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심층분석 / 1기 #1. 마신이 태어난 날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심층분석 / 1기 #1. 마신이 태어난 날

2017. 2. 20. 15:48애니메이션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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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1화

 

마신이 태어난 날

 

브리타니아 제국의 정치와 개혁의 스자크, 그리고 혁명의 를르슈

 

 

 

 작중의 도입부에서 등장하는 브리타니아 제국의 대침공은 세계정치에서 군사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군사력은 국제정치의 주요수단의 하나로 인식되었으며, 그러한 힘이 강력할수록 위협과 그 사용을 통해 타국가보다도 우위에 설 수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현실주의자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하는데, 그들은 국가체제의 충돌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전쟁 역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의 생존과 안보의 확실한 보장수단이야말로 그 보장수단이 된다고 한다. 이는 곧, 한 국가가 국가안보를 향상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서, 다른 국가들에게는 공격적인 행위로 해석되어 군사력 경쟁을 유발하는 안보딜레마를 구성하게 한다. 그리고 브리타니아가 일본을 복속시킴으로서 일시적인 평화를 얻는데는 성공했지만, 경제적으로 빈부를 유발하는 민족주의 때문에, 또한 여러 민족을 통합하려는 세계화적인 브리타니아 제국의 움직임은 새로운 불안을 유발하는 소재가 된다.

 어찌됐든 브리타니아가 일본에 침공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면, 세계 질서가 점차 다극화되어 가는 과정속에서 국가 간의 전쟁이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인 브리타니아의 군사적 지배력은 점차 약화되어 갔을 것이다. 때문에 브리타니아는 그러한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전쟁을 벌였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내건 슬로건이 바로 인도적인 전쟁이다. 현대사에서 냉전이 종식된 이후, 군사력의 사용와 전쟁의 목적은 더 이상 단순한 침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인도적 목적이란 미명하에, 빈번하게 사용되는 군사력은 현재의 국제 상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예를 들자면 북부 이라크나 동티모르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런 인도적인 전쟁은 인종, 국가의 경제적 안정, 자국의 안보위협 해소 등으로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브리타니아 제국이 지하 자원을 둘러싸고 일본을 공격한 것 역시 인도적인 전쟁이라는 근거 하에서 시행되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코드기어스의 배경적 상황은 초강대국 브리타니아 제국에게 무력으로 복속된 일본의 민족들 중의 일부가 결집하여 저항하는 상황이다. 이로써 자연스레 브리타니아인과 일본인은 구별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는 당연히 차별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브리타니아인은 지위적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더욱 일본인들을 괄시하고, 반면 일본인들은 자신의 나라를 빼앗고 제한적인 대우를 취하는 제국에게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우리끼리, 즉 민족이라는 틀은 사람들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를 돕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국제화'의 영향 때문에 민족주의가 많이 퇴색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민족이라는 것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민족의 어원은 라틴어의 '태생(nasci)'으로, 문화적, 정치적, 심리적 요인들의 집합에 의해 형성된 복합적인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민족은 보다 단순한 인종 공동체를 통해 조직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하며, 문화적 동질성은 그러한 민족이라는 개념을 창조해내는 원동력이 된다.

 민족주의는 19~20세기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 이념으로, 약 200여년간 강력한 영향을 끼쳐왔다. 단편적으로 우리나라만을 생각해도, 일제의 부당한 침략으로부터 한반도의 '민족'은 단결하여 저항해왔던 역사가 있다. 민족주의에 있어서 같은 민족이란 통치자로서 군림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하며, 또한 현존하고 있는 국가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따라서 브리타니아인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일본인에게 있어서는 브리타니아 제국이 아무런 정당성을 지니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며, 결국 그들의 심각한 반발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브리타니아 제국이 평화롭게 에리어 11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민족주의의 와해라고 생각된다.

 

 

 

 브리타니아 제국은 일본 민족의 결사체로부터 테러를 당하게 되고, 그들을 쫓던 제국군은 조속한 해결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일본인들을 참살해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일본인들이 처참하게 죽어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는 그러한 사실조차 모른 채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브리타니아 제국은 통치상으로 조금만이라도 불리한 요소라고 생각되면 곧바로 언론부터 통제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를 제어하면서 신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그들의 생각이나 이념을 단 한 가지로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브리타니아 제국이 국제적으로 대립하던 일본을 복속시킴으로서 평화로운 상태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 자체, 즉 국가 간의 전쟁의 해소가 안전보장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는 오히려 더욱 새롭고도 도전적인 위협을 만드는 매개체가 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테러'이다. 실제로 소련이 붕괴되어 앞으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평화로운 상태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상태에서, 미국에서 발생했던 9.11테러는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실례가 된다. 또한 민족주의를 외치는 일본의 식민들과는 달리, 그들의 통합과 흡수를 요구하는 브리타니아 제국의 행태가 세계화와 좀 더 근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세계화는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하는데 있어 더욱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해준다. 불안, 공포, 불확실성 등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달성하려는 폭력의 시도, 즉 테러리즘을 바탕으로 한 위협들은 국가에게 더욱 정교한 안보전략을 요구하게 된다.

 한편으로 브리타니아 제국은 매스 미디어를 이용한 정치를 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를 말하는데, 흔히들 말하는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매스 미디어의 보도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객관적인 조사데이터라고 해석되기 쉬운 약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매스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은 여과없이 그대로 사람들의 생각과 이념을 확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렇게 매스 미디어가 보도하는 것, 즉 뉴스와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동일한 것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마치 사회질서를 이롭게 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란 잠정적인 믿음을 내포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지배된 매스 미디어가 존재하는 브리타니아 제국에서는 언론이 그저 국가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수동적인 입장에 위치해 있을 뿐이다.

 

 

 

 개혁과 혁명이라는 단어는 기존에 있던 것을 바꾸고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거의 똑같은 느낌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개혁과 혁명이 완전히 똑같다고 보기에는 어려우며, 양자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명예 브리타니아 군인이 되어 높은 곳까지 도달해 브리타니아 제국 내부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스자크와, C2에게서 기어스의 힘을 얻어 브리타니아 제국에게 대항하는 를르슈의 상황이 두 개념을 비교하는 적절한 예라고 생각된다.

 개혁이 가지는 가장 초기의 의미는 병사들이 자신들의 배열을 다시 형성하는 것과 같이 문자 그대로 다시 형성한다(re-form)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으로 개혁은 원래의 질서로 회귀함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복고적 관점은 16세기 개신교 교회들이 사용하던 개혁(Reformation)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찌됐든 개혁은 더 오래된 형태로의 복귀와 반대되는 것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개혁은 항상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려고 하며, 반사회적인 행위에 교정을 시도하려 한다. 그리고 현대적 개혁이 의미적으로 혁신이라는 단어에 가깝다. 따라서 스자크가 명예 브리타니아인이 되어 브리타니아 내부에서 평화적으로 공생의 길을 찾으려는 그의 소망은 개혁에 해당된다.

 반면, 혁명은 가장 극적이고 범위가 넓은 형태의 변화를 가져온다. 혁명의 일반적인 태양은 정부의 전복 또는 대체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혁명은 헌법이라는 제약 내에서 이루어지는 내적 변화나 진화와는 거리가 멀고, 근본적인 질서를 찾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14세기부터 발전했던 혁명의 개념은 근원적 또는 근본적 변화라기보다 자연 상태의 질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는데, 17세기 말 영국의 명예혁명(1688)의 경우에는 잃어버린 도덕적 질서를 재확립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1789)에 의해 혁명의 현대적 개념이 정립이 시작되었는데, 이들을 '혁명론'이라고 한다. 사실 지금도 학문상 혁명이라는 단어의 완벽한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최소한 '혁명'이란 한정된 시간 내에서 일어나는 중대한 격변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를르슈가 브리타니아 제국에 반기를 들어 전복시키려는 것은 혁명에 해당된다.

 

 

※ 본문에는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신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음을 명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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