년 F반은 '뮤지컬 어린왕자[각주:2]'를 하기로 결정했고, 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학급회의를 조용히 지켜보던 하치만은 문화제가 다가온다는 사실에 우울함을 느꼈고, 회의가 끝나자마자 교실을 나갔다.

 

 

(2) 폭풍 속에서 히키가야 하치만은 헛돌기를 거듭한다.

 

 요 며칠 간, 봉사부원들의 대화는 길게 지속되지 못하고 긴 침묵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계속되었다. 하치만은 자전거, 유키노는 전철, 유이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간다. 집에 돌아가던 하치만은 갑작스레 내린 비바람에 옷이 흠뻑 젖게 되었고, 이야기에서처럼 우연히 등장하는 여고생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근처에 없다는 사실에 짜증을 냈다. 그리고 자전거의 쳇바퀴는 헛돌고 있었고, 하치만은 그렇게 홀로 빗속에 남아 있었다.

 

 

(3) 강렬하게 사가미 미나미는 어필한다.

 

 태풍으로 휴교 또는 등교가 늦어지는 걸 기대했던 하치만이었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수업 시간에는 수마(睡魔)[각주:3]와 싸우던 하치만은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특별관 1층에 있는 양호실에 갔다. 양호 선생님은 '시즈카네 애'라 부르면서 친근하게 받아주었고[각주:4], 하치만은 감기인 것 같다며 꽤병을 부렸다. 양호 선생님은 비전문가의 지레짐작은 위험하다고 했지만, 하치만의 흐리멍텅한 눈을 보고는 감기가 맞다고 판단했고[각주:5], 양호실의 침대에서 자고 가라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교실에 돌아온 하치만은 문화제 실행 위원으로서 칠판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결혼하고픈 여교사 히라츠카는 남자 실행위원이 좀처럼 정해지지 않아 그냥 하치만으로 정했다고 했다. 그 후, 여자 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회의가 시작되었으나, 역시나 좀처럼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다.[각주:6] 유이가 실행위원의 업무 강도에 대해 묻자, 사가미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그녀를 부추겼다. 그러나 유미코의 지적으로 바로 수그러 들고 말았다. 그리고 하야토와 토베는 사가미를 추천하게 되고, 사가미는 마지못해 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실행위원을 맡게 되었다.[각주:7]

 방과 후, 하치만은 문화제 실행 위원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이미 도착한 사가미는 농구부인 하루카, 윳코라는 여학생들과 재잘거리고 있었다. 학생회장 시로메구리 메구리는 포근한 목소리로 회의를 시작했고, 첫 안건은 문화제 실행 위원장을 뽑는 것이었다. 아무도 나서질 않자, 시로메구리는 주변을 살펴보다가 유키노를 발견했고, 하루노를 언급하며 유키노에게 실행 위원장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유키노는 딱 잘라 거절했다. 그렇게 침묵이 흐르던 도중, 갑자기 사가미는 성장의 기회로 삼고 싶다며 실행 위원장을 자처했다.
 실행 위원장으로 임명된 사가미를 중심으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기 위한 회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사가미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실행 위원장의 역할을 소화해 내지 못했다. 결국 시로메구리의 수습으로 상황은 일단락 되었고, 하치만은 기록 잡무부에 배정이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유키노 역시 기록 잡무부에 소속되었다. 부원들은 형식적인 인사를 나눈 뒤, 뿔뿔이 흩어졌고, 하치만의 머릿 속에는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4) 역시 에비나 히나의 뮤지컬은 썩었다. 2

 

 하치만은 뮤지컬 어린 왕자의 '나' 역을 할 뻔했으나, 문화제 실행 위원이라는 일 때문에 현실적으로 연습이 힘들 것이란 이유로 배역이 바뀌었고, 하치만은 뮤지컬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뮤지컬 준비로 한창인 교실을 뒤로 한 하치만은 봉사부실로 향했다. 유이는 유키노가 실행 위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봉사부원들은 문화제 준비로 바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부활동을 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사가미는 봉사부에 대해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들었다며 부실로 찾아왔다. 사가미는 자신이 실행 위원장이 되었지만 자신이 없다며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유키노는 큰 망설임 없이 그녀의 보좌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사가미가 나간 후, 유이는 부활동 중지하기로 한 것이 아니냐며 물었고, 유키노는 자신도 실행 위원이며, 업무를 대강 파악하고 있으니 혼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못박았다. 이에 유이는 어쩐지 화가 난 듯한 분위를 풍기며 부실을 나갔고, 하치만은 바로 그녀를 따라 나갔다.
 유이는 하치만과 유키노가 평소와 다르다고 지적했고, 사가미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 그리고 1학년 시절, 사가미와의 일을 하치만에게 들려 주었다.[각주:8] 그러더니 유이는 자신이 생각보다 유키노를 더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유키노가 힘들 때 반드시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5) 느닷없이 유키노시타 하루노는 공습을 감행한다.

 

 며칠 뒤, 유키노는 문화제 실행 부위원장으로 취임하여 무서울 정도의 템포로 업무를 진행해 나갔다. 어느새 회의의 진행조차 유키노가 다 맡아서 하는 형국이 되었고, 사가미는 사실상 무늬만 실행 위원장인 느낌이 짙어져 갔다. 그리고 실행 위원들 사이에서도 유키노가 실행 위원장에 더 어울린다는 소리가 오가기도 했다.
 실행 위원회에서는 유키노가 폭주하고 있다면, 2학년 F반에서는 에비나가 폭주하고 있었다. 하치만은 그런 교실을 뒤로 하고, 실행 위원회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는데, 이 때 하야토는 서클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며 하치만과 함께 가려 했다. 하치만은 실행 위원회로 가는 동안, 하야토와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고, 치바 마을에서의 하야토를 떠올렸다.[각주:9]

 회의실에 도착한 하치만은 대치하고 있는 3인, 유키노, 하루노, 시로메구리의 모습을 발견했다. 하루노는 행사 단체로서 문화제에 참가할 모양이었고, 하루노와 언쟁을 벌이던 유키노는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다며 좋을대로 하라고 말했다. 유키노가 실행 위원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의외라는 표정을 한 하루노는 실행 위원장을 찾았고, 곧이어 회의실에 사가미가 등장했다. 하루노는 실행 위원회를 빼먹고 놀며 돌아다니는 사기미를 질책하려는 것처럼 보였으나, 돌변하고는 문화제를 즐기는 것이 진장한 실행 위원장이라며 사가미를 띄워주기 시작했다. 하루노에게 위축된 유키노의 모습을 본 사가미는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고, 실행 위원들에게 실행 위원회의 업무 템포를 늦추고, 각 학급의 행사 준비에 더 매진하자는 제안을 했다. 여기에 하루노까지 옛 추억을 떠올리며 동의하자 분위기는 급물살을 탔다.
 하루노는 하치만이 실행 위원을 맡은 것이 의외라며 그에게 다가왔다. 하치만은 더 의외라면 유키노가 아니냐는 반박을 했지만, 하루노는 자신이 이전에 실행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하치만은 하루노의 말을 들으며 유키노시타 자매의 관계성[각주:10]에 대해 생각했고, 하루노에게 그녀의 목적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하루노는 자신이 말한 것을 믿을 수 있겠냐는 질문을 했고, 하치만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침묵을 지키는 하치만에게, 하루노는 그럼 묻지말라며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하치만은 하루노라는 사람이 대하기 까다로운 인물임을 재인식하고 있었다.
 느슨해진 실행 위원회의 업무는 점점 쌓여 갔고, 기록 잡무인 하치만에게 떠밀려 오는 일도 점점 많아져 갔다. 유키노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관자놀이에 손을 얹고는 눈을 감고 있었고, 그 두통의 원인인 하루노는 시로메구리와 담소를 나누기에 바빴다. 유키노는 하루노에게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라고 말했고, 그러자 하루노는 도와주겠다며 업무를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고, 옆에 있던 시로메구리는 하루노에게 감탄사를 연발해 대고 있었다.

 

 

(6) 포근하게 시로메구리 메구리는 농락당한다.

 

 하루노의 행사 참가 이후로 행사 단체의 참가가 줄을 이었고, 일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실질적으로 업무에 참가하는 인원수가 줄어든 관계로, 하치만의 일도 점점 쌓여 갔고, 지난주의 회의록조차 다 작성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루노 때문에 경쟁심이 붙은 유키노의 초인적인 활약과, 학생회 및 남은 집행부의 노력으로 그나마 유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집행 위원회실로 찾아온 하야마는 거의 모든 일을 유키노가 해내고 있음을 지적하며,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유키노는 지금의 방식이 효율성이 높다며 거절하려 했지만, 현재 집행 위원회의 상황은 거의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시로메구리를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도 타인에게 의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많았다. 망설이는 유키노를 보며, 하치만은 타인과 함께 협력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서 노력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홀로 고군분투해온 유키노가 부정당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었던 하치만은 주변에는 의지하려는 녀석들 밖에 없으며, 특히 자신에게 일을 떠맡기고 다른 녀석들이 편히 쉬는 꼴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하치만의 말투에도 넉살좋게 농담투로 받아준 시로메구리 덕분에 사람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유키노도 다시 생각하더니, 업무를 재분배하고 도움을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며 주위에 사과를 했다.
 그 뒤로 일주일 후, 실행 위원회에서 실질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수는 더욱 줄어들었고, 시로메구리는 사가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히라츠카 선생님과 유키노의 대화를 들어 보니, 유키노는 많은 업무 때문에 문이과 계열 선택 조사서조차 제출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반의 뮤지컬 준비에 열중하던 사가미는 간만에 실행 위원회에 발을 들였고, 활기찬 목소리로 주변인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녀의 활기찬 인사는 문화제 준비에 열중하던 실행 위원들에게는 무기질적인 소리에 불과했다. 유키노는 사가미가 오자마자 여러가지를 보고하며 그녀가 업무를 제대로 하도록 유도하려 했지만, 사가미는 오히려 대놓고 유키노에게 자신의 업무를 위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단지 효율적이라는 이유 아래에 자행된 것이었고, 주변의 떨떠름한 반응 속에서 유키노는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7) 전에 없이 유이가하마 유이는 분개한다.

 

 집행 위원회의 업무는 유키노의 부재로 사실상 마비가 되었다. 하치만을 부른 히라츠카 선생님은 유키노가 몸이 좋지 않아 학교를 쉬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치만이 유키노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중얼거리자, 하야토는 누군가가 그녀의 집으로 병문안을 가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시로메구리가 유키노의 역을 대신하여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찰나, 때마침 슬로건 문제로 문의가 오게 되었고, 하치만과 하야토는 누가 남고 그녀의 집을 방문할지를 고민하는 사이, 결국 하치만이 유키노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각주:11]

 하치만은 유키노의 집, 심지어 연락처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하치만이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그것을 알만한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즉 그 사람은 바로 유이였다. 하치만과 유이는 가는 내내 거의 대화를 하지 않은 채 유키노의 집에 도착했고, 해쓱해진 얼굴의 유키노는 대수롭지 않은 일에 호들갑이라는양의 태도를 보였다. 유이는 혼자서 도맡아하는 유키노와, 그녀를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냐는 질책을 하며 하치만에게도 화를 냈다. 하야토와 같은 정론이나 유이같은 다정함을 말할 수 없는 하치만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여 힘을 모아 서로를 돕는 것은 지극히 올바른 일이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상론에 불과하고, 반드시 누군가가 덤탱이를 쓸 것이 분명한게 세상의 이치라 설명했다. 하치만은 이 상황을 타개할 올바른 답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유키노가 해온 것이 틀린 것임을 결과가 증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이를 유키노의 집에 남겨둔 채 먼저 빠져나온 하치만은 자신이 변하면 세상도 변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치만은 세상과 주위가 거짓과 기만으로 틀에 끼워 맞추어, 결국에는 생각을 포기하게 만들어버리는 것뿐이라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치만은 굳은 결심을 하고 있었다.
 문화제 슬로건에 대한 클레임으로 인해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기 위한 긴급 대책 위원회가 소집되었다. 그동안 모습을 비치지 않던 이들도 간만에 얼굴을 비추는 듯한 느낌이었고, 사가미는 제대로 회의를 진행할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고,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실을 제집처럼 들낙날락거리던 하루노와 하야토마저 참관인으로 참석했다. 회의가 시작되었으나 좀처럼 좋은 의견은 나오질 않았다. 하치만은 그나마 나오는 의견을 비꼬았고[각주:12], 사가미가 꺼낸 생각[각주:13]에는 대놓고 비웃기 시작했다. 사가미는 자신이 낸 제안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좋은 아이디어를 내보라며 하치만에게 대응했고, 그러자 하치만은 그다렸다는 듯이 한 가지를 제시했고[각주:14], 회의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깬 사람은 하루노였다. 하루노는 바보라며 웃기 시작했고, 히라츠카는 그녀를 제지하며 하치만에게 그가 만든 슬로건의 의미를 묻기 시작했다. 하치만이 자신이 만든 슬로건의 의미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사가미에게 일제히 시선이 쏠리면서 회의실 내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모두의 시선은 일제히 유키노에게로 옮겨갔고, 어쩐지 유키노는 회의록으로 얼굴을 가린 채 어깨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숨을 쉬더니 하치만의 의견을 기각한다고 선언했고, 유키노는 진행되지 않는 회의를 폐의하고, 밀린 일정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실행 위원 전원이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유키노의 또렷한 목소리에 아무도 반대하는 이는 없었고, 여기에는 사가미도 마찬가지였다.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나가는 사람들은 하치만을 비난하기 시작했고, 시로메구리도 착실한 사람인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며 실망섞인 어조의 말을 했다. 그런 하치만에게 유키노는 오해를 푸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물었지만, 하치만은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부정했다. 하치만과 대화를 나눈 뒤 헤이지는 유키노는 그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를 건넸다.
 하치만이라는 적대적인 인물이 생긴 덕분에 실행 위원들의 결속이 강화되었고, 업무처리를 하치만보다 못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실행 위원들은 문화제 준비에 열기를 보였다. 하루노는 시치미를 떼는 하치만에게 그의 공적을 해설하고 있었다. 그동안 고생해온 학생회와 집행부 사람들은 유키노 덕분에 지금까지 왔다며 그녀를 칭찬했고, 억지로 웃으며 쓴맛을 삼키는 사가미의 옆에서 하루노는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8) 바로 지금 소부 고등학교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하다.

 

 시로메구리를 사회자로 하는 문화제[각주:15] 개회식이 시작되고, 식순에 따라 사가미는 실행 위원장으로서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문화제 준비에 소홀했던 사가미는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로 개막식에 임했고, 실수를 연발하며 인사말을 제대로 연설하지 못했다.
 소부 고등학교의 문화제의 막이 오르자 흥겨운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유키노는 학생회 임원들과 함께 문화제 대책 위원으로서 교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접수원 역할로 멍하니 앉아 있던 하치만에게 찾아온 사람은 유이였고, 둘은 함께 그녀가 사온 허니 토스트를 먹었다. 하치만은 유이에게 유키노의 병문안을 갔던 날, 자신이 먼저 나간 이후의 일을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나 유이는 별일 없었다며 아무것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유이는 유키노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겠지만, 기다려도 답이 없는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먼저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하치만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9) 그 앞에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문화제가 이틀 째로 접어들고, 교내에는 외부인들로 가득했다. 코마치를 만난 뒤 유키노와 만난 하치만은 순시와 기록 업무를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교내를 돌던 하치만과 유키노는 서클 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체육관에서 하루노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유키노는 언니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칭찬을 했고, 지금의 유키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하치만은 언니를 동경하는 유키노에게 '안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나지막하게 했으나, 그녀는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10) 그리하여 각자의 무대가 막을 올린다.

 

 폐회식을 앞두고 사가미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고, 그녀의 행방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교내 방송을 하면서 실행 위원들은 사가미를 찾기 시작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실행 위원장은 수상과 총평 그리고 인사를 맡는데, 우수상과 지역상에 대한 결과는 오직 실행 위원장인 사가미 밖에 알지 못했다. 유키노는 하치만에게 사가미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하야마 그룹의 밴드가 한 번 더 공연을 하더라도 폐회식 전까지 벌 수 있는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그러자 유키노는 앞으로 10분을 더 벌어주겠다며 하루노와 함께 공연을 하게 되었다.[각주:16]

 하치만은 사가미를 찾으러 갔지만, 그에게 허용되는 시간인 20분 남짓한 시간은 실질적으로 한 군데 정도 밖에 둘러볼 여지밖에 없었다. 하치만은 문화제 실행 위원회에서 사가미가 겪어온 발자취를 생각하며, 그녀가 갈 만한 곳을 추측했다. 그리고 자이모쿠자와 사키의 도움으로 특별관의 옥상으로 향했고[각주:17], 그곳에는 사가미가 혼자서 바깥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하치만은 사가미에게 돌아가라는 말을 했지만, 그녀는 전혀 들을 기색이 없었다. 하치만은 집계 결과도 필요하다며 실질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집계 결과가 적인 종이를 집어 던지며 화를 낼 뿐, 사가미는 돌아서지 않았다. 하치만은 순간적으로 종이만 들고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한 행동은 지금까지 유키노가 해온 신념[각주:18]에 반하는 것이라 여겼다. 하치만은 그녀를 돌아서게 하는 방법[각주:19]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하치만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곧이어 하치만의 모습을 봤다던 이들의 말을 듣고 따라온 하야토와 하루카와 윳코도 옥상을 찾아왔다. 하치만은 이것이야말로 사가미가 원하던 전개라 생각했다. 그들은 다들 기다리면서 걱정하고 있다며 사가미를 달랬다. 하지만 사가미는 계속해서 망설였고 시간은 점점 부족해져갔다. 하치만은 지금까지 유키노가 자신의 방식으로 싸워온 것을 떠올리며 자신도 자신의 방식[각주:20]으로 싸울 것을 결의했다. 그리고 하치만은 사가미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신중하게 표현을 고르며 객관적인 사실[각주:21]을 지적했다. 사가미의 얼굴은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옆에 있던 하야토는 참지 못하고 하치만의 멱살을 쥐었고, 하루카와 윳코가 제지를 했다. 하루카와 윳코는 짜증난다는 말투를 하며 사가미를 데리고 옥상을 나갔고, 하야토는 어째서 그런 방식 밖에 취하지 못하냐는 질문을 던진 채 따라 나갔다. 하치만은 자신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체육관에서는 유키노와 유이의 무대가 한창이었고, 체육관으로 돌아온 하치만은 문화제의 마지막 공연의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11) 마침내 그와 그녀는 올바른 해답을 발견한다.

 

 사가미의 폐회식 인사말은 엉망이었다. 게다가 마지막엔 울기까지 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감동의 눈물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하치만과 사가미 사이에 있었던 일은 그녀와 항상 함께 있던 2인조인 하루카와 윳코에 의해 금방 퍼져나갔는지, 실행 위원들은 하치만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었다. 문화제 뒷정리를 하기 전, 사가미는 지금까지 죄송했다며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열기 속에서 인사를 주고 받았다. 시로메구리는 하치만에게 정말 악질이라며 혀를 찼지만, 즐거운 마지막 문화제가 됐다며 웃으며 인사를 해주었다.
 하치만에게 다가온 유키노는 책임을 회피하며 도망친 사가미가 잔인한 말에 상처 입은 피해자가 됨으로써, 용서받을 수 없는 자의 위치에서 구원이 되었다며 하치만에게 놀라워 했다. 그러나 하치만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 곧이어 하루노도 하치만에게 다가오더니, 악당 행세를 한 이야기 잘 들었다며 상당히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하고는 떠나갔다. 히라츠카는 하치만에게 다가가 슬로건 때의 일과 사가미에 대한 사건의 공적을 인정했지만, 누군가를 구원해 줄 때에는 자신이 상처를 입히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되며, 설령 상처를 입는 것이 익숙해졌다해도 그 이유가 되지 않으며, 하치만 자신이 상처를 입으면 아파할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라는 말을 해주었다.
 종례를 마치고 봉사부실로 간 하치만은 홀로 부실에 있는 유키노를 만났다. 유키노는 하치만을 공공의 적이라며 놀렸고, 하치만은 존재를 인정 받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며 농담조로 말했다. 그 말에 유키노는 놀라워하며, 그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부분이 싫지 않다고 했다.[각주:22] 진로 희망 조사서를 쓰는 유키노와 보고서를 작성하는 하치만은 그녀와 자신이 전혀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각주:23] 지금이야말로 하치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각주:24]을 하려 했으나, 유키노는 그를 막으며 허언을 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러자 하치만은 거짓말을 해도 된다며 그녀에게 암시[각주:25]를 주었다. 그러자 유키노는 거짓말이 아니며, 그때는 하치만에 대해 몰랐지만, 지금은 그에 대해 알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반년이 지나서야 겨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 하치만과 유키노의 사이로 시끄럽게 들어온 유이는 그들을 후야제로 데려가기 위해 보고서와 진로 희망 조사서를 다 작성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하치만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이 시간을 언젠가 분명 아쉬워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 TVA 1기 10 ~ 12화에 해당됩니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
국내도서
저자 : 와타리 와타루 / 박정원역
출판 : L노벨 20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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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제 실행 위원회 도중, 하루노가 있었던 때의 문화제에 못지 않게 성행하는 문화제로 만들자고 말하거나, 문화제에 하루노를 끌어들인다거나, 8권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유키노가 학생회장이 되었으면 했다는 말을 하는 등이 있다. [본문으로]
  2. 감독 : 에비나 히나 / 연출 : 에비나 히나 / 각본 : 에비나 히나 / 제작 진행 : 유이가하마 유이 / 광고 홍보 : 미우라 유미코 / 의상 제작 : 카와사키 사키 / 출연 : 어린 왕자 - 하야마 하야토, / 나 - 히키가야 하치만이었으나 하야토의 이의 제기로 어린 왕자 - 토츠카 사이카 / 나 - 하야마 하야토로 바뀐다. / 내용 : '나'와 '어린 왕자'의 보이즈 러브. [본문으로]
  3. 못 견디게 오는 졸음을 악마(惡魔)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본문으로]
  4. 이 말을 들은 하치만은 연령상의 이유로 히라츠카 선생님과 자신이 모자관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본문으로]
  5. 이 말을 들은 하치만은 자신이 1년 내내 아파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6. 아마도 함께 실행위원을 해야 하는 파트너가 하치만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본문으로]
  7. 하치만은 자신을 일급 거절 감정사라고 비유하며, 사가미의 거짓된 의도 및 감정을 파악한다. [본문으로]
  8. 1학년 때 유이는 사가미와 같은 반이었으며 자주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사기미 그룹은 눈에 띄는 것을 좋아했는데, 2학년이 되어 유이가 유미코의 그룹에 들어가게 되자, 상대적으로 유이가 자신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자 사가미는 유이를 멀리 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9.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대인관계에서도 원만하며,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라 평가 받는 하야토조차'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이상적인 삶을 구가하는 사람도 평범한 고민을 한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 같다. 하치만은 이런 하야토가 무섭게 느껴졌다고 한다. [본문으로]
  10. 완벽하게 무엇이든 해내는 초인 언니와, 그 뒤를 따라가며 한 번도 그 언니를 넘어보지 못한 동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유키노의 성격상 하루노라는 환상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유키노시타 자매를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며, 반면 이를 비교한 하치만 본인과 코마치는 보완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본문으로]
  11. 하치만이 하야토가 싹싹하고 유능하니 그녀의 집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하야토는 하치만이 자신을 좋게 평가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하야토는 하치만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 것 같다) 하야토는 자신을 무능하다고 말하는 하치만을 부정하며, 이에 하치만도 놀라워한다. 하치만은 하야토라는 인물은 모든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그 성품으로 인하여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한다며, 이는 매우 잔인한 일이라 생각했다. 이는 7권의 수학여행에서 에비나와 토베의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겪는 하야토의 모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본문으로]
  12.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뜻의 'ONE FOR ALL'이라는 문구를, 한 명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녀석을 배척한다고 해석한다. [본문으로]
  13. '인연 ~서로서로 돕는 문화제~', 누가봐도 뻔뻔하기 짝이 없는 문구다. [본문으로]
  14. 하치만이 제시한 문구는 '사람(人) ~자세히 보면 한쪽만 놀고먹는 문화제~'였다.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가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는 형상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에 일방적으로 기대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한다. 이는 곧 '희생'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일이 떠맡겨진 자신을 비유한다. [본문으로]
  15. 이틀간 이루어지며, 첫 날은 교내 행사, 둘쨋 날은 일반 공개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반별 행사, 동아리의 발표회 및 전시회, 서클 참가자의 밴드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본문으로]
  16. 하루노는 유키노가 자신에게 부탁을 하려는 줄 알았지만, 유키노는 자신에게 빚을 하나 지울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하루노는 유키노가 성장했다면서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유키노는 자신이 원래 이런 인간이라며 하루노의 말을 부정한다. 이 공연에는 유키노, 유이, 하루노, 히라츠카, 시로메구리가 참여한다. [본문으로]
  17. 도움을 받은 하치만은 고맙다는 인사로 사랑한다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사키는 괴성을 지른다. [본문으로]
  18. 사가미가 문화제 실행 위원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과 유키노가 부위원장 또는 보좌로서 그 역할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실행 위원장으로서의 영광뿐만 아니라 후회와 좌절도 함께 맛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19. 사가미가 원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사가미의 입장을 동정하며 그녀를 격려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20. 자신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정당당하다고 표현하며, 대놓고 비굴하며 찌질하고 음험하다고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악랄하면서 외로운 방식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21. 비난의 주된 내용은 사가미가 속성으로 실행 위원장이라는 계급장을 달아 모두에게 인정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는 점이고, 그 직함으로 타인을 깔보며 자신의 우월성을 높이는 선민의식의 고취가 그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사가미가 실행 위원장을 하고 싶어 했던 '성장'이라는 단어의 의미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사실이란 제대로 된 위원장 취급을 실질적으로 받지 못했던 점, 사가미에게 관심이 없는 하치만 자신이 가장 먼저 그녀를 찾아냈고 그 외에 사가미를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통해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가미는 결국 타인에게 있어서 그 정도의 존재라는 점 등을 지적한다. [본문으로]
  22. 1권에서는 나약함을 긍정하는 하치만이 싫다고 말한 유키노가 오히려 반대로 싫지 않다고 말한 것은 봉사부 활동을 함께 하면서,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다른 방식(가치관)으로서 지금까지 해온 하치만의 활약을 통해 그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본문으로]
  23. 지금과 같이 1권에서도 단 둘이서 부실에 앉아 있었던 장면이 있었고, 그 때의 하치만은 자신과 그녀가 서로 닮았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후로 유키노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틀렴음을 자각한 하치만은 반대의 결과에 도달한다. [본문으로]
  24. 유키노가 가로막아 말줄임표로 서술되어 있으나, 1권의 내용과 똑같이 친구가 되어 달라는 말일 것으로 생각된다. [본문으로]
  25. 입학식날에 벌어진 교통사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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