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바지 스폰지밥 심층분석 / #87. 괴상망측 냄새버거

네모바지 스폰지밥 심층분석 / #87. 괴상망측 냄새버거

2017. 2. 16. 17:25애니메이션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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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바지 스폰지밥 87화

 

괴상망측 냄새버거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의 행적을 중심으로

 

 

 저연령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상당히 인기가 많다. 필자도 어릴 적부터 매우 많이 즐겨봤었으며, 지금도 가끔씩 보곤 한다. 그러나 종종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에피소드들도 몇몇 존재하는데, 그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것이 '괴상망측 냄새버거'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집게리아에 위생감독관이 위생단속을 나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자린고비로 잘 알려진 집게사장은 딱 봐도 위생상태 같은 것에는 관심따위 없을 인상이다. 음식점을 영업하면서 위생상태에 문제가 생기면 물론 무자비하게 착취?당하는 스폰지밥이 매우 깨끗하게 청결을 유지해주고 있을 것 같다.

 위생 점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며 무등록 영업 행위, 부패·변질 등 저질 원료 사용, 유통기한 경과제품 사용 및 보관 여부, 냉동·냉장식품의 보존 및 유통기준 준수 여부, 조리실 등의 위생적 관리 여부, 종사자 건강진단 실시 여부 등을 점검한다. 위반 사항이 발견돼 적발된 음식점들은 식품위생법 등의 규정에 따라 시정명령,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받게 될 수 있다.

 어찌됐든 집게사장과 스폰지밥은 위생감독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성심성의?껏 접대를 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은 위생감독관은 대자로 뻗어버린다. 특히나 게살버거를 먹고 매우 흡족해하는 위생감독관의 모습을 본 집게사장과 스폰지밥도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띄고 있다.

 

 

 

 때마침 집게리아 안에 설치된 TV에서는 위생감독관을 사칭해 무전취식을 하는 사기꾼이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이에 1원 한 푼조차도 흘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집게사장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아마 집게사장의 사전에 '공짜'라는 단어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본인 빼고)

 결과적으로 이 위생감독관은 진짜였지만, 만약 그가 가짜 위생감독관으로서 위생점검을 실시하였다면, 그 행정행위는 내부적 성립요건의 주체에 관한 요건이 결여되어 위법한 행정행위가 되고, 결국 가짜 위생감독관이 실시한 위생점검은 이러한 하자에 의해 무효 또는 부존재인 행위가 된다.(가짜 위생감독관의 행위나 처분 등과 관련해, 하자의 정도에 따라 쟁송취소 등도 가능하다)

 

 

 

 가짜 위생감독관이 돌아다닌다는 뉴스를 접한 집게사장과 스폰지밥은 집게리아로 찾아온 위생감독관을 제대로 확인도 해보질 않고 외견만으로 가짜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들은 게살버거를 더 먹고 싶어하는 위생감독관에게 줄 게살버거에 몹쓸 짓을 한다. 결국 괴상망측 냄새버거를 먹다가 위생감독관은 실신을 하게 되고, 그 모습을 본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대폭소를 한다. 사실 위생감독관은 괴상망측 냄새버거를 먹으려고 입을 벌리다가 목구멍에 날벌레가 들어가는 바람에 목이 막혀 쓰러졌다. 어찌됐든 괴상망측 냄새버거 때문에 쓰러진 것이라 생각한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매우 흡족해하는 모양이다. 한편으로 평소 징징이를 아무렇지 않게 괴롭히며, 또한 그런 자각도 없는 스폰지밥과 착취를 일삼는 집게사장이 저렇게 심한 장난을 치더라도 매우 자연스럽다.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이 쓰러진 위생감독관을 보며 웃고 있을 무렵, 또다시 위생감독관에 대한 속보가 나온다. 그것은 위생감독관을 사칭한다던 사기꾼이 잡혔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경악을 하게 되고, 위생감독관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둘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논의를 한다.

 위생감독관이 죽었다고 가정하면,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형법 제250조에 의한 보통살인죄를 저지른 공범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의 시체 옆에는 괴상망측 냄새버거가 있으므로 정황적으로는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이 살인을 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위생감독관의 시체의 뱃속에는 괴상막측 냄새버거가 아니라 날벌레가 들어있을 것을 것이기 때문에, 부검을 한다면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이 건넨 괴상망측 냄새버거가 살인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밝혀질 것이다.

 살인죄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에피소드 상에서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그저 사기꾼을 조금 골려주려고 했을뿐,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살인의 고의에 있어서, 고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가 있을 필요는 없고, 선량한 사람이 사망의 사실을 예견할 수 있을 정도의 객관적인 정황이 보이는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살인의 고의는 인정이 된다. 따라서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살인죄의 공범이 되어야 하지만, 위생감독관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괴상망측 냄새버거가 아니기 때문에 둘은 미수범이 되어 제254조의 살인미수가 성립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죽지 않았던 위생감독관의 모습이나, 괴상망측 냄새버거가 죽음의 결과를 가져올 만큼의 큰 위험성이 없다는 것 등이 증명된다면,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살인죄가 아니라 괴상망측 냄새버거로 인한 제257조의 단순상해죄를 범했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괴상망측 냄새버거의 섭취는 독극물 수준의 위험성까지는 무리더라도 최소한 배탈 등의 질병에 걸릴 개연성이 짙어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의 실행행위는 괴상망측 냄새버거를 위생감독관에게 먹여 신체에 병적 상태를 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사기꾼인 줄 알고 그를 골려주려고 했다는 점에서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의 상해의 고의는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

 

 

 

 집게사장은 위생감독관이 괴상망측 냄새버거를 먹고 죽었다고 판단하여 스폰지밥을 시켜 위생감독관을 외진 곳에 묻어버린다. 스폰지밥도 시체는 직접 만지기 싫었는지, 휴지로 끄트머리를 잡아 끌고 간다. 굉장히 꺼려하는 스폰지밥의 표정과는 달리, 단단히 작정을 한 집게사장의 표정은 매우 인상적이다.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죽었다고 판단한 위생감독관의 시체를 외딴 곳에 묻음으로서 형법 제161조 제1항의 사체 등의 영득에 관한 죄에서 사체 영득 및 유기와 은닉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쓰러졌던 위생감독관이 다시 깨어났지만, 땅을 파던 스폰지밥이 던진 돌에 위생감독관이 맞아 다시 기절하는 장면도 있다. 돌의 크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상해나 상해치사도 고려해 볼 법하다.

 괴상망측 냄새버거를 직접 건네 위생감독관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사체를 직접 운반하여 묻은 것은 모두 스폰지밥이지만, 그 일련의 행위들을 지시하고 망을 보는 행위로서 범죄 행위에 직접적으로 주도 및 가담한 집게사장은 스폰지밥과 동등한 수준의 범죄를 저지른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은 위생감독관을 유기 및 은닉한 뒤 순찰을 돌던 경찰관들과 마주친다.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의 대조적인 모습은 세상의 사람들이 어느 한 가지의 현상에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순찰을 도는 경찰관들조차 마찬가지로 표현되어 있다. 물론 스폰지밥의 반응이 지극히 정상적이라 생각되며, 대담하게 거짓말을 늘어놓고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집게사장은 실로 무서운 갑각류?라 여겨진다.

 

 

 

 위생감독관의 사체가 비때문에 떠밀려 내려와 경찰관들 몰래 트렁크에 시체를 싣는 스폰지밥과 집게사장. 4명이서 집게리아로 돌아온 뒤, 집게사장은 스폰지밥을 시켜 시체를 몰래 숨기라고 지시한다. 시체를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되었다는 점은 정말이지 웃고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위생감독관이 죽지 않았기 때문에, 형법 제161조의 사체영득죄의 객체(위생감독관의 사체)에 관한 요건이 결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여기서는 '구성요건적 착오'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아야 한다. 구성요건적 착오란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인식한 것이 객관적·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여러가지 학설로 나뉘고 있다. 다만, 구성요건적 착오와 관련하여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이 범하고 있는 객체의 착오(시체여부)에 있어서, 판례가 취하고 있는 법정적 부합설에 따르면 객체의 착오와 방법의 착오 여부는 따지지 않기 때문에,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이 위생감독관의 몸을 시체로 착각했다하더라도 사체 유기 및 은닉 행위가 인정된다.

 마지막에는 깨어난 위생감독관이 집게리아 안으로 들어와 위생점검이 통과되었다는 말을 하며 에피소드가 허무하게 끝이 난다. 위생감독관의 초라한 몰골을 보면 유기치상도 고려해봐야할 수준이다. 어찌됐든 이 에피소드를 제작한 의도는 잘못을 숨기려는 스폰지밥과 집게사장의 당황하는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나타나는 모습을 웃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필자 역시 어릴적에는 그런 느낌으로 봐왔고, 만약 지금 다시 보게 되더라도 본문처럼 진지하게 분석하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것이다. 그러나 웃고 즐기기만 한다면 최선이겠지만, 에피소드에 사용된 소재는 결코 단순하게 웃고 넘어갈 수 없고 유해성이 엿보이는 것이였음에는 확실한 것 같다.

 

 

※ 본문에는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신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음을 명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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