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로드 7 (대분묘의 침입자)

오버로드 7 (대분묘의 침입자)

2017. 5. 17. 15:58라이트노벨 줄거리/오버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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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 7권


대분묘의 침입자







 ▷ 뉴로니스트 페인킬


 - 나자릭 지하대분묘 특별정보수집관으로, 고문기술자이다. 제5계층의 진실의 방이라는 곳에서 지낸다. 흉악한 외견을 지녔지만, 알베도 등의 미모를 폄하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은 상당히 이질적인 것으로 보인다.



 ▷ 헤케란 터마이트


 - 워커[각주:1] 그룹 '포사이트'의 리더로, 이도류를 사용하는 경장전사이다. 포사이트는 미스릴 클래스 모험자에 준하는 실력을 지닌 팀이기도 하다. 빠른 스피드와 다양한 무투기로 싸운다. 돈 때문에 어느새 워커가 됐다고 한다. 같은 팀의 멤버인 이미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 아르셰 이브 리일 푸르트


 - 포사이트의 멤버로, 제3위계까지 마법을 구사하는 마력계 매직 캐스터이다. 제국 마법학원, 즉 플루더의 밑에서 마법을 배웠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중퇴하고 워커가 됐다 . 플루더와 마찬가지로 마력의 오라를 통해 위계를 파악하는 탤런트를 지녔으며, 제국 마법학원 시절에 플루더에게도 매직 캐스터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은 모양이다. 제국의 귀족 출신이지만 지르크니프에 의해 가문이 몰락해 가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여동생에게만큼은 다정다감한 언니다.



 ▷ 이미나


 - 포사이트의 멤버로, 레인저이다. 그녀는 아버지가 엘프, 어머니가 인간인  하프엘프이다. 물에 빠지지 않고 잘 뜨는 탤런트를 지녔지만, 어릴적 몬스터를 만난 경험으로 인해 헤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로버딕 골트론


 - 포사이트의 멤버로, 신앙계 매직 캐스터이다. 원래 신관으로 일하다가, 무보수로 일하지 못하는 신관의 지위에 회의를 느껴 워커가 됐다. 고아원에 기부를 하는 등의 선의를 베풀고 있다.



 ▷ 그링엄


 - 워커팀 '헤비 매셔'의 리더. 헤비 매셔는 14명으로 구성된 대형 워커 팀이다. 많은 인원을 통솔하는 탁월한 관리 운영 능력을 지녔다.



 ▷ 에르야 우즈루스


 - 워커팀 '천무(天武)'의 리더. 가제프 스트로노프에 필적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제국의 투기장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한적이 없는 불패의 검사라고 한다. 헤케란의 말에 따르면 그는 1인팀이라고 불러될 정도로 뛰어난 검술 실력을 지녔다고 한다. 슬레인 법국 출신의 사람이라 추정될 정도로 세 명의 노예 엘프 여성[각주:2]을 끌고 다니며 무자비한 모습을 보인다.[각주:3]



 ▷ 팔파트라 '그린 리프' 오그리온


 - 워커 팀 '그린 리프'의 리더. 녹룡의 비늘로 만든 초록색의 갑옷을 입은 80살의 모험가로, 전성기 시절에는 오리하르콘 클래스에 필적하는 실력을 지녔다고 한다.



 ▷ 차인도르크스 바이시온


 - '차아'라고도 불리는 모양이다. 백금용왕(Platinum Dragon Lord)이라는 별명을 지닌 용으로, 아그란드 평의국의 평의원이다. 용의 예민한 능력은 인간을 아득히 능가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마법, 환술, 먼 거리의 기척 등을 즉시 감지해낼 수 있으며, 일반 용에 비해 용왕의 능력치는 더욱 뛰어나다고 한다. 백금용왕에 견줄 수 있는 인물로는 그와 동격인 용왕들[각주:4], 십삼영웅 암살자 이자니야나 네크로맨서 리그리트, 청장미의 이블아이, 제국의 플루더 등이 있다. 팔욕왕이 남긴 8대 무기 중 하나인 '검' 아이템에 의해 어떤 장소에서 떠나지 못하고 구속되어 있다.



 ▷ 리그리트 베르스 카우라우


 - 십삼영웅 중 한 명으로 네크로맨서이며, 이블아이와 비슷한 나이의 노파이다. 이블아이를 '임베룬'이라고 부르며, 청장미에 이블아이를 넣은 장본인이다. 차인도르크스 가 원시마법(Wild Magic)으로 만들었으며 용의 비보라고도 불리는 매직 아이템인 반지를 가제프에게 준 사람이다.[각주:5]



 ▷ 나자미 에넥


 - 제국의 4기사 중 한 명으로, 부동(不動)이라고 불린다. 방어전에 있어서는 4기사 중 최강이라 일컬어진다. 온갖 다양한 에너지 계통 공격에도 견뎌낸다.



 ▷ 바지우드 페슈멜


 - 제국의 4기사 중 한 명으로, 뇌광(雷光)이라 불린다. 평민이었던 그는 그 실력을 지르크니프에게 인정을 받아 4기사의 리더가 되어  지르크니프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있다.







(1) Prologue


 데미우르고스는 아인즈에게 나자릭으로서 특정 국가를 섬기기보다는 새로운 국가를 세울 것을 간언했다.



(2) 죽음으로의 유혹


 제국의 수도 아윈타르는 바하루스 제국령의 중심에서 조금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황성을 중심으로 제국마법학원이나 각종 행정기관 등의 주요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리 에스티제 왕국의 수도에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인구는 적지만 규모 자체는 훨씬 거대했으며, '선혈제'라 불리는 지르크니프 황제의 대개혁으로 인해 제국사 이래로 최고의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제도에서는 모든 도로가 벽돌로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세계에서 최강대국이라 볼 수 있는 법국에도 지지 않을만큼 손색이 없는 것에 해당했다. 또한 가로등에 해당하는 마법의 등, 수많은 기사들의 순찰 등으로 치안 또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자릭은 왕국의 '여덟손가락'을 지배함으로서 이세계에 대해 상당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지만, 왕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해 보유한 정보는 상당히 적은 편이었다. 때문에 아인즈는 왕국을 기점으로 제국, 법국, 성왕국, 평의국 등의 타국의 정보를 얻기 위함의 일환으로서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의 신분으로 먼저 바하루스 제국에 당도했다.

 최고지배자로서 넓은 도량을 가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아인즈는 어쩔 수 없이 데미우르고스의 계획에 응해주었다. 그 결과 아인즈는 아다만트이트 클래스 모험자인 모몬의 모습으로 아윈타르의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왕도보다도 더욱 번성하고 다양한 문물이 많은 제도를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하고 다녔을 아인즈였겠지만, 현재는 그의 부하가 세운 계획의 일환으로 온 것이니 만큼 행동거지를 신중히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서 아인즈는 구순충을 이용해 목소리를 변조시킨 상태였고, 나베는 변조시킨 목소리보다는 원래의 것이 더 좋은 모양이었다.

 모몬은 제도[각주:6]에 처음 방문했기 때문에, 최고급 여관의 경비병은 모몬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의 아다만타이트 플레이트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플레이트를 확인한 경비병은 모몬에게 정중하게 플레이트를 돌려주었고, 그와 동시에 안도했다는 표정을 지었다.[각주:7] 여관의 접수원에게 안내를 받은 모몬은 먹지도 못하는 음식을 형식적으로 주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워커 그룹 '포사이트'의 리더인 헤케란 터마이트는 매직 아이템을 파는 거리를 둘러보다가 대투기장을 지나, 주점 겸 여관인 '노래하는 사과'에 도착했다. 여관 안에서는 같은 동료인 이미나와 어떤 남성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는 같은 멤버인 아르셰 이브 리일 푸르트를 찾아온 모양이었다. 남성은 그들이 아르셰를 만나게 해주질 않자, 위협답지도 않은 경고를 남기고 돌아갔다. 헤케란은 아르셰가 어떤 성가신 일에 휘말린 것이라 판단했고, 팀의 리더로서 나중에 그녀에게 확실하게 물어보리라 생각했다. 얼마 뒤 아르셰와 함께 같은 멤버인 로버딕 골트론이 돌아왔고, 그들은 헤케란의 주도 하에 곧장 회의를 시작했다. 이번에 포사이트로 들어온 일은 왕국 영토 내에 있는 지하분묘로 추정되는 유적을 탐사하는 일로, 제국의 페멜 백작이라는 사람이 의뢰한 것이었다. 그리고 제시한 보수도 매우 큰 금액이어서 포사이트 멤버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다만 페멜 백작이 제국 정치에서 입지가 그다지 좋지 못한 점은 있었지만, 문제는 조사의 대상인 분묘에 대해 그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포사이트 멤버들에게 의뢰의 수락을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었다. 포사이트 멤버들은 페멜 백작이 포사이트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게도 의뢰를 발주했고 또 일을 급하게 진행하려는 점을 지적하며,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검토했다.

 의뢰 수락을 결정하기에 앞서, 헤케란은 좀 전에 찾아왔던 남성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아르셰는 금화 300닢에 달하는 빚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아르셰의 집은 몰락한 귀족 가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부모님은 귀족 시절의 생활을 떨쳐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치를 부리는 모양이었다. 아르셰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워커로 활동하며 돈을 벌었지만 항상 부족하기 일쑤였고, 일반적인 모험자보다도 돈을 잘 버는 워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장비는 좀처럼 좋아지질 않았던 것도 이러한 부분 때문이었다. 포사이트 멤버들은 아르셰가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가 돈에 집착할 가능성을 우려해 이번 의뢰에 대한 결정권을 박탈했다. 그러나 포사이트 멤버들은 오랜만에 들어온 고액 보수 의뢰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의뢰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었다.

 지르크니프 황제에게 신분을 박탈당한 귀족들이 많아지자, 귀족들의 저택이 모여있는 제도의 고급 주택가에는 인기척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 됐다. 그러한 저택들 중에는 아르셰의 집도 있었다. 아르셰의 아버지는 귀족다운 품위를 지켜야 한다며 여전히 사치를 부리고 있었고, 아르셰는 분노를 억누르며 자신들은 더 이상 귀족이 아니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들을 생각조차 없어 보였고, 싸우지 말라며 천하태평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 또한 그녀의 아버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아르셰는 앞으로 더 이상 돈을 가지고 오지 않을 것이며, 동생들과 함께 집을 나갈 것이라 선언했다. 아르셰는 집사 자임스에게 급료와 외상값 등을 건네며, 그에게 집에 있는 메이드와 집사를 모두 해고할 때에 발생할 비용의 정산을 요청했다. 그 후 아르셰는 명랑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뛰어드는 동생들을 둘러보았고, 그 웃음을 반드시 지켜내 보이리라 다짐했다.

 반면 헤케란과 로버딕은 의뢰를 수행할 때 필요하게 될 아이템들을 구비하고 있었다. 아르셰가 집을 나온다면 그녀는 동생들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실상 여행이 힘들어질 것이며, 그들은 이번 의뢰가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제3위계 매직캐스터는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 헤케란과 로버딕은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왔다. 아르셰를 뺀 3명이서만 모험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으며, 2위계 매직캐스터를 구해 단련시키는 것도 그리 좋은 방법 같지는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헤케란과 로버딕의 시야에는 매직 아이템을 구경하는 2인조, 모몬과 나베가 눈으로 들어왔다. 헤케란은 생활용품 계통의 매직 아이템을 눈여겨 보는 그들을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한 때 초일류 전사였던 미노타우로스[각주:8]의 예를 들며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로버딕의 말에 수긍하고는 계속해서 매직 아이템을 둘러보고 있었다.



(3) 거미에게 붙잡힌 나비


 페멜 백작 저택의 정원에는 포사이트를 포함한 네 팀의 워커, 총 18명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미스릴 클래스 모험자에 준하는 실력을 지닌 제도 내에서도 실력만큼은 손꼽는 워커들이었다. 헤케란은 그링엄, 에르야 우즈루스, 팔파트라 '그린 리프' 오그리온과 함께 강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뜨거운 논쟁을 펼쳤다. 누가 더 강자인지를 다투는 어린애 같은 논쟁에 언급된 인물들은 왕국 전사장 가제프 스트로노프, 브레인 앙글라우스, 제국 4기사[각주:9], 평의국 용왕, 왕국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 가가란, 용공국(龍公國)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 팀 '크리스탈 티어'의 섬렬(閃烈) 세라브레이트, 워커 팀 '호염홍련(豪炎紅蓮)'의 진홍 옵틱스, 왕국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 팀 '칠흑'의 모몬 등이었다. 그들은 모몬이 치유를 담당하는 자도 없이 단 둘이서 기간트 바질리스크를 토벌했다는 것이나, 난이도 200에 달하는 대악마를 물리쳤다는 것이 그저 왕국 모험자 조합에서 홍보를 위한 수작일 것이라 생각했다. 한편 지휘관을 선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그들은 교대제로 하여 번갈아가면서 맡기로 결정했다.

 에르야는 그의 엘프 노예를 때리고 있었고, 그녀의 비명을 들은 이미나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를 보였다. 헤케란 역시도 이미란의 심정에 공감했지만, 다른 팀의 일에 간섭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이미란을 만류했고, 다른 팀의 사람들 역시도 눈치만 보고 있었다. 이후 페멜 백작의 집사가 도착하여 워커들을 안내했고, 슬레이프니르[각주:10]가 끄는 마차 두 대를 준비해왔다. 헤케란이 그링엄에게 마차 분배를 요청하는 사이, 에르야는 자신의 마차를 호위하는 모험자 팀 스크리밍 휩(Screaming Whip)이 골드 클래스라 폄하하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자 집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함께 호위를 맡은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팀 '칠흑'의 모몬을 소개했다. 풀 플레이트 아머를 두른 전사의 등장에, 분위기는 급반전 되었고, 에르야 역시도 더 이상 군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국의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 팀인 은사조(銀絲鳥)나 잔물결 팔연(八蓮)과는 달리, 그에게서는 초월한 강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각주:11]

 워커들은 최고위 모험자의 등장에 곧장 교류를 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팔파트라는 모몬에게 시합을 요청했고, 이에 모몬은 노익장에게 충분한 힘조절을 해줄 수 없다며 사양하는 듯 말했지만, 거절하지도 않았다. 팔파트라는 모몬에게 그를 죽일 기세로 진지하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모몬은 무방비한 자세에서 팔파트라의 모든 공격을 아주 가볍게 회피했는데, 심지어 그는 처음 시작한 자리에서 조금도 이탈하지 않은 채 그것을 실행하고 있었다. 결국 팔파트라는 제풀에 지쳐 스스로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고, 그 광경을 구경하던 워커들도 모몬의 강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한편 제국의 삼중마법영창자 플루더 파라다인은 4위계까지 마법을 구사하는 고제(高第) 둘을 데리고 제국마법성에 도착했다. 플루더는 지르크니프 황제의 명에 따라 대악마 얄다바오트의 자취를 쫓고 있었지만 난생 처음 듣는 이름에다가 정보 또한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제국마법성에는 황제 직속 근위대인 황실 지호병단뿐만 아니라 제3위계에서도 거의 정상급에 속하는 매직캐스터들만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곳에 언데드의 자연발생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목적은 '무한한 스태미너를 자랑하는 언데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는데, 현재까지 성과라고 할만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지하 5층에는 6위계마법을 사용하는 플루더조차도 사역하지 못하고, 또한 한 마리만으로도 국가를 멸망시킬 수 있는 강대한 힘을 가진 전설급 언데드 '죽음의 기사(Death Knight)'가 있었다.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했던 플루더는 13영웅 중의 한 명이었던 네크로멘서나, 제7위계 마법이라면 죽음의 기사를 사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직 에류엔티우[각주:12]에서만 찾아볼 수 있으리라 짐작되는 죽음의 기사에게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플루더에게 '칠흑'의 모몬과 '미희' 나베가 찾아왔다.

 워커들은 분묘 근처의 탁 트인 초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고, 모험자들에게 이곳의 방어를 맡겼다. 그리고 워커들은 간략하고 최적화된 준비를 마치고 곧장 분묘로의 침투를 시작했다. 분묘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워커들은 조심스레 이동을 했다. 의뢰인이 말하기를 작은 영묘라고 말했지만, 사실 중앙의 거대 영묘에 비해서 작을뿐이지, 유적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게다가 거대한 영묘에는 누군가가 있으리라 짐작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착실하게 관리가 되어 있었다. 오래된 것이라 보였지만, 세월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을만큼 깨끗하게 유지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워커들은 작은 영묘의 안에서 귀금속 실로 만들어진 깃발과 석관 안에 보관되어 있는 무수한 귀금속과 금화를 발견했다. 시작부터 엄청난 양의 보물을 발견한 워커들은 흥분과 열광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워커들은 보물이 더욱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는 유적의 중앙에 위치한 대영묘로 침투했고, 강대한 몬스터가 있을 것을 대비해 정찰을 했다. 하지만 고작 여섯 마리의 스켈레튼만이 보였고, 워커들은 경계한 것에 비해 너무나도 약한 상대를 보고는 약간은 김이 새는 듯했지만, 곧바로 스켈레튼을 제압하고는 경계를 유지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한편 워커들이 나자릭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한 모몬, 즉 아인즈는 알베도에게 단 한 명도 살려보내지 말 것을 명령했다.



(4) 대분묘


 유적에 대해 별다른 정보가 없어 유적의 입구에서 대기하는 역을 자청한 팔파트라는 포사이트, 헤비 매셔, 천무를 유적 탐사 내부로 보냈다. 모험자로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팔파트라는 첫 날부터 유적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다른 팀들을 미끼 삼아 정보를 획득하고 다음 날의 탐사는 자신들이 선봉을 한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그린 리프의 팀원들은 팔파트라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유적의 입구에서 대기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앞에 나타난 자들은 모몬과 함께 있던 미희 나베에도 필적하는 미모를 소유한 메이드들이었다. 분묘에 메이드가 있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그녀들이 입은 메이드복은 마치 금속의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메이드들은 그린 리프 일행에게 냉혹한 감정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살의를 내비쳤다. 다만 메이드들은 전혀 공격태세를 취하지 않았고, '나자릭 올드 가더(Old Guarder)를 내보냈다. 올드 가더의 외형은 단순 스켈레튼과 흡사했지만, 소지한 무장과 내뿜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예상치 못한 적의 습격에 팔파트라 일행은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금새 올드 가더가 분묘의 최대 전력이라 판단하고 전력으로 응수했다. 코퀴토스, 유리 등의 메이들은 올드 가더와 그린 리프의 싸움을 구경했다. 그린 리프는 올드 가더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한 명씩 차례로 쓰러져가기 시작했고, 결국 팔파트라가 이끄는 그린 리프는 전멸하고 말았다.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어느 방에 도착한 헤비 매셔는 셀 수조차 없는 스켈레튼과 좀비의 무리와 조우했다. 하위 몬스터인 좀비나 스켈레튼의 각 개체는 헤비 매셔가 상대하기에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헤비 매셔는 고전하고 있었다. 언데드들을 처치하고 방밖으로 나온 헤비 매셔는 마법에 의해 바닥이 사라지는 함정에 걸렸고, 밑으로 떨어진 그들의 눈 앞에는 기괴한 모양의 문이 보였다. 헤비 매셔가 온 길로 되돌아가기 위해 등반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무렵, 그들 앞에는 역병폭격수(Plague Bomber)[각주:13]들이 몰려왔다. 헤비 매셔 중의 한 매직 캐스터는 '거미의 사다리'라는 마법을 이용해 탈출을 모색했고, 도망가는 틈에 기괴한 형태의 문에다가 쓸모없는 무기를 던지자 문 의태자(Door Imitator)[각주:14]가 정체를 드러냈다. 함정에서 겨우 빠져나온 헤비 매셔가 한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으려는 듯, 또각또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엘더 리치가 등장했다. 헤비 매셔는 엘더 리치가 이 분묘의 주인이라 판단하는고는 교섭을 시도했다.[각주:15] 그러자 엘더 리치는 조용히하라고 말하려는 듯 검지 손가락을 입에다 댔고, 헤비 매셔는 일순간 침묵했다. 곧이어 같은 엘더 리치 여섯이 등장했고, 강대한 언데드 매직 캐스터가 일곱이나 나타났다는 사실에 헤비 매셔는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헤비 매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즉각 후퇴를 시도했으나, 달려가던 그들을 에워싸는 거대한 마법진이 빛을 발했다.

 부유감을 느끼며 어딘가로 전이한 그링엄의 귀에는 동료 중 도적의 목소리만 들렸다. 깊은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링엄이 불을 밝힌 순간, 그들의 시야에는 무수한 바퀴벌레가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링엄은 5위계 또는 6위계 마법에 해당하는 차원 이동(Dimension Move)을 구사하는 존재에 대해 인식하고는, 이 분묘가 매우 위험한 곳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이런 그링엄의 판단은 이미 너무 늦은 것이여서, 그링엄의 말을 부정하며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공포공이었다. 그링엄은 공포공에게 협상을 시도했지만, 공포공은 그링엄 일행에게 그저 감사를 표시하며 자신의 권속들에게 먹이가 되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수많은 바퀴벌레 떼들이 그링엄 일행을 덮쳤고, 그링엄은 바퀴벌레들을 필사적으로 떼어내려 했다. 순식간에 바퀴벌레의 파도는 그링엄과 그 일행을 뒤덮었고, 그링엄은 온몸에서 따끔거리는 고통을 느꼈다. 그링엄이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바퀴벌레들이 차례로 입을 통해 목구멍으로 들어갔고, 그링엄의 절규는 시커먼 물결 속으로 금새 사라지고 말았다.

 한편 분묘에서 탈출하기 위에 그링엄을 뒤쫓아 달렸던 헤비 매셔의 다른 동료도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어두컴컴한 어딘가로 전이되어 있었다. 그는 차라리 피비린내 같은 것이 났다면 오히려 더 다행이라 생각이 드는 달콤한 꽃향기를 느끼며 공포에 빠져 있었고, 뉴로니스트와 고문악마(Torturer)에게 붙잡힌 채로 그 장소를 빠져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아인즈를 위해 성가대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뉴로니스트는 고문과 치유 마법 시전을 반복하는, 죽느니 못한 세계로 그를 초대하기 시작했다.

 분묘의 안쪽에 강대한 몬스터가 있을 것이라 판단한 에르야는 엘프 노예를 전위로 내세우며 전진하고 있었다. 에르야는 지금 데리고 다니는 엘프 노예들이 싫증이 났는지, 다음에는 좀 더 가슴이 큰 엘프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 얼마 전, 자신을 가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던 이미나를 떠올리며, 그녀를 저항도 못하게 두들겨 패주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여 있었다. 그 때, 천무에게 금속끼리 부딫치는 듯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왔고, 그들은 어떤 방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리저드맨 열 마리가 있었고, 리저드맨들은 명령을 받아 천무를 상대하러 왔다고 했다. 리저드맨은 자신보다 에르야가 약하다고 단언했고, 강대한 몬스터가 아닌 것은 둘째치더라도 자신이 약하다고 말하는 것에 빈정이 상한 모양이었다. 적당히 말을 받아친 에르야는 리저드맨과 함께 있던 햄스케와 1:1로 승부를 펼쳤다. 햄스케와 수합을 겨루던 에르야는 있을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는 햄스케의 꼬리 일격으로 어깨 부상을 입었다. 에르야는 뒤에 있던 노예 엘프들에게 치유 마법과 강화 마법의 시전을 강요했다. 여태까지 마법강화를 받고 싸워서 진 경험이 전혀 없었던 에르야는 자신감에 찬 상태로 햄스케에게 달려들었지만, 그가 감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도 빠르게 검을 쥔 두 팔이 잘려나가고 말았다. 에르야가 그 사실을 인지한 것은 수 초 뒤에 몰려온 엄청난 격통 때문이었다. 흘러넘치는 피와 함께 에르야는 비명을 질렀고, 노예 엘프들에게 치유 마법을 쓰라며 소리쳤다. 햄스케는 고통을 주는 것이 취향이 아니라며 곧장 에르야의 머리를 부숴버렸다. 햄스케는 자류스에게 자신의 무투기를 확인받았고, 자류스는 훌륭했다며 햄스케를 칭찬했다.

 '백금용왕'이라 불리는 차인도르크스 바이시온은 오랜만에 찾아온 십삼영웅 중의 한 사람인 네크로맨서 리그리트 베르스 카우라우를 반겼다. 차인도르크스는 자신이 리그리트에게 건네준 반지;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힘을 지닌 아이템의 행방에 대해 물었고, 그녀는 그저 누군가[각주:16]에게 줬다고 말할 뿐이었다. 차인도르크스는 아이템의 행방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친구인 리그리트를 신뢰하고는 있었다. 다만 칠흑성전에게 넘어가는 것만큼은 원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차인도르크스는 모험자를 그만둔 리그리트에게 위그드라실의 아이템[각주:17]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일에 조력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5) 한 줌의 희망


 포사이트에게도 수마리의 저위 스켈레튼 정도는 매우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있었지만, 그룹을 형성한 스켈레튼들이 끊임없이 파상공세를 펼쳐오는 상황에서는 얘기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헤케란은 접착성 연금용액을 사용해 스켈레튼들의 추격을 저지했지만, 곧이어 엘더 리치가 등장해 뇌격(Lightning)을 사용하며 포사이트를 공격했다. 포사이트 일행이 주변에 있던 좀비들을 밀쳐내며 뇌격을 피하자, 갑자기 흐릿한 빛이 일더니 주위의 광경이 바뀌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포사이트 일행은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았고, 그들에게는 마치 제국의 투기장과 비슷한 원형돔 형태의 건축물이 보였다. 포사이트 일행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확실하게 분간이 가지는 않았지만, 장거리 전이는 5위계 마법에 속하는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판단했다. 헤케란은 투기장에 가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이미란과 아르셰와 로버딕은 헤케란과 반대의 생각을 보였고, 다수결로 인해 그들은 투기장으로 갔다.

 투기장은 제국의 것보다도 매우 웅장하게 만들어져 있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객석 내에 무수히 많은 골렘들이 앉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엄청난 고액이 아니면 살 수 없는 골렘이 평범한 것처럼 수없이 늘어선 광경에 포사이트 일행이 도망치려하자, 다크엘프 소년, 즉 아우라가 그들을 막아섰다. 도전자가 입장했다는 아우아의 목소리가 투기장 내에 증폭되어 울려퍼졌고, 투기장의 객석에서는 쿵쿵거리며 골렘들이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이어서 아우라는 포사이트의 상대로 아인즈와 알베도를 소개했다. 포사이트 일행은 아인즈를 상위 스켈레튼이라 판단하고는 교섭을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아인즈는 포사이트를 구더기 비유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헤케란은 머리를 굴리며 거짓말로 누군가로부터 모종의  허가가 있었다고 말했고, 처음의 아인즈는 그의 말을  전혀 들으려하지 않았지만 헤케란의 허풍이 어느정도는 먹히는 모양이었다. 헤케란은 아인즈의 입밖으로 나온 단어들을 곱씹으며 외줄타기와 같은 언변을 시도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아인즈'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동료에게 인사를 받았다고 말하자, 결국 아인즈는 헤케란이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알아채고 말았다.[각주:18]

 분노에 찬 아인즈는 검과 방패로 무장하고 포사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포사이트는 아인즈에게 맞서 싸웠지만, 스켈레튼 답지 않은 강임함을 보이는 아인즈가 막연하게 강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헤케란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 판단하며 로버딕의 강화 마법을 바탕으로 아인즈를 공격했다. 아인즈가 결정력이 조금 부족하다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자, 헤케란은 마치 자신들의 팀워크를 칭찬받은 느낌이 들어 웃음을 머금었다. 그 때, 알베도는 더 이상 도둑들이 활개를 치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자비의 시간을 끝내달라고 아인즈에게 간언했고, 아인즈는 들고 있던 칼을 버렸다. 이세계의 상식으로 매직 캐스터(특히 마력계)는 전사에 비해 육체가 약한 것이 정설이었기에, 그 광경을 본  헤케란은  강인한 육체능력을 보였던 아인즈가 매직 캐스터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헤케란은 위계 파악 탤런트를 보유한 아르셰에게 재빨리 아인즈가 매직 캐스터인지를 물었지만, 아르셰는 아인즈로부터 어떠한 마력도 느끼질 못하고 있었다. 아인즈는 아르셰가 탐지계 마법을 쓰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실례했다며 끼고 있던 반지 하나를 뺐다. 그러자 헤케란의 옆에 있던 아르셰는 갑자기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아인즈는 난감하다는 듯하면서도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아르셰는 계속해서 구토를 하면서도 아인즈가 괴물이라는 말을 하며 포사이트에게 모두 도망치라고 외쳤고, 울부짖으며 미친듯이 발광을 했다. 이미나가 아르셰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아르셰는 좀처럼 진정하지를 못했다. 아르셰를 제외한 포사이트 일행은 아인즈의 강인함을 완전히 알 수는 없었지만, 쉽사리 도망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인 것만큼은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포사이트는 어떻게든 아인즈에게 대응하려 했지만, 아인즈가 '불사자의 접촉(Touch of Undead)'이 라는 마법을 알리가 없는 그들에게는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한 치도 있을리 만무했다. 어느새 아인즈가 이미나의 뒤쪽에서 그녀에게 손을 뻗치려 들었고, 헤케란은 순간적으로 이미나를 두고 갈지 또는 아르셰와 로버딕을 데리고 도망칠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리더로서, 남자로서 이미나를 두고 갈 수 없었던 헤케란은 무투기를 발동시키며 아인즈에게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헤케란의 참격은 아인즈에게 전혀 듣질 않았고, 헤케란이 아인즈의 머리를 검으로 공격했다고 인지한 순간, 그의 머리는 아인즈의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불사자의 접촉으로 인해 헤케란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부르르 떨리는 입술로 도망치라는 말 한 마디만을 겨우 내뱉으며 서서히 죽어갔다.

 쓰러져가는 헤케란의 모습을 본 이미나는 그에게  지상에 있는 강자에게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소리쳤다. 아인즈가 지상의 탐색을 요구하자, 알베도는 지상에는 그러한 존재가 없기에 단순한 거짓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미나가 아다만타이트 모험차 '칠흑'의 모몬을 언급했고, 이 말을 들은 알베도는 실수했다며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인즈는 상관없다며 모몬이 자신보다 약하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나와 로버딕은 아르셰를 도망치게 하고, 그동안 자신들이 수초나마 시간을 벌려고 했다.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려는 그들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며 아우라에게 출구를 열라고 지시했다. 이미나는 동료애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서, 헤케란과의 대화에서 언급되었던 아인즈의 동료를 언급하며 아르셰만큼은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아인즈는 아르셰에게는 예외로 해주겠다고 말하고는 샤르티아에게 추격을 지시하면서 희망을 줬다가 다시 빼앗는 공포를 느껴주되, 고통이 없는 죽음을 선사해주라고 말했다. 아인즈의 말에  이미나와 로버딕은 일순간 얼이 빠졌고,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도대체 어디에 자비가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인즈는 나자릭에서의 죽음이란 그저 죽음 이상의 고통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약간의 침묵 뒤, 이미나와 로버딕은 아인즈에게 달려들었지만, 순식간에 이미나의 뒤로 간 아인즈가 이미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이미나는 의식만이 남은 채 온몸에 힘이 빠지며 쓰러졌고, 헤케란과 함께 대혈(大穴)의 아식호충왕(娥食弧蟲王)에게 끌려갔다. 반면 로버딕은  아인즈가 시간정지(Time Stop ) 마법을 발동한 바람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아인즈는 로버딕에게 이세계에서 발동하는 마법의 근원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아는게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로버딕은 아인즈가 왜 그런 것에 대해 묻는지를 물었고, 아인즈는 그저  한 조직의 장으로서 조직을 더욱 강성하게 만들기 위함일뿐이라고 대답했다. 아인즈가 인체실험조차도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로버딕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금새 언데드라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을 바꿨다.

 제3위계  비행 마법으로 도망쳤던 아르셰는  하늘에서 자신을 쫓는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풀과 나무가 무성한 숲에서 천천히 주변을 탐색하며 이동을 했다. 이윽고 비행 마법의 제한 시간이 다 되어 아르셰는 더 이상 날 수 없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체력조차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친 아르셰는 잠시 쉬었다가 이동하려 했으나, 그런 그녀를 샤르티아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르셰는 샤르티아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다시 도주를 재개했다. 샤르티아는  아르셰에게 힘을 내라며 즐겁다는 듯이 말했고, 아르셰는 그런 샤르티아에게 뇌격 마법을 시전했으나 통할리는 없었다. 결국 계속해서 도망치며 하늘을 날던 아르셰는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딫치고 말았다. 눈앞에는 분명 세계가 이어져 있었지만, 아르셰의 손에는 단단한 감촉이 느껴졌다. 샤르티아는 이곳에 나자릭 지하대분묘 의 제6계층이라 설명해주었고, 아르셰는 지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주변 풍경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곳의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고, 바람이 불고, 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진 숲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르셰는 더 이상 자신이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자각했고 체념하고 말았다. 샤르티아는 아르셰가 울고 불며 매달리지 않아 아쉬웠다며 그녀에게 달려들었고 , 아인즈의 명령이라며 고통없는 죽음을 보장했다. 샤르티아가 가까기 다가와서야 그녀가 뱀파이어임을 알아챈 아르셰는 공포와 절망에 가득차 울부짖었고, 집에서 기다리는 두 여동생을 떠올리며 죽어갔다.

 아인즈는 뒤처리를 NPC들에게 맡겼고, 자신을 대신해서 모몬의 역할을 수행하는 판도라즈 액터가 돌아올 때까지 잠시 쉬기로 했다. 알베도는 이세계에 와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지고의 존재에 대한 탐색을 위한 직속부대 창설을 건의했고, 책임자는 알베도에  부관으로서는 판도라즈 액터이며, 아인즈나 알베도 외의 다른 계층 수호자들에게는 알리지 않는 것으로 진행했다.

 제국마법성의 플루더는 자신을 찾아온  '칠흑' 모몬과 '미희' 나베를 만났다. 마법의 위계에 따라 발하는 오라를 볼 수 있는 탤런트를 지닌  플루더는 마력계 매직 캐스터라고 알려진 나베 의 위계가 전혀 보이질 않아 속으로 당활하고 있었다. 플루더는 탐지 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플루더의 당황하는 기색이 얼굴에 비쳤는지, 모몬은 왜 그러냐고 물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플루더의 대답에 모몬은 시작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에 플루더가 묻기도 전에 모몬의 지시에 따라 나베가 끼고 있던 반지를 뺐다. 그러자 플루더에게는 마력  오라의 폭풍이 밀어닥쳤고, 난생 처음 신화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제8위계의 영역을 실감할 수 있었다. 플루더가  젊은 여성이라 믿어지지 않을만큼의 강함을 보여준 나베에게 경악할 틈도 없이 모몬도 반지를 뺐다. 그러자 칠흑의 전사라 칭송이 자자한 모몬에게서 예상치도 못한, 더욱 강력한 마력 오라의 폭풍이 몰아쳤고, 그것은 절대영역이라 할 수 있는  제10위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플루더는 마법을 관장한다는 신이 인간에게 마법을 부여한다고 믿어왔지만, 그런 그의 신앙은 이 순간부터 모두 부정되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눈앞에 진정한 신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플루더는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평복[각주:19]했고, 아인즈가 플루더에게 마법의 심연을 추구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대신, 플루더 자신은 그의 모든 것, 즉 영혼마저도 바치겠다는 맹세를 했다.

 모몬과 있었던 일을 떠올리던 플루더는 지르크니프 황제와 함께 제국성에 있었다. 제국은 이번 분기에는 정기적으로 행하던 왕국으로의 침공을 유보하기로 했다. 그것은 왕국에 나타났다고 전해지는 대악마 얄다바오트 사건 때문이었다. 하지만 얄다바오트에 대한 정보는 좀처럼 모여지질 않는 모양이었다. 한편으로 제국은  카르네 마을을 구했다는 매직 캐스터 아인즈 울 고운에 대해서도 주시를 하고 있었는데, 플루더의  마력 탐사를 통해 아인즈가 자신들이  워커를 보냈던 유적에 들어갔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일부는 아인즈를 얕잡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아인즈의 정체를 아는 플루더는 방심해서는 안된다며 호통을 쳐버렸다. 지르크니프는 유적에 보냈던 워커들이 궤멸당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왕국의 모험자인 모몬이 제국에 체류해 있음으로 인해, 이번 사건에 대한 얘기가 왕국으로 흘러들어가 왕국에서 그 유적을 상세히 조사하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했다. 그 때, 갑자기 주변이 덜컹덜컹 흔들리기 시작했고, 창백해진 경호병이 다가와 밖에 용이 와있다는 보고를 했다. 지르크니프는 평의회의 용이라 생각했지만, 밖에 와 있는 용은 그것과는 다른 외견을 한 모양이었다. 지르크니프가 마른 침을 삼키며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동안, 용에서 내린  다크엘프 자매가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르크니프는 용과 같은 존재와 플루더가 싸워 손실을 입는 것을 걱정했고, 플루더가 스스로 밖으로 나가겠다는 말에 안심을 했다. 하지만 플루더는 지르크니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밖에서 결계를 칠 심산으로 나간 것이었다. 아우라는 지르크니프가 나자릭 지하대분묘로 칩입자를 보낸 사실에 아인즈가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며 이곳에 있는 인간들을 본보기로써 모두 죽이겠다고 선언했다. 아우라가 마레에게 지시를 하자, 마레의 마법으로 인해 성 안뜰에는  대지진이 일어났고, 플루더를 제외 한 제국 4기사 중 한 명인 나자미 에넥, 근위병이나 매직 캐스터들이 모조리 땅속으로 삼켜져 생매장됐다. 신하들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고, 지르크니프 역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르크니프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고는 다크엘프 자매에게 자신의 이름을 정식으로 밝히며 신하들에게 예의를 갖춘 첩대 준비를 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속으로는 교섭을 통해 아인즈에게 앙갚음을 하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6) Epilogue


 아르셰의 부모님의 사치는 여전했다. 그리고 아르셰의 두 여동생들은 이번에 돌아오면 함께 이사를 가자고 말했던 아르셰, 이제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언니를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 7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절망'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운의 주인공?인 아르셰가 가장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 '아리아드네'는 던전 관리 시스템, 즉 위그드라실의 거점 제작 시스템 체크 장치라고 합니다. 시스템 아리아드네는 던전을 작성할 때 최소·최대의 한계치를 설정하는 규칙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입구 자체를 만들지 않아 침공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의 과도한 수비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리아드네를 위반할 경우 패널티가 발동해 길드의 자산이 순식간에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정체불명의 타인들이 나자릭의 발을 들여놓는 것을 불쾌해 하는 아인즈가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구조를 수정하더라도, 진입 자체를 완전히 막는 행위는 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오버로드 7
국내도서
저자 : 마루야마 쿠가네 / 김완역
출판 : 영상노트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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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험자에서 낙오된 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일종의 청부업자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모험자들이 조합에 의해 관리되어 철저하게 절제된 임무를 부여받는 반면, 워커들은 그러한 모험자들이 하지 않는 부분의 일들을 수행한다. 조합에 의해 두텁게 보호받는 모험자와 달리, 워커들은 오직 자신의 연줄로만으로 생존해 나간다. 워커는 모험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조합의 방식에 납득하지 못해 워커가 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무료로 치유마법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는 조합의 규칙에 반하는 일이므로 모험자는 무료자원봉사 같은 일은 맡을 수가 없다. 게다가 치유마법은 대부분 '신전'(교회와 병원을 합친 느낌)이라는 기관에서 맡고 있다. 반면 워커는 조합에 구애되지 않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워커는 일반적으로 비합법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부분 은밀하면서도 조용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2. 에르야의 노예인 동시에 천무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3. 인간만을 존중하는 슬레인 법국에서는 엘프 등의 아인종들이 노예로서 가혹한 처우를 받는 것이 매우 당연시 여겨지고 있다. [본문으로]
  4. 하늘을 방황하는 성천용왕(聖天龍王, Heavenly Dragon Lord), 지하에서 은둔하는 상암용왕(常闇龍王, Deep Darkness Dragon Lord), 인간과 함께 후손을 남긴 칠채용왕(七彩龍王, Brightness Dragon Lord) 등이 있다. [본문으로]
  5. 가제프가 클라임에게 빌려준 반지로, 전사레벨에 비례해 전사레벨을 올려주는 막강한 매직 아이템이다. 6권 참조. [본문으로]
  6. 바하루스 제국 수도를 부르는 약칭. [본문으로]
  7. 모험자의 지위를 나타내는 '플레이트'는 해당 지위에 붙은 이름과 똑같은 금속을 사용한다. 게다가 아다만타이트는 매우 비싼 금속이어서, 조그만 플레이트에 사용된 것이라고 해도 값을 헤어릴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더불어 플레이트를 돌려주려다가 '콰란베라트'라는 까마귀 형태의 몬스터에게 플레이트를 빼앗기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다만타이트 플레이트를 확인차 들고 있던 경비병에게는 그 짧은 순간이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8. 약 200여 년 전의 아인종으로, '입만 현자'라고 불렸다고 한다. 다양만 매직 아이템을 고안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그 아이템들을 직접 만들거나 원리를 설명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원래 인간종은 미노타우로스의 국가에서는 단순 식량에 불과했지만, 그의 활약으로 인해 노동 노예 계급까지 끌어올려졌다는 전승도 있다. [본문으로]
  9. 중폭(重爆) 레이너스 록블루즈, 부동(不動) 나자미 에넥, 뇌광(雷光) 바지우드 페슈멜, 격풍(激風) 님블 아크 데일 아녹. [본문으로]
  10. 보통 말보다도 체구, 근력, 지구력, 이동력 등이월등히 뛰어난 마수(魔獸). 여덟 개의 다리를 지녔으며, 군마 다섯 마리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어 어지간해서는 보유하기 힘들다고도 한다. [본문으로]
  11. 팔파트라는 잔물결 팔연을 아다만타이트로서는 부족하다는 견해를 보였고, 모몬이야말로 진정한 아다만타이트라고 평가했다. [본문으로]
  12. 팔욕왕이 만든 국가의 수도. 머나먼 남쪽 사막지역에 위치한 부유도시(천공성)이다. 매직 아이템을 장착한 30명의 도시 수호자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인근 지역의 고어(古語)로 '세계 중심에 있는 거목'이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오직 13영웅만이 팔욕왕으로부터 하사된 미지의 매직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무수한 매직 아이템과 비전서 등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세바스에게 정찰을 명한 아인즈가 천공성의 존재 유무를 묻는 것으로 보아, 천공성 및 그 구성원들은 아인즈로서도 상당히 성가신 존재일 가능성이 높다. 1권 참조. [본문으로]
  13. 시체가 몬스터화 된 것으로, 체내에 부정에너지를 가득 머금고 있어 매우 부풀어오른 외견을 지니고 있다. 이 몬스터를 공격을 해 물리치면 상대방에게 폭발 데미지를 입히는 동시에, 주변의 다른 언데드들에게는 회복까지 시켜주는 매우 성가신 몬스터이다. [본문으로]
  14. 거대한 문의 외견을 한 몬스터. 접착성 체액으로 상대를 구속하여, 촉수로 일방적으로 공격한다. [본문으로]
  15. 일반적으로 언데드인 엘더 리치는 살아있는 자에게 적의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지혜를 가진 엘더 리치들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16. 가제프 스트로노프. [본문으로]
  17. 왕국 아다만타이트 클래스 모험자 팀 '붉은 눈물'은 '강화 갑옷'이라 불리는 위그드라실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모양이다. [본문으로]
  18. '아인즈'는 이세계로 전이한 후로 바꾼 이름이므로, '모몬가'였어야 한다. [본문으로]
  19. 납작하게 엎드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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