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바코 인트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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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4. 22:35라이트노벨 줄거리/시로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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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바코 인트로덕션

 

SHIROBAKO イントロダクション

 

 

 

 

 

 

 ▷ 작가 : 원작 -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 소설 - 이토 미치코, 다나카 하지메, Tama, 요시나리 이쿠코

 ▷ 그림 : 커버 - P.A.WORKS / 본문 - 키노시타 호나미

 ▷ 장르 : 일상, 드라마, 코미디

 ▷ 내용 : 학창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에서 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다섯 명의 소녀가 훗날 다시금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야기

 

 

 

 

 

 

 ▷ 미야모리 아오이

 

 -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제작진행 1년차. 가미노야마[각주:1] 고등학교 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밝고 쾌활한 성격을 지녔으며 매사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도넛을 매우 좋아한다.

 

 

 ▷ 야스하라 에마

 

 -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원화가. 고등학교 시절 아오이를 따라 애니메이션 동호회에서 활동했다. 성실하지만 내성적이여서 수줍음이 많다.

 

 

 ▷ 사카키 시즈카

 

 - 성우 양성소에서 공부 중인 신인 성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까지 상경한 그녀는 성우양성소를 다니는 동시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각주:2]

 

 

 ▷ 토도 미사

 

 - 아오이의 한 학년 후배로 CG 제작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 이마이 미도리

 

 - 아오이의 두 학년 후배인 대학생.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철저하게 알아보려는 지식욕이 많다.

 

 

 

 

 

 

(1) 미야모리 아오이 -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 이토 미치코

 

 이미 벚꽃이 만개한 봄, 미야모리 아오이는 '무사시노 애니메이션 주식회사'라고 적힌 간판이 달려있는 건물에 들어섰다. 타카나시 타로에 이어서 곧바로 입사한 아오이가 이곳에서 일한 시간도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조금 늦어졌다며 인사를 하고 들어온 아오이에게 있어서 1년의 시간이란 무엇보다도 그녀를 자신감 있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였다. 입사하기 전의 아오이는 청춘을 취업에 바쳐가며 수많은 입사 시험을 치렀었고, 마침내 이곳 무사니[각주:3]에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이 워낙 바쁘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아는 무사니의 사장 마루카와 마사토는 아오이가 그만두지 않아서 다행이라 말했고, 꽤나 아오이에 대해 기대하는 바도 큰 모양이었다.

 오늘부터는 신입사원 두 명이 합류하게 되었으므로 아오이는 어제처럼 더 이상 신입사원이 아니었다. 드디어 '선배'의 입장이 된 아오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휩싸여 있었다. 마사토 사장은 신입사원 사토 사라, 안도 츠바키를 소개했고, 아오이는 작년에 그만두고 나간 혼다 유카타, 오치아이 타츠야, 그리고 휴가 중인 야노 에리카를 떠올렸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힘든 것이므로 머물고 떠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일을 계속하고 그만두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 생각한 아오이는 초심을 간직하면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자신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1년 전, 무사니에 들어온 아오이는 야노로부터 제작진행[각주:4]에 대해 설명을 받았고, 그녀로부터 사흘만에 엄청난 양의 서류뭉치와 무사니가 설립된 이후부터 선후배로부터 계승되어 온 500여개 이상의 연락처가 담겨 있는 전화번호부를 받게 되었다. 아오이는 원화를 회수하면서 담당 원화가 리스트가 적힌 인쇄 용지를 하나하나 확인할 것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마음이 무거워져 갔다. 처음 원화가들에게 전화를 했던 아오이는 각자의 특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하는 일도 적잖게 있었다. 물론 아침에도 전화를 주는 성실한 원화가들도 몇몇 있다는 것을 혼다로부터 듣기도 했다. 제작진행의 진정한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원화회수는 한밤중에도 이루어졌으며, 회수 작업의 연수는 야노를 따라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경차를 타고 이루어졌었다. 이 때, 아오이는 야노로부터 '먀모리'라고 처음 불렸었은ㄴ데, 아오이는 그녀로부터 동료로 조금 인정받은 기분이 너무 기뻤으며, 도호쿠(東北)[각주:5]에서 도쿄로 상경한 자신이 도쿄의 길을 달리고 있다는 것 자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시작된 첫 원화회수 일정은 밤 2시에 시작되어 새벽 6시나 돼서야 마지막 원화가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야노는 원화가 우메시타의 집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뒷편 창문으로 들어갔었는데, 아오이는 우메시타로부터 야노처럼 너무 엄격한 제작진행이 되지는 말라고 듣기도 했다.

 원화를 회수하면서 처음 두세 번은 동선의 낭비가 심했던 아오이였지만, 어느샌가 도쿄의 지리에 익숙해진 그녀는 시간활용에도 능숙해졌다. 아오이는 원화회수를 하면서 만난 챠무스의 타케나카로부터 동호회 참가 권유를 받았다. 동호회에는 약 열 명 정도 되는 멤버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여러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에서 제작진행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동호회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모양이었고, 아오이는 동호회원 간의 회식자리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케나카를 포함한 남자 다섯이 뜨겁게 애니메이션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아직 모르는 부분이 워낙 많았던 아오이로서는 그저 듣기만 하는게 고작이었다. 특히 다케나카는 성우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오이가 그나마 아는 얘기가 나오더라도 그는 금새 성우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버렸다. 옆에 있던 츠지라는 사람은 예전에 아오이가 입사 지원을 했다가 떨어진 '산업[각주:6]'이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매우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성이었다. 츠지는 아오이에게 애니메이션 업계에 종사하는 이유를 물었고, 아오이는 고등학교 시절 다섯 동료와 함께 만들었던 '신불혼효 칠복진'처럼 나중에 다시 동료들과 모여서 의엿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이에 츠지는 나중에 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되고 싶냐고 물었지만, 아오이가 하고 싶은 것은 그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 그 자체라는 점을 그녀는 이해하질 못했다. 그러자 츠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지한 분위기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냐고 물었고, 아오이는 당연히 진지하게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 날 이후, 아오이는 원화회수를 하러 나가면서 옆에 '산업'이라는 글자가 적힌 차량과 그 안에 타있는 어떤 여성과 지나쳤다. 그리고 원화가들을 찾아간 아오이는 그들로부터 지금까지 신세진 '산업'에서 준 일을 먼저 해야 한다며 아오이가 맡긴 원화를 올리지 못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좀처럼 거절을 하지 않던 아오이의 성향 때문에 그들도 아오이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었지만, '산업'의 일이 우선인 모양이었다. 불합리에 낙담하던 아오이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서 팔고있는 명품 몽블랑으로 유명한 '살롱 드 안젤리카'의 상자를 발견했다. 아까전에 나오면서 봤던 '산업'의 차량에 있던 여성, 즉 츠지가 방문하면서 두고 간 몽블랑이었다. '산업'의 츠지는 아오이보다 먼저 와서 일을 의뢰한 모양이었고, 그 덕분에 아오이가 찾아간 원화가들은 먼저 '산업'에서 들어온 의뢰냐고 묻기 시작한 것이었다. 츠지가 냉정한 태도로 기한을 짧게 잡았었는데, 이는 시간을 들여 원화가들의 이름을 외우고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아오이와는 정반대의 태도였다. 원화가들에게 부탁의 갈림길에 서게 만드는 불합리함에 대해 막연함을 가지고 있었던 아오이는 이제서야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맥없이 돌아온 아오이는 야노로부터 좀 더 강하게 나왔어야 한다며 설교를 들었고, 아오이의 약속보다 츠지의 약속이 우선시 되는 것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불합리함과 분노를 느낀 아오이는 자신이 좀 더 노력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고, 게다가 자신에게 츠지처럼 능숙한 교섭능력이 없더라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곧이어 원화가들에게 전화한 아오이는 재촉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화를 맡아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무사니에서 오랜만에 일을 부탁하는 것이라 까다로운 점이 있으면 꼭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아오이의 말을 들은 원화가는 당황하는 모양이었으나 그녀는 기가 죽지 않고 자신의 의사, 즉 자신이 상대방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한편 타케나카로부터 온 메일에는 돌연 그가 제작진행 일을 그만두었다는 소식이 적혀 있었다. 메일로 그 이유를 물어보려는 찰나, 타케나카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는 일이 힘들어서 할 수 없다고 했다. 타케나카는 제작진행을 하면서 바로 연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고, 그는 그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보다 성우와 가깝게 지내기 위해 감독이나 프로듀서를 그 수단으로 여겼던 것이었다. 타케나카에게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던 아오이는 어쩐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무함에 탈진감을 느끼고 있었다. 타케나카처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포기해버리고 마는 사람, 츠지처럼 애니메이션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일'의 범주로서 실무를 능수능란하게 해나가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던 아오이는 며칠 후 츠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츠지는 자신들의 원화를 먼저 받도록 하게 되어 미안하다며 인사를 했고, 아오이는 원화가들이 일처리를 잘 한다며 그녀를 칭찬했으며 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아도 일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며, 일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오이의 그 말은 자신의 미숙과 질투에서 오는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츠지는 자신이 맡은 작품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만들 수 없다고 말했고, 도중에 누가 그녀를 불렀는지 제멋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오이는 츠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아오이가 회수했던 원화 봉투 수가 한 개 모자라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아오이는 급하게 야노의 호출을 받아 회사로 차를 몰았다. 혼다의 물음에 아오이는 자신의 미숙함을 원망하며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옆에 있던 야노는 확인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라며 오히려 아오이를 감싸고 돌았고, 아오이는 그런 야노의 표정을 처음 보게 되었다. 원화가에게 부족한 부분을 다시 그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며, 그것을 다른 원화가에게 부탁하더라도 기존의 원화가와 신뢰 관계가 끊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는 혼다의 모습을 본 아오이는 다시 찾아보겠다며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지만 잃어버린 원화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것은 자신 혼자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책임이 되는 문제였고, 아오이는 자신의 한심함과 아위움에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야노가 눈가에서 눈물이 배어 나오던 아오이를 달래주고 있었다.

 아오이는 다시금 원화 봉투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골판지 사이에 넣어 두었던 것을 떠올렸다. 무사히 원화를 찾아낸 아오이는 금새 평소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 조용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혼다의 말대로 실패한 일에는 만회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고 있었다.

 며칠 후, 츠지와 다시 만난 아오이는 그녀로부터 회사를 관두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츠지는 아오이가 전화로 원화가들에게 했었던 열의 있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오이와는 달리 자신은 지금까지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을 그만둔 계기도 아오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저 단순한 전화 한 통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아오이가 했던 그 전화의 내용은 너무나도 열의와 정성이 넘쳤기 때문에 츠지에게 있어서는 고뇌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츠지는 타케나카와 달리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는 아오이가 부러우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츠지는 자신이 '좋아'라고 똑바로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로 여행 업계에 들어가려는 모양이었다. 츠지의 눈에는 망설임이 없었고, 아오이는 미소를 지으며 츠지와 악수를 하고는 그녀와 헤어졌다.

 그 이후로 치즈와는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 사이에 '엑소더스!'의 4화를 맡았고, 곧이어 제3비행소녀대 제작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오이는 제작진행 일과 더불어 의지할 야노도 없이 신입들의 교육도 맡아야 했다. 아오이의 불안감은 여전했지만, 그녀느 조용히 기합을 넣으며 데스크로 돌아갔고, 자신을 기다리던 두 사람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가면서 조용히 문을 닫았다.

 

 

(2) 이마이 미도리 - 교토에서 깨어났다 / 요시나리 이쿠코

 

 아오이와 야스하라 에마가 무사니에 입사하여 각각 제작진행과 원화가, 토도 미사가 3D CG로 회사에 입사하여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무렵, 이마이 미도리는 대학에 입학하였고, 그녀가 좋아하는 안뜰의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미도리는 J.K 롤링이 쓴 베스트셀러 작품[각주:7]을 읽으며 자신도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었다. 미도리는 고등학교 시절에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었는데, 만드는 방법 따위는 아무것도 모른 채 완성했던 '신불혼효 칠복진'은 그녀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버팀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도리는 다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꿈에 한발짝 앞서간 아오이 등에 비해 아직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지만, 그녀들을 따라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시나리오를 위한 양식으로서 여러 매체들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흡수하고 있는 중이었다.

 책을 읽던 미도리는 네 시 반이 넘어서야 겨우 영상제작 워크숍이 열리는 교실에 도착했다. 미도리는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며 2주 후에 있을 자유 테마의 영상 작품 발표 과제를 함께 할 사람을 찾았다. 그리하여 함께 한 사람은 같은 학과의 사람들로, 감독의 혼조 무츠미, 조명의 미야타 유코, 촬영의 스즈키 타마미, 미술의 카토 모에코, 제작 담당의 타나카 쿠미였다. 미도리는 당연히 시나리오 담당을 맡았고, 1학년인 쿠미만이 같은 학년이었도 나머지는 모두 상급생이었다.

 시나리오를 작성하려던 미도리는 따분해지자 방구석에서 영화나 보면서 시간을 죽이기 시작했다. 호언장담을 했던 것에 비해 아직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미도리는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위해 노트북을 열어 타이핑을 쳐나갔다.

 다음 날, 미도리는 대학의 카페테리아에서 동료들에게 자신의 시나리오인 '할머니의 휴일'이라는 제목의 토미코와 에드워드의 금단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고, 당연히 모두를 감동시킬 것이라 자부했다. 그러나 미도리의 기대와는 달리 동료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들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제시하며 시나리오가 앞으로 개선되어 나가야 할 부분들을 지적했다. 그 후 집으로 돌아온 미도리는 우울한 기분에 빠졌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산더미처럼 사온 도넛을 먹고는 시나리오를 고쳐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날, 고쳐 쓴 시나리오는 나름대로 반응이 좋았고, 미도리도 다시금 자신감을 회복해 나갔다.

 본격적인 영화 촬영이 시작되고 미도리의 눈앞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했다. 미도리는 자신의 시나리오가 영상이 되는 것을 실감하며 두근두근대는 심장의 고동을 느꼈다.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가고 있다고 여길 즈음, 갑자기 쿠미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전화를 받은 쿠미는 황급히 자신이 촬영 허가를 받은 날짜가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당장 촬영 중지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 그들은 앞으로 꽉찬 일정을 생각하면 지금 하고 있는 촬영을 뒤로 미룰 여유 같은 것은 일절 없었다. 그래서 드들은 어쩔 수 없이 변두리에 있는 공원에서 촬영을 속행하기로 했다. 혼조의 말에 따르면 이런 일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미도리는 어쩐지 목구멍에서 손에 닿지 않는 가려움이 생기는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다음 날은 바다에서 촬영이 이어졌다. 혼조는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면 좋은 일이겠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방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다가, 이러한 것들은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작품을 완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변경하는 것 자체가 나쁠 수도, 아니면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변경하는 것을 그저 주어진 현실에 타협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새로운 창작의 기회로서 삼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혼조는 정답은 없을 뿐이며 단지 어떻게 느끼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 말을 건성으로 듣던 미도리는 또다시 목구멍을 간지르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예고도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영화를 촬영하던 그들은 새로운 상황에 맞춰 시나리오를 변경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도리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미도리 자신이며, 또 자신의 온 마음을 담아 쓴 이야기이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다. 미도리가 바꾸지 말아달라며 울먹거리자, 혼조는 미도리를 달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답답해 하던 쿠미는 시나리오가 영화를 만드는 모두의 것이 아니냐며 따지기 시작했고, 그 말을 알 것 같았던 미도리는 시나리오가 절대적으로 자신의 것임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미도리는 변경된 시나리오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닌 그들의 작품이라고 소리치고는 비에 젖는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그 장소를 나와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미도리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느새 미도리는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었고, 휴대폰에서는 벨소리가 울리며 메시지가 와있었다. 메시지에는 교토에 J.K 롤링이 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미도리는 지체 없이 교토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다음 날, 미도리는 교토에 입성했다. 전 날 밤, 미도리는 롤링에 대해 여러가지를 조사했고, 롤링이 사찰을 둘러보기 위해 교토를 방문한 것이라 확신했다. 미도리는 교토 안내 책자를 확인하며 금각사를 시작으로 교토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롤링으로 보이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치쳐버린 미도리는 어제 있었던 동료들과의 마찰을 떠올렸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는지는 잘 몰랐지만, 미도리는 여전히 자신이 작성한 시나리오 그대로 영화를 촬영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은 없었다. 그리고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롤링 한 명 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미도리가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데라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롤링으로 보이는 사람을 발견했다. 미도리는 롤링에게 다가갔고, 롤링은 영어로 대답하면서, 미도리는 서툰 영어로 자신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미도리의 필사적인 모습에 롤링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고, 갑자기 작은 종이 한 장만을 미도리에게 남긴 채 자취를 감췄다. 행운이라 적힌 그 종이는 신사의 오미쿠지였고, 거기에는 자신의 마음이란 원래부터 하나이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본 미도리는 아오이 등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때, 즉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모두 함께 노력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미도리는 지금까지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작품 따위는 뒷전인 채 자신이 쓴 시나리오만 생각했던 자신을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어서 도쿄로 돌아가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도쿄로 돌아온 미도리는 곧장 동료들에게 사과를 했다. 미도리는 시나리오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임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작품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도리는 교토에서 눈을 떴다며 동료로 받아달라고 말했고, 그들은 다시금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영화 상영일, 미도리는 동료들과 며칠 만에 재회했고, 워크숍에서는 상영회가 시작되었다. 미도리는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닞 기대를 하며 감상을 했다. 시간이 흘러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흘렀고, 관객들은 웃음과 눈물의 바다에 빠져 있었고, 마지막에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웃어야 할지, 아니면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는 등 여러가지 감상평을 내놓았다. 미도리는 분명 기쁘기는 했지만 어쩐지 실감이 가질 않아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며 확인을 하기도 했다.

 결국 미도리기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품이 완성되었지만, 미도리는 모두와 함께 만든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미도리는 시나리오를 쓴 장본인이 자신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것이기도 하면서 영화를 함께 제작했던 동료들의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미도리는 재차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꿈을 꾸면서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솟아나왔다. 그런 들뜬 마음과 더불어 이전보다 분명히 더욱 성장했음을 느낀 미도리는 어쩐지 아오이를 만나러 가고 싶었다. 미도리는 전보다 조금 더 가슴을 펴고 아오이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다.

 

 

(3) 야스하라 에마 - 목욕탕에 갈까요? / 다나카 하지메

 

 무사니의 애니메이터 야스하라 에마는 선배 애니메이터 두 명과 함께 키치죠우지에 있는 목욕탕에 갔다. 한 명은 에마를 '야스하랏치'라 부르며 붙임성이 좋고 수다스러운 언니 같은 느낌이 드는 이구치 유미, 또 다른 한 명은 날씬한 체구에 황갈색 머리를 했으며 욕조의 가장자리에 앉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가사와라 린코였다. 에마는 무사니의 간판 애니메이터로서 이번에 작업하게 될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액소더스!'의 캐릭터 디자인과 총 작화 감독을 맡은 린코와 같은 사람이 자신을 신경 써준다는 사실에 너무 과분하다 여기고 있었다. 특히나 내성적인 에마는 이런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했으며, 혼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두 사람 모두 연상인데다가 그다지 대화를 많이 해 본 것도 아니라서, 단순한 대화도 아닌 알몸의 교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에마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이러한 부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미는 에마에게 오늘 하루 정도는 느긋하게 있어도 좋다고 말했지만, 에마에게는 엔도 료스케로부터 받은 과제의 제출 기한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에마가 료스케로부터 과제를 받은 것은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었다. 체조라도 할 겸 바깥 계단의 층계참에 나갔던 에마는 엔도에게 불려져 원화(原畵)를 맡아달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에마가 무사니에 들어와 동화(動畵) 작업을 한지도 어느덧 1년 반이 흘렀는데, 그 정도면 동화 작업 경험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각주:8] 이 말은 스기에 시게루에게서 나온 말이었지만, 어찌됐든 무사니가 이번에 제작하게 될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액소더스!'에 있어서 외주를 맡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원화가를 확보할 필요성도 있었다. 에마는 고등학교 문화제 이후로 원화를 그린 적이 없었지만,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에마는 료스케로부터 샘플자료의 지시에 따라 원화를 그려서 다음 날 아침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던 것이었다.

 료스케로부터 받은 과제는 12~13장 정도의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이었다. 에마는 사람이나 또는 의인화된 동물을 그리는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8 그림 콘티 용지의 설명 부분에는 판타지 세계에서나 볼 법한 슬라임에 대해 쓰여 있었다. 애니메이터가 원화를 그릴 때에는 대상의 움직임을 충분히 관찰한 뒤에 그려야 하는데, 에마로서는 슬라임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볼 수 있는 대상이 도저히 짐작도 되질 않았다. 에마는 휴대폰으로 슬라임 동영상을 검색해 참고해보려고도 했지만, 그다지 성과는 없었다. 결국 에마는 책상 위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만 했고, 원화 용지는 백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시계는 오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만약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또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에마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에마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프릴이 붙은 붉은색 벨벳 드레스를 입고 리본으로 머리를 장식한 무사니의 고스로리님이었다. 에마는 애미메이터의 최상위 계층에 위치하는 린코가 자신 같은 최하층민에게 온 영문을 몰라 의아해 했다. 린코가 안아들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 목욕 바구니였고, 그 안에는 각종 세면용품들이 담겨 있었다. 린코는 자신이 가진 목욕세트의 일부를 건네면서 기분전환도 할 겸 해서 작화 룸의 사람들과 목욕탕에 가자고 얘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에마는 그녀의 권유를 거절할 수 없었다.

 에마를 포함한 수십 명의 여성 직원들이 목욕탕에 들어섰고, 입욕객의 절반 이상이 무사니의 스태프들이었다. 여기에는 안면이 있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그룹을 형성하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스무 살인 에마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결혼 또는 만남 등이 화제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에마는 적어도 또래 친구인 오이쨩[각주:9]이라도 있었으면 했지만, 그녀는 이 자리에 없는 모양이었다.

 몸을 씩고 있던 유미는 과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에마를 유심히 보더니 피부가 굉장히 좋다면서 그녀에게 다가왔다. 동북 야마가타 출신의 미녀 유미가 가까이 다가오자 에마는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유미는 그런 에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랑말랑하고 부드럽다며 에마의 몸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또 유미는 에마의 허리를 잡더니 눈쌀을 찌푸리며 살이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에마 입장에서는 단순히 최근에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뿐이었고, 방과 후에 스스럼없이 도넛 등을 수없이 군것질하던 고교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한편 독설가로도 정평이 난 유미는 에마의 가슴을 보더니 이쪽은 유감이라고 말하며 연민의 정이 담긴 시선을 보냈고, 에마는 가슴을 수건으로 가리면서 딱히 가슴 따위는 어찌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유미는 웃으면서 시선을 어디론가 돌리고 있었는데, 그 시선의 끝에는 검은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여유롭게 스트레칭을 하는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슬림한 몸매에 비표준 크기의 가슴을 지녔는데, 옆에는 린코도 있었다. 유미는 그녀의 이름이 세가와 미사토이며 작화에 대한 협의로 인해 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에마는 미사토를 이번에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그녀가 매우 숙련된 애니메이터[각주:10]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에마는 그림도 능숙하면서 여성으로서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미사토를 보면서 자신의 상대적으로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침울한 느낌이 들었다.

 에마는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그녀들을 보면서 자꾸만 자신이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당하게 그녀들과 같은 위치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오늘 중으로 과제를 그려내리라 다짐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디 크림을 짜던 에마는 자신도 모르게 너무 세게 쥔 탓에 많은 양의 하얀 크림 덩어리가 쏟아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린코는 에마에게 다가와 자신도 자주 그런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에마는 항상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그녀가 그런 실수를 한다는 것이 믿지질 않았다. 린코는 에마의 등이 초조해 보인다며 고민되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에마는 료스케로부터 맏은 과제에 대한 얘기를 털어 놓았다. 수긍한 모습을 보인 린코는 다른 사람과 얘기를 주고 받다보면 의외로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에마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이에 린코는 갑자기 선배들과 얘기하러는 것도 좀 그렇다며 좀 더 간단한 과제로 자신의 등에 바디 크림을 바르는 것을 제안했다. 린코의 제안은 에마에게 있어서 너무 뜻밖이었고, 오늘은 도통 이상한 과제들만 마주하게 되는 날이라 생각했다. 에마에게 누군가의 등에 바디 크림을 바른다는 일은 난이도가 너무 높은 것이었다. 그런 에마의 생각을 알고나 있는지, 린코는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미용실 놀이를 예로 들어주었다. 즉 어른으로서 역할 놀이는 좀처럼 힘든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것을 계기로 부담감을 떨치고 기분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좋다는 것이었다. 에마는 린코가 엉뚱한 말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녀가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하여 에마는 린코의 등에 크림을 바르기 시작했고, 그녀의 부드러움은 마치 십대 소녀의 것과 흡사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제안을 열심히 수행하는 에마의 모습을 본 린코는 그녀가 정말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젊은 아이로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유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애니메이터로서 성실함은 매우 중요한 재산이며, 벽에 부딪치는 일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성하는 사람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해주었다.

 린코가 누군가와 많은 얘기를 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것이었기에, 미사토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미사토는 에마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며 료스케로부터 정성스레 동화를 마무리해오는 신인의 얘기를 들었다며 말을 걸어왔다. 에마는 당황한 나머지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는데, 미사토는 후배가 있는 환경은 자신에게 격려가 돼서 좋다며 기본적으로 혼자 일하는 자신 쪽과 비교를 했다. 그러면서 미사토는 자신에게도 바디 크림을 발라달라고 요청했고, 에마는 역시나 거절할 수 없었다. 에마는 미사토에게 바디 크림을 바르면서 부드러움뿐만 아니라 외형대로의 상당한 중량감도 느꼈다. 미사토의 가슴을 만지던 에마는어딘지 모르게 음란한 느낌이 들면서도 부끄럽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리던 과제인 슬라임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확신을 느낀 에마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일어섰고, 그 모습을 본 린코와 미사토는 깜짝 놀라며 얼떨떨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슬라임이라는 말에 미사토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린코는 재미있는 아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목욕탕에서의 강렬란 체험 덕분에 에마는 과제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우연이기는 했지만 에마는 나중에 미사토에게 꼭 감사의 표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제 제출 날로부터 며칠 후, 에마는 린코로부터 앞으로 자신이 원화 작업을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에마는 '엑소더스!'의 원화를 맡을 예정이었고, 료스케도 에마의 그림을 매우 칭찬한 듯했다. 다만, 그 슬라임 과제는 완벽함보다는 신인의 창의력을 중시하여 미지의 주제를 통해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려는 취지가 있었다. 에마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를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다. 린코는 앞으로 고민이 있으면 다 같이 공유해야 하며, 목욕탕에 초대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에게 있어서 그 날은 묘한 일이 많이 있는 했지만, 동료 선배들이 자신을 많이 생각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된 날이기도 했다. 린코는 오늘 밤도 함께 목욕탕에 가자며 목욕 세트를 들고 있었다. 에마는 언젠가 선배들과의 어색함을 제대로 허물어버릴 수 있는 날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분투의 날들에 대한 막을 열기 시작했다.

 

 

(4) 사카키 시즈카 - 강점은 무엇인가 / Tama

 

 성우 양성소의 1층에는 본과 진급 시험을 알리는 공지가 내걸려 있었다. 현재 기초과에 속해 있는 성우 지망생 사카키 시즈카는 매일같이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시즈카는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TV 속 세상에서 악을 때려 잡는 정의의 히로인과 마법사 등의 존재들에게 동경을 품었다. 그리하여 언제부터인가 성우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을 지니며 살았고, 고교 시절에는 연극부에 들어갔다. 연기에 흥미를 느끼면서 재미를 붙여 나가고 있을 무렵, 시즈카에게 애니메이션 동호회에 들어달라며 말을 건 사람은 아오이였다. 처음의 시즈카는 어리둥절했지만 오이쨩의 진지한 모습에 애니메이션 동호회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모두가 함께 만든 '신불혼효 칠복진'은 가장 소중한 추억 중의 하나로 꼽혔다. 신불혼효 칠복진은 진짜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매우 허술했지만, 그녀들에게 있어서는 성취감과 행복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시즈카는 성우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에 도쿄로 상경했고, 도쿄는 그녀에게 있어서 신세계였다. 그리고 시즈카가 도착한 곳은 초유명 성우들이 나왔다던 성우 양성소였다. 성우 양성소에서는 간단한 필기 시험 뒤에 단체 면접이 있었다. 시즈카의 차례가 오자 면접관들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휴일에 하는 일 등 보편적인 질문을 했다. 면접관 중에는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람이 있었는데,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남성이었다. 면접이 종반에 접어들어서야 그는 시즈카를 쳐다보며 질문을 했는데,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시즈카의 강점에 대해 물었다. 잠시 동안 고민하던 시즈카는 오이쨩 일행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 면접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시즈카를 유심히 쳐다봤고, 시즈카는 애니메이션 동호회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그 후 시즈카는 성우 양성소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다.

 성우 양성소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성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성우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매일 1시간에 걸쳐 체력 단련을 했다. 댄스 수업은 여러가지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소리를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인 후, 자신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음악의 의미를 표현하는 훈련이었다. 여기에는 음감이나 리듬감도 중요했다. 이외에도 일본 무용 수업, 스피치 수업 등이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시즈카는 애니메이션 성우를 지망하고 있는데도 애니메이션에 맞춰 애프터 레코딩[각주:11]을 시켜주지 않는 점, 본과가 아니면 집에서조차 할 수 있는 근육 트레이닝을 시켜주지 않는 점 등을 납득할 수 없었다. 게다가 시간도 부족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볼 여유 같은 것은 당연히 존재할리 없었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시즈카의 시야에는 역 앞의 스크린이 들어왔고, 거기에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큐루큐루5가 절정! 절찬 방송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초유명 성우들의 이름이 화려하게 열거되고 있었다. 시즈카는 가방을 든 손에 힘을 주며 언젠가 자신도 저기에 이름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지고 나뭇잎이 갈색으로 물드는 가을, 스튜디오 안은 성우 지망생들의 땀과 열기로 가득했다. 히즈카와 같은 반인 사토코는 발성 수업이나 스피치 수업에서 시즈카가 유일하게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며 비결을 물어왔다. 시즈카는 선생님으로부터 강조 받은 부분을 매일 반복 암기할 뿐이며 따로 대단한 노력은 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사실 시즈카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근육 트레이닝을 하며, 아르바이트 중에도 쉬는 시간에도 듣기 좋은 목소리로의 강약 조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평가를 부탁하고 있었다. 시즈카는 이대로만 간다면 반드시 성우가 되거나 기획사 같은 곳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본과 진급 시험은 기초과 성우 지망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었다. 실질적으로 성우가 되는 사람은 대부분 본과에 속한 사람들이었고, 본과에 올라가면 기초과보다도 더욱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즈카의 마음속은 이미 합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확신이 가득했다.

 집으로 돌아온 시즈카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누적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오이쨩에게 전화를 했다. 오이쨩은 현재 야마가타 단기 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가끔씩 전화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중한 존재였다. 시즈카는 무심결에 약한 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오이쨩은 무슨 소리냐고 말하고는 시즈카를 격려해 주었다. 시즈카는 이상하게도 오이쨩의 말을 들으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사토코와 그 친구들에게 초대를 받은 시즈카는 본과 시험에 대해 얘기하면서 여러가지를 공유할 겸 그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사토코 일행은 잘 다듬어진 머리와 화려한 옷, 그리고 여러가지 액세서리로 장식하고 있었다. 게다가 붙임성 있는 웃음으로 시즈카를 대해 주었다. 그러나 시즈카는 아르바이트에서 설거지를 하느라 거칠고 못생겨진 자신의 손을 보면서 약간 괴로운 심정에 놓였다. 시즈카는 그 괴로움을 떨치기 위해 화제를 본과 시험으로 바꿔 얘기하려 했다. 오로지 성우에만 집중하던 시즈카와 달리 사토코 일행은 본과 집급이 되지 않으면 다른 길을 가려는 모양이었다. 그녀들이 너무 안일하다 생각한 시즈카는 상당히 난폭한 손놀림으로 커피 한 잔 만큼의 돈을 책상에 놓으며 자신은 진지하게 성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엄포를 놓고는 그 자리를 떴다.

 본과 시험이 다가오자 수업 분위기는 매우 무거워졌다. 선생님도 평소보다 엄격해졌고, 평소에 칭찬을 하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시즈카의 판단으로는 분명히 완벽하게 연습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을 받기 일쑤였다. 시즈카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본과 시험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야나기 사와코라는 학생이 성우 양성소에 합류했다. 그녀는 풍부한 성량과 유머 감각을 지닌 완벽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사와코에게는 분명 남다른 노하우 같은 것이 있으리라 확신한 시즈카는 수업이 끝나고 곧장 그녀에게 갔다. 시즈카가 사와코에게 연기 경험이 있냐고 묻자, 사와코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도쿄에서 굴지의 아역 양성소라 불리는 극단 '마코마리'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대답했다. 사와코는 작년에도 본과 시험을 치렀었지만 떨어진 모양이었고, 성우가 되고 싶어서 다시 기초과부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능숙한 실력을 보여주는 사와코조차도 본과 진급 시험에 떨어졌다는 사실에 시즈카는 그녀보다도 떨어지는 자신이 시험에 붙을 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시즈카의 자신감을 점점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시즈카는 혼자 노래방에 가서 사와코가 하고 있다는 트레이닝을 따라해 보기로 했다. 먼저 스피치 연습부터 했지만 금새 사투리가 나와버렸고, 연습 시간이 길어지자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최선인지 가늠할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무엇인 정답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었던 시즈카는 죽도록 연습을 거듭했다. 그러나 스피치 수업의 선생님이 보여주는 반응은 그런 필사적인 시즈카의 연습을 허무하게 만들기만 했고, 그녀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도 자괴감과 경멸만 늘어갈 뿐이었다. 반면 항상 지적만 받았던 시즈카와는 달리 사와코는 흐트러짐 없이 최고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사와코는 시즈카에게 목소리가 쉰 것 같다고 지적해주었고, 건조한 겨울 날씨에 무리한 연습을 거듭한 탓인지 시즈카도 목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시즈카는 바쁜 일정 때문에 좀처럼 병원에 가질 못했고, 사와코의 추천으로 '꿀 스프레이'라는 것을 사러 갔다. 사와코는 그것을 목에 붙이고 자면 다음 날 아침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진 시즈카는 생활비를 줄일 각오를 하고 개당 2천 엔이나 하는 꿀 스프레이를 거금을 들여 다섯 개나 샀다. 시즈카는 식비를 줄이기 위해 밥을 양배추로 대체한 카레라이스를 먹으며 절약 생활을 이어나갔다.

 절약 생활의 여파는 곧 체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시즈카는 댄스 수업에서 곧바로 주의를 받았고, 스피치 수업에서도 시들어 있는 목소리라는 말을 들었다. 그 후 화장실에 간 시즈카는 자신의 몰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수척한 얼굴, 생기 없는 눈, 거친 피부 등 마치 지금까지의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시험 일정 발표 이후 향상은 커녕 오히려 퇴보만 하고 있는 자신을 되돌아 본 시즈카는 역 앞에서 '큐루큐루5'의 광고 스크린을 보고 있었지만, 그것을 보고 있던 그녀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동안 누적되었던 것이 쌓였는지 시즈카는 고열로 인해 몸져눕고 말았다. 공허한 책상 위에는 꿀 스프레이가 나뒹굴고 있었으며, 그것을 사기 위해 절약한 결과를 직시한 시즈카에게는 자신의 한심함과 더불어 분한 마음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녀의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여유조차 없이 본과 진급 시험이 1주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열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쉬고만 있을 수 없었던 시즈카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연습을 계속했다. 스피치 수업의 주제는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는 것이었다. 능숙하다고 칭찬받길 원했던 시즈카는 자신의 강점이 완벽해질 때까지 노력을 거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 입소 면접 당시에 봤던 정장 차림의 남성이 메모를 하면서 교실의 입구 쪽에서 시즈카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즈카는 자신이 했던 말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계속하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갑자기 완벽하게 고쳤다고 생각한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시즈카는 울상이 되었고, 다리는 휘청거리고 있었다. 정장 차림의 남성은 어느샌가 자취를 감춰버렸고, 선생님은 낙담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너무 테크닉에만 매달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즈카는 울음을 참으며 강하게 입술을 깨물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수업이 끝나고 다가온 사와코는 시즈카를 걱정했지만, 시즈카는 그저 괜찮다고 말할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큐루큐루5'의 스크린을 본 시즈카는 성우가 되고 싶어 줄곧 노력해왔던 자신의 마음이 곧 부서질 것만 같아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시즈카는 부모님의 반대로 성우 양성소의 수업료도 본인이 직접 벌어서 지불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누르지 못하고 혼자서 도쿄까지 왔고, 매일 같이 트레이닝에 힘을 쏟았으며, 오직 성우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왔다. 그러나 본과에 올라가지 못하면 전부 무의미하게 끝나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사와코처럼 다시 반복할 만한 여유도 없다는 암울한 현실에 그녀의 마음은 무너질대로 무너졌다. 시즈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눈가를 닦는 것도 잊은 채 우는 것 뿐이었다. 그 때 휴대폰의 벨이 울렸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급한 용무일거란 생각에 심호흡을 하고 나서 전화를 받았고, 전화를 건 사람은 오이쨩이었다. 시즈카는 본과 시험도 문제없을 것이라며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금방 울음을 터뜨렸고, 영문을 모르던 아오이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시즈카는 훌쩍거리면서 성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멤버 중에서 가장 착실했던 시즈카가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자 아오이는 그녀에게 해줄 말을 신중히 고르는 것 같았다. 아오이는 통화 내내 시즈카의 울음과 응석을 받아주었다. 전화를 끊고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문득 옷장에 기대어져 있는 신불혼효 칠복진의 DVD가 시즈카의 눈에 들어왔고,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그것을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단조로운 그림과 이해할 수 없는 전개, 그리고 서투른 연기에 시즈카는 마치 어제 일처럼 애니메이션 동호회의 일이 떠올랐다. 시즈카는 애니메이션 동호회 시절 자신이 세 가지 역을 도맡아 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는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해야 할지 날므대로 생각했고 또 연기했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과거와 동료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연기를 했었다. 시즈카는 그게 너무 재미가 있었다. 그에 비해 지금의 자신은 즐기려는 마음은 결여되어 있고, 오직 테크닉에만 집중해 있었다. 이렇게 재미없게 연기를 하는데, 과연 누가 이끌릴 것인가라고 생각한 시즈카는 선생님이 해준 말을 이제서야 이해한 느낌이 들었다.

 본과 진급 시험 당일, 심사에는 정장 차림의 남성도 있었다. 그는 시즈카에게 강점을 물었고, 시즈카는 발표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내보였다. 진급 시험을 무사히 치른 시즈카는 몇 달 후 본과생이 되어 성우 양성소를 계속 다니게 되었다. 오이쨩의 전화를 받던 시즈카는 사와코의 부름에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사와코는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연기를 할 그 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우 양성소에 들어온지 1년이 된 시즈카는 아직 성우가 되기 위한 두 번째 단계에 발을 막 디딘 것일 뿐이었다.

 

 

(5) 토도 미사 - 완성시키고 싶어 / Tama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로 상경한 토도 미사는 HUL이라는 전문학교에 입학했다. HUL은 PC를 매체로 한 엔지니어와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기 위한 곳으로, 미사는 3D CG 코스를 수료하고 있었다. 미사는 고등학교 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에서 아오이 등과 함께 맹세했던 훗날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약속을 떠올리며 미래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 PC가 늘어선 교실에는 학생들이 묵묵히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HUL은 3D CG를 처음부터 배우기보다는 이미 능력이 출중하거나 취직 활동을 위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는 곳으로, 일반적인 학교의 학생같은 분위기를 내기엔 좀 거리가 먼 학교였다. 미사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익숙하지 않은 소프트웨어에 어려움을 겪었었지만, 반 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의 작업은 교재를 보지 않고도 거뜬히 해냈다.

 수업을 듣던 미사에게 옆자리의 오노다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와 전체화면으로 변경하는 방법을 물어왔다. 미사가 설명을 해주자 오노다는 후루키 선생님에게 발각되면 무섭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후루키 선생님은 부담임 같은 지위에서 조작에 서툰 학생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말투도 까칠한데다가 얼굴로 험악한 탓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강사였다. 미사는 종종 남자로 오인받기도 했다. 그녀는 항상 바지에 자켓을 걸치는 일이 많았고, 머리도 짧게 하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미사는 검은 롱헤어에 원피스를 입어 소녀다운 차림새를 한 오노다가 조금 부럽기도 했다.

 미사는 평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것은 그녀가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이 서툴다거나 또는 거북하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상의 바쁨에 얽매여 친구 만들기를 할 타이밍을 놓친 것 뿐이었다. 미사보다 한 발 앞서 도쿄에 온 에마나 시즈카에게 연락을 하려고도 했지만, 왠지 매우 바쁜 것 같아서 연락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미사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날이 많았고, 이렇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합리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혼자 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미사에게 다가온 오노다는 미사의 옆에 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미사는 일부러 말을 걸어주는 오노다가 고맙기도 했다. 미사는 자신이 만든 수제 도시락을 먹고 있었는데, 오노다는 그녀의 도시락에 흥미를 보였고, 이에 미사는 그녀의 질문에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오노다는 미사의 허락을 받아 계란말이를 하나 집어 먹고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는데, 그녀는 요리가 서툴러 보통 편의점 도시락만을 먹는 모양이었다. 오노다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본 미사는 내일은 좀 더 넉넉하게 싸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미사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펙사의 '아이뮤직'이나 '몬스터 주식회사'의 영향이 컸다. 일반적인 그림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매끄러운 질감이나 광택 등에 매료되어, 장래에는 슈퍼미디어 크리에이션즈 대표 타테이시 코우이치와 같은 3D CG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미사가 일본의 2D 에니메이션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었고, 단지 세간에서 유행하는 '모에'나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보다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좋아할 뿐이었다. 한편 게임 동영상 제작을 목표로 하는 오노다는 '드래곤 화이팅'에 필적하는 RPG게임인 '파이널즈토리아'를 매우 좋아했으며, 언젠가 게임에 나오는 동영상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오노다는 앞으로는 3D의 시대가 열릴 것이며, 애니메이션 대국인 일본이 어째서 아직도 디지털화 하지 않냐며 의문을 표시했다. 아날로그로 그려진 평면, 즉 2D에 대해 오노다의 의견을 듣던 미사는 문득 원화가를 꿈꾸던 에마가 생각났고, 도쿄로 상경하자마자 현장에서 실력을 쌓아 나가고 있는 에마의 지친 모습과는 달리 그 눈만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그것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 특유의 빛이었다. 그러므로 오노다의 말에는 일리가 있기는 했지만, 아날로그 작업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다만, HUL에서 겨우 사귀게 된 친구인 만큼 쓸데없는 말로 불화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미사는 생각하고 있는 말들을 그냥 마음 속에 담아두기로 했다. 오노다는 계속해서 3D의 전망에 대해 얘기를 늘어놓았지만, 미사의 머릿 속에는 온통 에마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어쩐지 에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신호음만이 들릴 뿐이었다. 

 미사는 항상 예습과 복습을 꼼꼼하게 챙겼다. 이를 게을리했다가는 나중에 매우 곤란할 것은 자명했다. 지금 미사가 수업을 여유롭게 들을 수 있는 것도 수면 아래에서 늘 노력해온 덕분이었다. 가끔은 한밤중이 되는 경우도 있어 수면 부족일 때도 있었지만, 소프트웨어를 다루면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는 않았다. 교실에서는 선생님으로부터의 중대 발표, 즉 학교의 운영에 협찬하고 있는 기업이 HUL에 영상 제작을 의뢰하여 그 작품을 기한 내에 만들어 납품하는 '기업 과제'를 공지됐다. 오노다는 미사에게 함께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미사도 그녀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 앞으로 주어진 기업 과제는 노래방에서 나오는 몇 분 가량의 동영상 제작이 주어졌다. 두 사람은 논의한 끝에 작품의 컨셉을 판타지풍으로 하고, 그 내용은 어느 소녀가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장남감 상자에서 공주가 도망치고 그녀를 뒤따라 장남감 병정들이 공주를 잡으려고 쫓아가는 식의 느낌으로 정했다.

 미사 일행은 과제를 준비하면서 주요  3D CG 소프트웨어인 Max[각주:12]를 사용하던 도중, 계속해서 정지해버리는 현상과 마주하게 됐다. 미사는 Max를 다루는데 있어서 매우 능숙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처음보는 오류에 대해서는 도무지 대처할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제출일자 까지 앞으로 3주가 남았으며  마지막 며칠은 렌더링[각주:13]에 투자해야 함을 고려하면 그녀들에게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미사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소재들 은 모델링을 하지 않고 2D로 그리자는 제안을 했고, 그러자 오노다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그녀의 생각에 반대의사를 내보였다. 오노다는 3D CG 그림에 2D 그림을 대면 밸런스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고, 미사는 텍스처를 바꾸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노다는 자신들이 차세대  3D CG를 다루는 자로서  그런 것으로는 타협해서는 안된다며 풀 3D CG에 대한 의사를 전혀 굽히지 않았다. 오노다가 전혀 설득되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렇게 말다툼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낭비라 여긴 미사는 자신이 한 수 접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자 오노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꾸며 미사를 껴안았다.

 미사는 처음 만들어보는 긴 영상에,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하며 작업량과 자신들의 실력을 고려하며 재검토에 들어갔다. 일정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분명  마지막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좀처럼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부엌으로 향한 미사는 최근 들어 조금씩 과자만들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가며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정한 일정을 휴대폰으로  오노다에게 보냈다.

 오노다는 편집[각주:14] 일정이 겨우 하루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미사는 편집을  이틀 이상에 걸쳐 마무리 하고 싶었지만,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미사는 지금까지의 작업을 좀 더 꼼꼼하게 해 나가면 나중에 수정할 일이 줄어들어 어떻게든 될 것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내비췄다. 약간 불안해 보이던 오노다는 그런 미사의 모습을 보고는 좀 안심한 모양이었다.

 미사와 오노다에게 이끌려  HUL과는 정반대 방향에 있는 이케부쿠로에 왔다. 이케부쿠로에 처음 온 미사의 눈 에는  큰 애니메이션 포스터, 신상품 광고, 북적이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 들어왔다. 오노다에게 이끌려 간 곳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매장이었다.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매장을 구경하던 오노다는 미사가 관심을 보일만한 게임을 추천해주었고, 미사는 각종 유명한 게임에 3D CG가 미치는 영향력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미사는 오노다와 함께 그녀가  빌려준 '박앵귀[각주:15]'를 플레이 해 보기 위해 집으로 왔다. 그런데 어쩐지 오노다는 상당히 안색이 안 좋아 보였고, 컴퓨터 를 사용하고 있던 그녀는 과제의 데이터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미사는 오노다를 진정시키며 직접 검색을 하며 찾아봤다. 하지만 과제의 데이터를 찾을 수 없었고, 당일 바로 후루키 선생님에게 사실 경위를 보고했다. 아마도 다른 학생이 공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PC에 칩입한 바이러스가 원인인 듯했다. 컴퓨터가 복구가 될 때까지는 지금까지 그녀들이 만들어온 과제물을 복구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미사는 인생에서 몇 번 맛볼 수 있을까 싶은 불합리한 사건에 할 말을 잃고 말았고, 오노다 역시도 얼굴이 창백해졌다. 후루키 선생님은 아쉽게도 과제를 제출하지 못하면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노다는 갑자기 발표 때까지 어떻게든 제출해 보이겠다고 말했고, 이에 후루키 선생님은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오노다는 미사의 동의를 구해면서 다시금 선생님에세 확인을 시켰고, 미사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답과 다르게 미사의 본심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선생님과의 얘기를 마치고 난 미사와 오노다는 즉시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이제는 더 이상 풀 3D CG로 갈 수 없다고 판단한 미사는 자신이 이전에 제안했던 2D로 처리하자는 제안을 다시금 꺼냈다. 하지만 오노다의 3D CG 지상주의는 변하지 않았고, 오노다는 하기 전부터 포기냐며 3D의 프라이드를 보여주자며 외쳐댔지만, 미사의 반응은 매우 떨떠름했다. 미사와 오노다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먹고 씻는 일 외에는 모두 과제에 시간을 쏟아부었다. 오노다의 말대로 일단 풀 3D CG로 제작을 하고는 있었지만, 작업을 하던 미사의 눈에는 이따금씩 2D를 사용해도 좋을만한 부분이 계속해서 눈에 들어왔고, 오노다가 풀 3D CG 구애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작업의 진척 상황도 좋지 못했다. 처음 가졌던 의욕에 비해  그녀들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조바심을 느꼈는지 평소 하지 않는 실수가 많아졌고 또 만들어진 결과물도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절대적으로 기한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 확신이 들면서도 미사는 오노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일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했다. 하지만 뭔가 떠오르기는 커녕 점점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미사는 셔츠에  얇은 트렌치 코츠를 걸치고 집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미사는 도리아를 주문하고는 코코아를 마시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미사는 어쩐지 모를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한 사람은 에마였고, 미사는 그녀에게 기업 과제로 인해 오노다와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미사의 얘기를 들은  에마는 펜이나 펜탭이나 모두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을 했다. 미사는 에마의 말을 되새기며 기업 과제의 목적, 노래방에 적합한 영상을 만드는 것을 생각해봤다. 2D에 3D가 가미되든, 반대로 3D에 2D가 가미되는 어느쪽이든 안 좋을리가 없고, 위화감이 들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수정해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오노다가 말하는 '타협'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미사는 에마의 말로 확신을 얻을 수 있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다만 고집이 강한 오노다를 설득시키려면 왠만한 이유로는 그녀를 납득시킬 수 없었다. 오노다를 설득시킬만한 방법 을 찾던  미 사는 오노다로부터 빌린 여성향 게임  박앵귀를 플레이해봤고, 거기에서 2D의 요소를 발견했다. 그토록 3D CG에 집착한 오노다는 분명 게임 캐릭터뿐만 아니라  배경도 풀 3D CG라 생각한 것이었다. 설득할 방법을 찾은 이상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할 필요는 없었지만, 미사는 어쩐지 처음해보는 여성향 게임인데도 어쩐지 모르게  흥미가 생겨 계속해서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다음 날, 미사는 오노다와 함께 밥을 먹고 있을 때 박앵귀 얘기를 꺼냈다. 오노다는 미사가 박앵귀를 플레이해 준 것에 매우 기뻐했다. 미사는 게임의 배경이 2D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설명했는데, 오노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 3D든 2D든지의 여부는 상관없어 하는 모양이었다. 미사는 박앵귀나 자신들이 하고 있는 기업 과제나 별반 다르지 않으며, 3D CG를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면 본말전도라고 말했다. 이대로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자신들의 작품을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을 것이라 말하며  미사는 오노다의 손을 꼭 쥐었다.

 몇 달 후, 미사는  애니메이션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 정장 차림의 아오이가 떠드는 동안 누군가가 먼저 입력한 곡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오이가 먼저 노래를 하고 있는 동안, 미사는 모니터에서 익숙한 영상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영상의 오른쪽 아래에는 'Copyright. HUL & TodoMisa &OnodaMayumi'라고 적혀 있었다.

 

 

 


 

 

 - 오역으로 인해 미흡하거나 오류가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작중 미야모리 아오이 편은 TVA 편 15화의 초반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TVA판을 보고 읽으시면 참고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이토 미치코님은 여러 애니메이션의 각본을 쓰셨으며, '로큐브!'의 시리즈 구성도 담당하셨습니다.

 - 작중 이마이 미도리 편을 쓰신 요시나리 이쿠코님은 '다마고치!'시리즈의 각본을 쓰셨습니다.

 - 작중 야스하라 에마 편을 쓰신 다나카 하지메님은 소설판 니세코이를 쓰고 계신 분입니다.

 - 작중 사카키 시즈카 편은 코믹스 시로바코 ~카미노야마 고교 애니메이션 동호회'와 함께 보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작중 사카키 시즈카 편과 토도 미사 편을 쓰신 Tama님은 애니메이션 각본을 쓰시는 분입니다.

 - 개인적으로 작중의 내용은 소설보다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야스하라 에마편은 에마의 내면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바디 크림을 바를 때의 묘사가 매우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SHIROBAKO イントロダクション (單行本)
외국도서
저자 : 伊藤 美智子
출판 : 集英社(집영사)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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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마가타현 가미노야마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술집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음식점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준이다. [본문으로]
  3. 무사시노 애니메이션의 약칭. [본문으로]
  4. 스토리와 대사 및 지문을 결정하는 각본회의, 각본회의를 통한 스토리 보드 구성, 감독과 연출의 협의를 통한 컷할당, 연출과 원화의 협의를 바탕으로 레이아웃의 결정, 회수된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원화작업, 여기에 원화와 원화 사이의 동작을 채우는 동영상 촬영 및 확인, 성우의 목소리를 불어 넣는 더빙작업이 끝나면 완성된 패키지가 되어 백색상자(시로바코; シロバコ; 白箱)가 된다. 제작진행의 임무에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1화의 작품 소재(그림 콘티, 레이아웃 원화, 동영상, 배경, 마무리 등) 및 일정 관리, 관련 작업자들 간의 조정(크리에이터를 위한 환경 조성 등), 완성을 위한 지원 등이 있다. 야노의 말에 따르면 크리에이터가 열심히 해서 좋은 소재를 올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작진행이 납기(납품기한)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5. 일본 혼슈(本州) 북부 지방. [본문으로]
  6. 山業. 별도로 읽는 방식이 나와 있지 않아 한자 그대로 표기함. [본문으로]
  7.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8. 신인 애니메이터는 일반적으로 동화를 그리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동화에는 매달 수백 자으이 할당량이 부여되는데, 여기에는 매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때문에 이런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독자적으로 원화 연습을 해야만 진정한 원화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9. 에마가 미야모리 아오이를 부를 때의 애칭. [본문으로]
  10. 작화가 세심하면서도 매우 빠르기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본문으로]
  11. 영화를 만들 때 화면을 먼저 촬영한 다음, 그 후 화면에 맞춰서 음이나 대사를 녹음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12. '3D Studio MAX'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13. 렌더링은 수치와 방정식으로 서술된 2차원 혹은 3차원 데이터를 사람이 인지 가능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과정으로, 2차원의 화상에 광원·위치·색상·그림자·농도의 변화 등과 같은 3차원 질감을 넣음으로써 컴퓨터 그래픽에 사실감을 추가하게 된다. [본문으로]
  14. 3D 소프트웨어로 만든 영상을 순차 정지 화면으로 편집 소프트웨어로 연결하여 처리 및 조정하는 최종 작업에 해당한다. [본문으로]
  15. 薄桃記(박도기); 여성향 게임이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박앵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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