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행복

3일간의 행복

2017. 3. 11. 23:00라이트노벨 줄거리/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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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행복

 

 


 

 

 

 ▷ 작가 : 미야키 스가루

 ▷ 번역 : 현정수

 ▷ 장르 : 드라마

 ▷ 내용 : 수명을 팔아 돈을 얻으려던 쿠스노키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여명을 살게 되면서 감시원인 미야기를 만나면서 격게되는 이야기

 

 

 

 

 

 

 ▷ 쿠스노키

 

 - 20살. 작중의 '나'이다. 선민의식에 빠져 타인을 무시해 온 결과, 그 누구에게도 호의를 품지 못한 채 20년을 홀로 지냈다. 사정상 가족이 생활비를 보내지 못하고 있어[각주:1] 아르바이트로 겨우 연명해 가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힘들어지게 되자 우연히 알게 된 수명을 파는 가게를 방문해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

 

 

 ▷ 미야기

 

 - 수명을 파는 가게의 여점원. 수명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쿠스노키를 상시 관찰하기 위해 파견된 감시원이다. 항상 수첩을 들고 다니며 관찰 기록을 하는 모양이다. 주요 대사는 '오늘은 어떤 식으로 보낼 건가요?'와 '답맞추기에 들어가죠'이다.

 

 

 ▷ 히메노

 

 - 10살의 쿠스노키가 유일하게 호의를 가졌던 인물이다. 쿠스노키는 자신들을 따돌렸던 반 애들이 시샘할 정도의 부자가 되자는 그녀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쿠스노키가 그녀에게 먼저 연락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1) 10년 뒤의 약속

 

 도덕 시간, 20대 후반의 여교사는 인간의 생명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냐는 질문을 했고, '수명을 돈으로 산다는 어떤 것'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쿠스노키는 선민의식에 빠져 있는 10살짜리 학생이었다. 친구들을 무시한 쿠스노키는 그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는데, 같은 반의 히메노라는 여자아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험에서 항상 백 점을 받으며 타인을 무시해왔던 둘은 10년 뒤에 부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살 수 있도록 되기로 약속했다.
 그 이후로 쿠스노키는 히메노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누구와도 사귀지 않았다. 그 시절로부터 10년이 지난 쿠스노키는, 그 시절을 나름대로 눈부셨다고 여기고 있었다.

 

 

(2) 끝의 시작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연명을 하던 쿠스노키는 일하는 도중에 현기증으로 인해 쓰러졌고, 점장으로부터 쉬라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당장 금전적으로 쪼들리기 시작한 쿠스노키는 가지고 있던 책들을 팔기 위해 마을의 고서점을 찾았다. 마을의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길을 헤마다가 겨우 고서점에 도달했고, 고서점의 주인이던 노인은 쿠스노키의 수명을 팔라는 제안을 했다. 다만 수명을 사는 것은 그 노인이 아니었다. 그리고 노인은 약도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쿠스노키에게 건네주었다.
 쿠스노키는 아끼던 CD들도 처분하기 위해 시내의 CD숍으로 갔는데, 그곳의 점원 역시 자신이 돈에 쪼들린다는 사실을 듣고는 수명을 매입한다는 가게에 대해 알려주었다. 가게를 나오던 쿠스노키는 두 사람이 적어준 약도를 보며, 바보같은 이야기라 생각하며 종이를 구겨 버렸다.
 쿠스노키는 약도에 적혀 있던 가게에 도착했고, 입구에 있던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은 쿠스노키를 보자마자 시간인지, 건강인지, 수명인지를 물었다. 그리고 쿠스노키는 수명이라고 대답했다. 쿠스노키에 대한 감정에는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어릴 때의 쿠스노키는 자신을 30억의 가치로 여겼었고, 지금은 대충 3억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가격감정표에는 30만이라 적혀 있었고, 쿠스노키는 무심코 그것이 '30만/1년' 이라는 단위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쿠스노키의 망상일뿐이었고, 여점원은 최저가격인 '1만/1년'을 기준으로 여명을 30년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스노키는 터무니 없는 사실에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쿠스노키는 3개월을 남기고 30년을 팔아치워 30만엔을 받았다. 매매는 총 세 번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두 번이 더 가능했다.

 

 

(3) 쪼그려 앉은 감시원

 

 몸이 안 좋아 드러누워 있던 쿠스노키에게 찾아온 사람은 수명을 파는 가게에서 봤던 여점원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미야기'로 1년도 채 남지 않은 사람을 관찰하기 위해 파견된 감시원이라고 했다. 미야기는 나와 다섯걸음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항상 따라다녔다. 쿠스노키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에 적었는데, 그를 본 미야기는 '히메노와 만나서 마음을 밝힌다'라는 항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쿠스노키가 그 이유를 묻자, 미야기는 히메노의 여생[각주:2]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미야기의 말에 따르면, 쿠스노키의 여생은 수명을 판 것을 계기로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게다가 미야기는 쿠스노키가 남은 여생을 그나마 편안하게 보내는 것을 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정보나 경고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야기는 쿠스노키가 수명을 팔았기 때문에 이론이 통하지 않는 부조리한 세계에서 공정함이나 정합성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4) 답 맞추기에 들어가죠

 

 외로워진 쿠스노키는 대학 후배인 '와카나'라는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미야기는 와카나에 대한 얘기[각주:3]를 해주었다. 잠시 후, 와카나에게서 전화가 왔고, 미야기의 말을 떠올린 쿠스노키는 잘못 걸었다는 변명을 해 댔다. 그러자 와카나는 쿠스노키가 일부러 전화할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했고, 쿠스노키는 그 말에 수긍하며 전화를 끊었다.
 마트에 들른 쿠스노키는 함께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이전에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들을 부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사람이 그립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5)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 전부

 

 쿠스노키는 자신의 목숨 값인 30만엔으로 자신의 미래를 바꿔보이겠다는 각오를 보였지만, 미야기는 그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며 지금까지 똑같은 말을 5번이나 들었다고 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가 항상 옆에 붙어 있었기에 어쩐지 자유롭지 못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감시원인 미야기에게서 대략 100m 정도 이상 떨어지게 되면 즉시 목숨을 잃게 된다고 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로부터 잃어버린 30년에 대한 얘기[각주:4]를 들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며 남은 수명을 팔아치우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미야기는 그의 수명이 3일만 남게 되면 더 이상 감시를 하지 않고 떠나가게 된다고 했었다. 쿠스노키는 3일만 남기고 모든 여명을 팔아치우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떠올렸고, 미야기는 그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그가 수명을 매매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2번 남았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었다.

 

 

(6) 변해버린 사람, 변할 수 없었던 사람

 

 쿠스노키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를 보고 있었고, 미야기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것이냐 물어보았다. 쿠스노키는 단정한 미야기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제법 자신의 취향에 맞은 여성임을 인식했다. 미야기는 쿠스노키가 작성한 리스트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할만 한 일'을 적은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쿠스노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좀 더 본능적인 욕망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쿠스노키는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인 '나루세'라는 사람을 전화로 불러 만나려 했다. 레스토랑에서 나루세를 기다리던 쿠스노키가 미야기에게 그럴 듯 하게 말을 맞춰 달라고 말하려는 찰나, 웨이터가 찾아와 주문을 요청했다. 그러자 미야기는 감시원이라는 존재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각주:5] 나루세와 만난 쿠스노키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둘의 대화는 점점 겉돌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미야기는 나루세와의 관계에 대한 진실[각주:6]을 얘기 했고, 자신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도 모르던 쿠스노키는 그저 울컥하는 심정에 미야기를 향에 시끄럽다고 소리치며 컵을 던졌다.
 나루세와 헤어진 뒤, 변해버린 그와 변하지 않은 자신을 떠올리며, 쿠스노키는 분명 나루세가 옳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에게 사과를 했고, 미야기는 괞찮다고 말했지만 어쩐지 경계심이 어린 눈치였다.

 

 

(7) 타임캡슐 파내기

 

 유서를 쓰려고 고민하던 쿠스노키는 그것을 읽어줄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쿠스노키는 역시 히메노라고 판단하고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편지가 그다지 쿠스노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지 않았기에 다시 고민하던 쿠스노키에게 미야기는 10년 후의 자신에게 쓸 것은 제안했다. 그리고 편지의 마지막에는 쿠스노키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되는 친구의 이름을 쓰라고 했다. 다만, 그 친구가 쿠스노키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은 없었다.
 쿠스노키는 10년 묻었던 타임캡슐을 파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향에 돌아갔다. 밤까지 기다린뒤 학교에 숨어들어 타임캡슐을 파낸 쿠스노키는 모두의 편지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최고의 친구로 선정하고, 누군가가 누구를 좋아하는 이야기가 적힌 편지에 쿠스노키의 이름은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찾아도 히메노의 편지는 보이질 않았다. 그런 쿠스노키에게 미야기는 더 이상 과거의 인간관계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며, 초등학교 시절 이후 히메노에게 한 번도 편지를 쓰지 않은 점, 대학 시절 와카나가 자신을 포기한 점,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 번도 나루세와 연락하지 않은 점, 그가 동창회에 참석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그를 뻔뻔스럽다고 표현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의 말에 화가 났지만, 그녀의 말에 틀린 것이 없어 할 말이 없었다. 쿠스노키는 그 동안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도 않으면서, 꿋꿋하게 관찰 기록을 하는 미야기의 모습을 보며, 젊은 여자가 해야 하는 일치고는 너무 가혹한 일이라 느꼈고, 자신이 그러한 일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8) 부적절한 행동

 

 쿠스노키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에 '욕망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을 추가했었다. 그리고 그는 미야기를 보면서 욕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쿠스노키가 미야기를 덮친다면 분명 수명이 줄어들어 당장 죽는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쿠스노키는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고작 세달 남짓한 수명을 남겨둔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나서 당장 죽느다고 해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쿠스노키는 감시대상으로서의 자신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뒤, 죽음을 맞이하는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를 미야기에게 물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연락은 한순간에 끝나고,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쿠스노키는 그래도 10분 정도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는 물음으로 미야기에게 확인을 받은 후,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미야기를 덮치는 망상을 하던 쿠스노키는 만족했냐는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에게 감시원을 하게 된 경위[각주:7]를 물었고, 그녀는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하는 그가 조금 의외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준 미야기는 자신이 판 시간 역시 쿠스노키와 마찬가지로 '1만엔/1년'에 해당하는 가치로서 매겨졌다고 했다. 쿠스노키와 미야기는 상대방을 자신의 모습과 겹쳐보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고, 둘 사이의 거리는 점점 좁혀져갔다.

 

 

(9) 너무 잘 풀리는 이야기

 

 마음을 열기 시작한 미야기의 쿠스노키에 대한 태도는 점점 부드러워져 갔지만, 쿠스노키는 그녀가 감시역이라는 직업상의 이유로 자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쿠스노키는 만약 미야기가 자신의 상황이 된다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고, 그녀는 어릴 적에 밤하늘의 별을 봤었던 별빛 호수라는 곳을 방문하는 것, 적당히 자신의 묘를 정하는 것, 추억 속의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을 꼽았다.
 쿠스노키는 히메노를 만나기 위해 그녀의 집[각주:8]으로 찾아갔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쿠스노키는 늦은 시각까지 계속해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타난 히메노는 쿠스노키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알아봤고, 옆에 있던 미야기는 관찰 수첩을 적고 있었다.

 

 

(10) 나의, 단 한 명뿐인 소꿉친구에게

 

 재회한 히메노와 시간을 보낸 뒤, 쿠스노키는 그녀와 이틀 뒤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쿠스노키는 히메노와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졌고, 그 준비를 위해 히메노와 만나기 전 날 미야기가 히메노로서 연습상대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리고 이를 수락한 미야기와 시간을 보내던 쿠스노키는 히메노를 대하기 위한 연습이었지만, 어쩐지 계속해서 미야기의 본심을 물어보고는 했다.
 약속날이 되고, 쿠스노키키는 히메노와 지난 10년간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쿠스노키는 최근에 있었던 자신이 수명을 판 일이며, 옆에 미야기라는 감시원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자 히메노는 무슨 허무맹랑한 이야기냐며 그를 의심했지만, 그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히메노는 잠깐 실례한다는 말을 했으나,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고, 웨이터는 쿠스노키에게 히메노가 남긴 쪽지[각주:9]를 건네주었다. 편지를 본 쿠스노키는 미야기가 히메노의 진심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던 의미를 깨닫고는 어리석었던 자신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고, 그나미 미야기라는 존재에 의해 위안을 얻고 있었다.

 

 

(11) 자판기 순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모두 해버린 쿠스노키는 더 이상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미야기는 자신의 취미같은 것을 즐기라고 했지만, 쿠스노키가 해오던 독서나 음악감상은 모두 앞으로 살아갈 날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이었다. 때문에 더 이상 그것들이 자신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미야기와 대화를 나눈 끝에 그가 좋아하는 자동판매기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었다.
 쿠스노키는 타임캡슐에서 히메노의 편지만이 없었다는 것이, 사실 히메노가 먼저 그 편지를 꺼내갔으며, 17살의 히메노가 자신의 주소까지 적힌 편지를 보내왔을 때, 그것은 그녀가 자신에게 보내는 SOS신호였고, 그녀의 의도를 깨닫지 못한 자신에게 어떠한 자격도 없음을 자각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가 보고 싶어 했던 별빛 호수로 향했다. 미야기는 기왕이면 최적의 상태에서 별을 보고 싶지 않냐고 묻고는, 쿠스노키의 눈을 손으로 가린 채 그를 유도했다. 그리고 미야기는 만약 자신이 쿠스노키를 속이며 무시무시한 장소로 그를 데려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했지만, 그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신경쓰지 않는다는 대답을 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가 자신을 위해 히메노가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짓말을 했음을 얘기했다. 미야기는 자신이 처음 감시원이 되었을 때 찾아간 소꿉친구가 더 이상 자신을 보지 못해서 슬퍼하기는 커녕,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에 순응해 가는 친구의 모습을 보았다는 얘기를 했다. 그것을 통해 깨달은 미야기는 더 이상 과거의 인간 관계라는 족쇄에 얽매이지 않기로 결심했고, 더 이상 그 친구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죽기 전에는 그 소꿉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다는 미야기의 말을 쿠스노키는 이해할 수 있었다.[각주:10]

 쿠스노키는 슬쩍 미야기를 훔쳐 보려 했지만, 둘은 눈이 마주치게 되어 당황하게 되어, 다시 등을 돌리고 서 있게 되었다. 쿠스노키는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빌었었어야 했다고 후회를 했다. 왜냐하면, 다음 날 미야기는 관찰 수첩만을 남겨둔 채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었다.

 

 

(12) 거짓말쟁이와 작은 소원

 

 미야기 대신에 찾아온 감시원은 땅딸막하고 머리가 벗겨지는 등 딱봐도 보기싫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부끄럼없이 할 수 있을만한 외견을 가진 중년의 남성[각주:11] 이었다. 쿠스노키는 그 남성에게 미야기의 행방을 물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미야기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있기 때문에 휴가를 간 것이며,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그가 감시역의 대리를 맡았다고 했다. 그 남성은 미야기를 곤란하게 만들 짓을 하지 않았냐며 물었고, 어쩐지 그가 마음에 든 쿠스노키는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만한 짓을 많이 했다며 몇가지의 일을 떠들고는, 미야기가 남긴 수첩을 건넸다. 수첩을 본 남자는 그 이후로 쿠스노키에게 말을 걸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있게 되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쿠스노키는 감시원의 역할로서 기록한 수첩을 보지 않았기에, 미야기가 자신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내용을 적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나쁜 이미지가 있는 남성의 생각이 바뀐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미야기가 없는 동안 쿠스노키는 자신도 노트에 기록을 남기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최근 한 달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남성은 쿠스노키가 수명을 팔아 얻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물었고, 그가 수첩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쿠스노키는 낯선 사람들에게 1만엔식 나눠줬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성은 쿠스노키를 바보취급했고, 쿠스노키는 자신이 돈을 뿌린 행위에 대해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줄 알았다. 하지만 남성은 정말 쿠스노키가 판 수명의 대가가 30만엔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더니, 방바닥을 뒹구르며 웃기 시작했다. 남자는 미야기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말만 하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틀 뒤, 쿠스노키는 돌아온 미야기에게 수명의 대가와 관련된 일을 물었다. 쿠스노키는 그동안 자신이 최저가격이 1년에 1만엔이라는 기준을 제멋대로 정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어째서 자신에게 돈을 줬냐며 그 이유를 물었다. 처음엔 말하기를 거부했던 미야기는 결국 그의 수명의 대가가 고작 30엔에 불과했으며, 그러한 행동으로 누군가를 위로하려는 마음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쿠스노키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미야기에게, 오히려 그녀가 그러지 않았다면 자신이 수명을 모조리 팔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야기는 그동안 쿠스노키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와줬고, 또 타인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은 채, 그들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준 쿠스노키가 무척 고마웠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말해왔던 거리유지나 불순한 행위를 하면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이 모두 거짓말이였음을 밝혔다.
 이를 분기점으로, 쿠스노키는 자신의 사람이 변했다고 믿었으며, 미야기에게 진 빚을 다 갚아야 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13) 확실한 것

 

 쿠스노키는 미야기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벌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명을 활용하여 많은 돈을 벌 방법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미야기는 쿠소노키의 의도를 간파하고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자신의 말 상대가 되어달라고 했지만,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고민을 하던 도중, 쿠스노키는 수명을 파는 가게를 소개해줬던 고서점에 들렀고, 수명을 팔았다는 얘기는 언급하지 않고 주인인 노파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노파는 쿠스노키에게 갑작스레 또 다시 수명을 팔 것이냐는 질문을 했고, 그는 시치미를 떼며 웃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 후, CD점까지 들러서 얘기를 나눴고, 점원은 무엇보다도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여명을 미야기와 함께 보내며 추억을 쌓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한 쿠스노키는 미야기에게 그녀의 소원을 물었다. 미야기 역시 쿠스노키의 소원을 물었지만, 쿠스노키는 미야기의 소원을 아는 것이 소원이라며 고집을 부렸고, 결국 미야기는 이전에 알려주었던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인 소꿉친구를 만나는 일을 부탁하며, 조만간 그의 소원도 알려달라는 말을 했다.
 미야기는 소꿉친구인 에니시라는 남성이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소꿉친구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봐두고 싶었다던 미야기는 원래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다짜고짜 끌어안는 등의 행위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자 쿠스노키는 자신의 입장이었다면 그 이상의 짓을 했을 것이라고 답하고는, 미야기가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14) 청색 시대

 

 선술집에 있던 쿠스노키는 옆자리의 남성 3인조와 얽히게 되었다. 그들은 쿠스노키를 놓아주지 않고 끝까지 시비를 붙여왔고, 끝까지 상대하지 않던 쿠스노키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난감해 하고 있었다. 그때 나타난 자취방 옆집에 살며, 항상 미야기와 대화를 나누는 쿠스노키를 기분 나쁜 표정으로 봐왔던 신바시는 쿠스노키와 미야기를 아는 척하며 인사를 했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신바시의 고압적인 말투에, 3인조는 익숙한듯 태도를 바꾸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신바시는 미야기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쿠스노키가 완벽한 팬터마임을 통해 마치 미야기라는 여성의 존재가 실존하는 것처럼 믿게 만드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쿠스노키가 미야기의 외견에 대한 특징을 열거하자, 신바시는 자기가 생각한 미야기의 특징과 똑같다며 놀라고 있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의 말과 행동을 전해주었고, 신바시는 왠지 그럴 것 같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바시는 미야기의 존재를 느끼면서도, 다시 시시한 착각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다고 한다. 놀랍게도 보이지 않는 미야기의 존재는 인정되는 듯한 모양이었고, 쿠스노키는 어느새 마을의 유명인이 되어있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와 함께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게 되고, 미야기 덕분에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미야기에게 자신의 소원을 들려주었다. 그것은 쿠스노키가 죽으면 자신을 깨끗히 잊어달라는 것이었고, 미야기는 당연이 이를 거부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에게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인연, 자신보다 그녀에게 더욱 보람있는 삶으로 만들어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미야기는 계속해서 이를 부정했고, 제발 남은 시간만이라도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쿠스노키는 오열을 터뜨리는 그녀의 머리를 말없이 쓰다듬기만 했다.
 미야기를 떠나 보낸 쿠스노키는 처음 수명을 팔았던 곳에 갔고, 여명의 30일분을 팔아치웠다. 그 30일은 쿠스노키가 그림을 그리는데 노력하여 후세에 명성을 떨칠만한 그림을 그리게 될 시간에 해당되었다. 쿠스노키는 그 30일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미야기의 빚을 변제하는데 사용했다. 물론 모두 변제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많은 액수를 삭감시켰다. 다음 날은 히메노가 예언한 10년째 되는 날이었고, 그 예언은 조금도 적중하지 못했지만, 쿠스노키에게 좋은 일이 일어 난 것만큼은 확실했다.

 

 

(15) 크리스마스 선물

 

 남은 3일이 시작되고, 감시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쿠스노키는 미야기의 부재를 느끼며 슬픔에 젖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미야기에 대해 물었고, 쿠스노키는 이제 없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는 쿠스노키를 보는 사람들은 그가 새로운 팬터마임을 하는 것이라 여겼다. 쿠스키노는 미야기가 자신을 차서 헤어지게 되었다고 날조했으며,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지나갔다.
 갑자기 뒤에서 미야기의 목소리가 들렸고, 쿠스노키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목소리의 출처를 찾아 헤맸다. 미야기는 다녀왔다며 인사를 했고, 많이 찾아다녔다는 말을 하며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은 미야기의 존재를 또렷하게 볼 수 있었고, 쿠스노키와 미야기에게 응원의 말을 전해주기 시작했다. 쿠스노키는 자신의 희생을 무시하고 다시 돌아온 미야기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다. 미야기는 빚을 다 갚고도 돈이 남았다고 했으며, 이에 쿠스노키는 부자가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미야기는 앞으로의 3일을 어떻게 보낼지를 물었고, 쿠스노키는 앞으로의 3일은 자신이 보냈어야할 비참한 30년보다도, 유의미한 30일보다도 훨씬 가치 있는 나날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 개인적으로는 미야기와의 30일이 더 가치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지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중에서 주인공에게 가장 필요한 키워드는 '존재의 인정'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그 존재를 부정당해온 쿠스노키에게 있어서 모두에게 그 존재를 인정 받으며 미야기와 함께 지내는 3일은 어느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제목이 매우 잘 어울리는 결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3일간의 행복
국내도서
저자 : 미아키 스가루 / 현정수역
출판 : 영상출판미디어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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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동생은 쿠스노키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부모님의 애정이 모두 동생에게 쏠렸다고 한다. 본가로 돌아가도 평온히 지낼 수 없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는 평등한 애정을 주지 않았다고 해서 불만스럽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본문으로]
  2. 히메노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17살에 출산을 하여 고등학교를 퇴학하고 18살에 결혼을 하지만 1년 뒤에 이혼하고, 20살인 현재는 본가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2년 뒤애는 참혹한 유서를 남긴 채 자살을 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만나러 가봤자 '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그 때의 약속도 마찬가지이다. [본문으로]
  3. 마을의 고서점에서 처음 만났고, 그 후 대학에서 만나게 되면서 얘기도 종종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오로지 히메노와의 약속만이 머릿 속에 있던 쿠스노키는 그녀에게 냉담했고, 호의를 가졌던 와카나는 결국 그를 잊고 다른 인연을 만나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4. 대학생활을 끝내고 매일을 무미건조한 생활을 보내게 되고, 자신이 가장 경멸했던 직업에 취직하게 된다고 한다.그리고 꿈도 희망도 없이 매일을 몸이 성하지 않도록 일을 한 뒤, 술에 찌들게 된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낙은 오토바이를 타는 일이었는데, 30대 후반 쯤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의 절반과 손가락의 대부분을 잃게 되고,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쉰살까지 한타의 세월을 보내다가 죽게 된다고 한다. [본문으로]
  5. 감시원의 행동은 직접 관련이 있는 수명을 판 사람 외에는 존재 자체가 인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령 미야기가 테이블 위에 있는 컵을 들어 올렸다면, 제3자인 웨이터의 시각에는 그 컵의 존재 자체도 없어지며, 그 제3자는 존재가 없어졌다는 자각 자체가 없다고 한다. 다만, 수명을 판 본인의 행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만약 쿠스노키가 미야기에게 말을 건다면, 그것을 본 제3자는 그저 허공에 대고 혼자 대화를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여진다고 한다. 다만, 미야기가 감시역으로부터 벗어나거나, 제3자가 수명을 팔려는 의도가 있다면 미야기의 존재는 그 사람에게 인식이 되어 진다고 한다. [본문으로]
  6. 원래는 2년 후에 만날 예정이었으며, 결국 싸우게 되어 갈라서게 된다고 한다. 지금의 나루세는 예전에 쿠스노키에게 호의를 베풀던 그가 아니며, 빨리 헤어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본문으로]
  7. 미야기는 쿠스노키처럼 시간을 팔았다고 한다. 30년을 판 그녀는, 이에 해당하는 만큼의 시간 동안 감시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감시역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미야기처럼 시간을 판 사람들이라고 한다. 미야기의 어머니는 시간을 팔아 수명을 연장하고 있었는데, 감시의 대상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가 시간을 팔아 얻은 돈만큼의 감시역 기간을 다 수행하지 못하고 죽자, 그 빚은 모두 미야기에게 떠넘겨졌고, 10살의 미야기는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시간을 팔아 감시역이 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8. 17살의 쿠스노키는 히메노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그 편지에는 그녀답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타인을 매도하지 않는 히메노가 정말로 자신이 알고 있는 그녀가 맞는지 의심을 하면서, 쿠스노키는 똑같은 내용으로 이름만 달리하여 히메노에게 답장을 했지만, 그 이후로 그녀에게서는 아무런 소식을 접할 수 없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9. 지금까지 연락해오질 않던 쿠스노키를 계속해서 미워해 왔다고 한다. 뜬금없이 히메노 자신의 앞에 나타났을 때, 히메노는 그의 앞에서 자살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었다고 한다. 수명을 팔았다는 헛소리를 해대는 쿠스노키가 그동안 히메노 자신보다 더 이상해진 것 같아 복수할 마음이 사라졌다고 한다. [본문으로]
  10. 지금의 히메노가 쿠스노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그러한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른 채 과거의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히메노를 찾아간 쿠스노키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된다. [본문으로]
  11. 그는 시간을 팔아 빚을 변제하기 위해 감시원이 된 것이 아니라, 자신도 언제가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에 그 죽음에 익숙해지기 위해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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