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 -퀄리디아 코드-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 -퀄리디아 코드-

2017. 4. 17. 18:32라이트노벨 줄거리/프로젝트 퀄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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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권

 

퀄리디아 코드

 

프로젝트 퀄리디아

 

 

 

 

 

 

 ▷ 작가 : 사가라 소우
 ▷ 그림 : 칸토쿠
 ▷ 번역 : 정우주
 ▷ 장르 : 학원, 판타지, 이능, 액션
 ▷ 내용 : 항만 방위도시 도쿄[각주:1]의 학생 스자쿠  이치야가 어릴적 만났던 카나리아와 재회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

 

 

 

 

 

 

 ▷ 스자쿠 이치야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공과[각주:2] 2학년. '중력 제어할 수 있는 세계'를 지녔다. 일반적인 감정이 결여되었으며, 매우 직설적인 언행을 보인다. 더불어 극도의 인류애가 있다. 도쿄 내에서는 차석인 우타와 쌍벽을 이루는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었지만, 1년 전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공과로 전출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는 듀얼이 아니라 싱글이기 때문에라도 전투과에 배속될 수 없었다. 그는 '차일드 콜드 슬립[각주:3]'에 들어가는 것이 약간 늦어진 덕분에 인류와 언노운이 전쟁하는 것을 직접 경험을 했다고 한다.

 

 

 ▷ 우타라 카나리아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2학년 전투과. 어릴 적 언노운의 침공 때 이치야가 우연히 만났던 소녀. '노래를 통해 아군의 능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적군인 언노운의 움직임을 둔화시키거나 물러나게 만드는 효과를 지닌 세계'를 지녔으며, 세계를 선보인 그녀는 '가희(歌姬)'이라는 이명이 붙었다. 굴하지 않는 강한 근성을 지녔으며, 순수하고 밝은 면모를 보여준다. 전투과로서 전투능력 자체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 우카이 츠구미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2학년 공과. '모든 사물이 가진 미래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세계'를 지녔다. 항상 이치야와 붙어다니며, 인간이 가지는 일반적인 감정이라는 것이 결여된 이치야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타카조 우타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3학년 공과. 도쿄 도시 서열 2위. '텔 레파시로 말을 전달할 수 있는 세계'를 지녔으며, '스트레인지 보이스[각주:4]'라는 이명을 지녔다. 그녀는 세계를 이용해 후방에서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 사령탑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마녀와 같은 의상을 즐겨 입으며, 작은 체구를 지녔다.

 

 

  ▷ 하시비로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1학년 전투과 . 도쿄 도시 서열 1위. 코스케의 친형으로, 1권의 작중에서는 '드레드 헤어의 소년'이라고만 서술되며, 2권에서 이치야가 그를 성인 '하시비로'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다. 이치야와 마찬가지로 강한 인류애를 보여준다.

 

 

 ▷ 토에 모모카

 

 - 방위도시 도쿄 학원 고등부 2학년 전투과 . 작중에서는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소녀'로 서술되며, 중반부에 모모카가 진로지도 정보국을 찾아온 시점부터 이름이 언급된다. 전투과를 목표로 했던 중등부 시절의 이치야가 목표로 삼았던 동급생이었다고도 한다.

 

 

 

 

 

 

(1) 소녀의 단죄

 

 

(2) 가짜 공주의 우울

 

 중앙사령동 5층 제1작전실에는 도쿄 도시 차석인 타카조 우타로부터 호출을 받은 우카이 츠구미가 먼저 와있었고, 곧이어 스자쿠 이치야도 도착했다. 츠구미는 창문을 열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오른발을 창틀에 걸치고 왼발을 공중에 내민 상태로 서있었다. 츠구미는 이치야가 온지도 모르고 환청이 들린다며 뛰어내릴 듯했고, 이치야는 그런 그녀의 목덜미를 붙잡아 끌어내렸다.
 츠구미가 뛰어내리려했던 이유는 이치야 때문이었다. 1학년 시절 츠구미는 제법 반반한 얼굴에다가 성적도 출중하면서 노력까지 겸비한 이치야에게 반했고, 그에게 고백을 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보기 좋게 차이고 말았고, 이후 츠구미는 놀림을 받으며 이치야와 함께 파트너가 되어야 했다. 이런 것도 모자라, 이치야는 츠구미를 최고라며 띄워준 것도 오직 그녀가 가진 세계 때문이었고, 사람으로서 츠구미는 어떻든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인간미나 센스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이치야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편 이치야와 츠구미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게이트 포인트에서 언노운 십여체가 출현했다는 경보가 울리고 있었다.

 

 

(3) 전사의 직분

 

 2049년, 미나미칸토 항만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도쿄의 도쿄만에는 언노운 13체가 출현했다. 항만 방위도시 도쿄의 전투과에 소속된 전사들은 하시비로의 지시에 따라  언노운의 침공에 맞서 싸웠다. 도쿄의 전사들은 '출력병장[각주:5]'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세계를 구현했다. 이는 카나가와나 치바에는 없는 무기였다. 그곳에서 함께 싸우던 토에 모모카는 하시비로에게 구해졌지만, 전임 수석이 불상사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가  운좋게 수석이 될 수 있었다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하시비로는 강했고, 동료들에게도 환영을 받도 있었다. 하시비로는 인류가 강하며, 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이치야도 마찬가지였지만, 공과인 이치야의 말을 누구하나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다.

 

 

(4) 마녀의 전언

 

 방위도시 안에서는 승전보가 전달되어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전투를 마치고 온 이치야와 츠구미는 다시 약속장소에서 우타를 기다렸다. 뒤늦게 나타난 우타는 이치야와 츠구미가 함께 중앙 사령부 직속의 진로지도 정보국[각주:6]이라는 부서로 전출이 결정되었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리고 이 결정은 이치야와 츠구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강제적인 것이었기에, 둘에게는 거부권이 있을 수 없었다. 츠구미는 진로지도 정보국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토로했지만, 스자쿠는 상부의 명령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5) 전사의 일상

 

 휴일을 맞이한 모모카는 지난번 전투에서 구해진 답례로 하시비로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모모카는 쑥쓰러워하며 동료를 알기위한 것의 일환이라고 둘러댔고, 하시비로는 이것 또한 업무의 범주에 해당하는 것이라 이해하고 있었다. 하시비로는 모모카에게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테니 따라가주겠다고 말했고, 모모카는 하시비로가 자신을 리드해주길 바랬는지 약간 뾰루퉁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하시비로는 갑자기 좀이 쑤시기 시작한다며 트레이닝을 하자고 제안했고, 모모카는 역시나 하시비로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6) 악마의 재판

 

 진로지도 정보국에 오게 된 한 남학생은 이치야에게 지도를 받고 있었다. 남학생은 자신이 전투과라는 자긍심이 강한 것을 넘어 매우 거만했고, 수석이 자신을 이곳에 오게 한 것에 대해 매우 불만이 많아 보였다. 남학생는 공중을 날 수 있는 세계와 공기 중의 수증기를 응결시켜 얼음의 칼날로 바꾸는 세계를 지녔고, 이치야는 남학생의 능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를 계속해서 자극했다. 싱글이라며 이치야를 깔보며 듀얼로서 우월감에 가득찬 남학생은 흥분한 상태로 이치야에게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남학생의 세계는 이치야의 세계에 비해 월등히 약한 세계였기 때문에, 그는 이치야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이치야는 남학생이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라 말하면서 그를 계속해서 독려했지만, 남학생은 몇 번이나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결국 남학생은 이치야의 테스트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음이 무너져내렸고, 이치야가 다시 날아보라고 해도 울면서 못하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이치야와 츠구미가 속칭 추방과에 온 것도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었는데, 이치야가 이런 식으로 전투과의 학생들을 굴복시킨 건도 십수명에 달하는 지경이었다. 이치야는 전투과의 학생을 격려하는 동시에 동기부여를 해주려는 의도였지만, 츠구미는 그런 이치야가 인간으로서 최악이라며 이곳의 일을 전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이치야에게 괴롭힘이나 다름없는 꼴을 당했던 그 남학생이 휴게실에서 나오자, 이치야는 과거에 좋은 실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치야는 현재 수석인 하시비로와 차석 우타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들이 그가 약해지게 된 원인이냐고 물었다. 남학생은 불쑥 '이 세계에는 망령이 있다'고 말하고는, 동료를 험담할 수는 없다며 더 이상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7) 전사의 고독

 

 하시비로의 말에 따르면, 전투과에서 작성한 부적격 학생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이 차례로 전과 신청을 하고 있으며, 이미 그 숫자는 7명에 달했다. 하시비로는 통신 단말로 우타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는 우타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물었다. 그 이유는 최근 우타의 세계는 통신 단말의 향상으로 인해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녀는 보급과에서 단순한 조력을 할 뿐이 기 때문이었다. 하시비로의 말을 듣는  우타는 별말이 없었고, 그는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타를 크게 의심하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하시비로와의 통신을 끊은 우타는 방구석의 한 켠에 웅크리고 있었다. 우타 의 세계는 더 이상 통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이제 절벽에 몰려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타는 고독한 방 안에서 이 세계를 부숴줄 히어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8) 천사의 추억

 

 이치야는 남학생이 말했던 망령에 대해 신경이 쓰였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조사하려는 듯했다. 츠구미와 얘기를 나누던 이치야는 냉동 수면[각주:7]에 들어가기 전인 다섯 살 때에 만났던 한 소녀에 대해 말해주었다. 이치야는 언노운의 침공으로 인해 폐허 속에 내던져진 상태였었는데, 부모님과 떨어져 울고 있는 이치야에게 다가와 그를 웃으며 달래주었던 사람이 그 소녀였다. 그리고 이치야는 이를 계기로 강해지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이후 이치야는 바로 바로 뒤에 있던 피난소에서 부모님과 재회할 수 있었지만, 그 소녀는 끝내 부모님과 재회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이치야는 그 연상의 소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이름도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했다. 츠구미는 우타가 그 소녀일 것이라고 넘겨짚었지만, 이치야가 냉동 수면에 돌입한 지하 쉘터는 전투로 인해 붕괴되어 그를 제외한 생존자를 회수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 소녀는 죽었을 것이 확신시 됐었다. 그런 대화를 나누던 이치야와 치구미에게 통신 단말을 통해 다음 대상자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그 화면에는 우타라 카나리아라는 과거의 이치야가 만났었고 자신을 '잇짱'이라 부르던 천사같은 소녀의 사진이 나와 있었다.

 

 

(9) 전사의 망령

 

 하시비로를 비롯한 전투과 1반 학생 십여 명 은 방위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도달할 수 있는 곳 , 30년전 언노운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된 도시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도쿄만 게이트를 제외하면 언노운이 출현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했기 때문에, 하시비로는 따분하다는 듯이 하품을 했다. 일부 학생들은 어째서 이런 임무를 해야 하냐며 불평을 했고, 그 이유를 얼마 전에 전학온 카나리아에게 돌렸다. 카나리아가 싱글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하시비로에게 는 듀얼인지 싱글인지의 여부는 상관이 없었으며, 오로지 중요한 것은 강함의 척도였다.
 몇 시간 후 할당지역을 다 돌고난 하시비로는 인원 점호를 시작했는데, 카나리아의 모습만이 보이질 않았다. 술렁이는 동료들 속에서, 하시비로는 '망령'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10) 가희의 공포

 

 카나리아는 얼마 전 도쿄에 온 전학생이었는데, 자신에게는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아침마다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하는 듯했다. 츠구미가 카나리아에게 곤란한 일이 없냐며 묻자, 카나리아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대답했는데, 그 말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 이치야는 그녀에게 하늘을 날아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카나리아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전혀 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어떻게든 해보겠다며 방방 뛰어대고 있었다. 이치야는 카나리아가 자신과 똑같은 2학년이기 때문에 그녀가 어릴적 만났던 추억의 그녀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한편으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며 동료를 믿는 카나리아가 어째서 추방과로 분류되었는지 납득이 가질 않았다. 그 때, 카나리아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치야와 츠구미에게는 할 얘기가 있다며 텔레파시가 날아왔다.
 우타는 카나리아에 대한 기초 정보가 오직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들뿐이며, 이전에 있었던 곳의 데이터도 모두 삭제되어 있었다며 정체 불명의 소녀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시기에 전학을 온 것은 카나리아가 거의 처음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흔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우타는 다른 도시가 얽힌 모종의 음모가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치야도 카나리아가 스파이일 가능성을 생각하며 의구심을 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누구보다도 연습을 열심히 한다는 점에서 이런 의혹과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만, 카나리아에게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느 누구 한 명도 그녀를 목격한 사람이 없으며, 잠시 시간이 지난 뒤에 불쑥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다른 도시의 삭제된 데이터를 보급과가 복구한 일부에 의하면, 카나리아는 친언노운파라는 의혹이 있는 모양이었다. 우타는 이 시기에 전학 온 점, 날 수도 없는데 강하게 전투과를 지원한 점, 최근에 친언노운파에 대한 정보가 많이 접수된다는 점, 다른 도시에서의 혐의가 있는 점, 임무 중에 종종 모습을 감추는 점 등을 들며 카나리아를 의심했고, 그것은 이치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츠구미는 어쩐지 복잡한 심정이 드는 모양이었다.
 이치야는 카나리아의 진짜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녀에게 방위도시 도쿄의 전사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라고 했다. 그러자 카나리아는 인적이 드문 화장실로 갔고, 그곳에서 수영복 차림을 했다. 뜬금없는 카나리아의 수영복 차림에 당황한 이치야가 그녀에게 수영복을 입은 이유를 묻자, 카나리아는 물놀이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전사로서 언노운을 적대한다는 점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부끄러워하는 스자쿠는 카나리아가 전사임을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말했고, 카나리아는 계속해서 더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때마침 첫수업의 예비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복도 쪽에서는 중등부 학생들이 이동하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치야는 미처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한 채 카나리아만 화장실의 앞에 있는 순간, 중등부 여학생들이 카나리아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학생들은 카나리아가 단순한 마조히스트라 여기고는 수업에 늦지 않으려는 듯 금새 가버렸다. 이치야는 카나리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그녀를 다시 화장실 안에 들여보내 옷을 갈아입게 했고, 속으로는 첫승부가 그녀의 본성을 끌어내지 못한 패배로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치야는 카나리아를 옆에 있던 가정과 교실로 데려갔고, 전사라면 어디서든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테니 그 능력을 선보이라고 했다. 이치야가 자신의 소속을 밝히며 여학생들에게 협조를 구했고, 카나리아가 모습을 드러내자, 여학생들은 아까 본 마조히스트라며 카나리아에게 달려들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모여든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인 카나리아는 오른손에 지팡이를 구현해 자신의 세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카나리아의 노래를 들은 이치야의 눈에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그는 지금까지 결여되어 있었던 '감정'이라는 것을 일순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져왔던 이치야가 정신을 차리자, 자신의 몸을 순환하는 오라가 증폭한 것을 느꼈다. 그리고 카나리아의 세계는 누구보다도 전투과에 어울리는 능력임을 확신했다.
 카나리아를 지하 훈련실로 데려간 이치야는 그녀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카나리아는 이치야가 가진 힘의 1할 미만에도 대응을 하지 못했는데, 이치야는 그런 카나리아의 약함을 보고는 시시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치야는 카나리아가 그저 힘이라는 부분에서 그저 역부족이었음을 깨닫고는 훈련을 받고 싶다면 힘이라도 기르라며 차갑게 말하고는 그 자리를 나왔다.
 중앙 사령부 집무실에 찾아온 모모카는 최근 들어 전투과에서 전과를 신청한 학생들이 늘어났다며 스자쿠와 우타에게 따지고 들었다. 또한 진로지도 정보국은 우타가 차석의 지위로 제멋대로 만든 것에 불과하며, 최근 들어 우타의 성과가 좋지 않은 우타가 과거의 성적만으로 차석을 유지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고 모모카는 전투과장과 하시비로에게 보고해두겠다며 경고를 하고는 나가버렸다. 밖에서 몰래 엿듣고 있던 츠구미는 모모카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우타를 걱정했고, 다음 랭킹 발표에는 우타의 차석 지위가 상당이 위태롭다는 이치야의 말을 듣고는 더욱 염려하는 듯했다. 이치야는 통신 단말의 성능 향상으로 인한 범용성의 증가로 인해, 우타의 세계는 더 이상 필요해지지 않는 것에 납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효한 세계를 발현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능력에서 비롯되는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임을 강조했다.
 공과장의 통보에 따르면 이치야와 츠구미는 차석의 권한으로 인한 특별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취급되었다고 했다. 또한 우타가 제멋대로 만든 진로지도 정보국 활동은 중앙 사령부 회의를 거치지 않은 안건이었기에, 이 부서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들이 정식이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모모카의 말에 따르면 리스트에 올라 이치야에 의해 이미 전과가 결정된 학생들은 더 이상 전투과로 돌아올 수도 없는 모양이었다. 이치야는 모모카에게 아직 전과가 결정되지 않은 카나리아에 대해 물었는데, 모모카는 카나리아가 전투과에서 퇴출되어야 한다는 생각 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녀를 감싸주기까지 했다. 이치야는 카나리아를 리스트에 올린 사람이 전투과의 장본인이 아니라 우타라고 생각했다. 한편 이치야에게 카나리아의 룸메이트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카나리아가 연락이 되질 않는다고 했다.
 이치야는 설마하는 심정으로 지하 모의 훈련장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는 커다란 역기를 몇번이씩이나 들어가며 일어섰다가 쓰러지기를 반복하는 카나리아가 있었다. 카나리아는 드디어 100kg을 짊어질 수 있게 되었다며 기쁨으로 이치야를 반겼다. 이치야는 카나리아가 단순한 스파이나 친언노운파가 아닌, 오직 의지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낼 수 있는 괴물같은 존재라 판단했고, 그의 귓가에는 아직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카나리아의 음성이 메아리치듯 들려왔다. 아직도 의욕이 넘쳐 다음 해야 할 일을 묻는 카나리아를 본 이치야는 그녀에게서 위험성과 두려움을 느꼈고, 더 이상 훈련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엄청난 인류애를 가졌던 이치야는 영원히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보일줄 모르는 카나리아에게 덜덜 떨며 뒷걸음치더니, 결국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치야는 우타에게 카나리아의 정체에 대해 물었지만, 우타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에 있을 언노운의 공습이 시작되면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더 이상 연락이 두절되었다. 이치야의 눈에는 이 세계가 평소와 다름없는 세계로 보였지만, 자신이 히어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히어로의 눈에는 세계가 다르게 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11) 전사의 함정

 

 심야의 도쿄만에는 도쿄의 소년소녀들이 언노운과의 전투를 위해 집결해있었다. 그 중의 한 명이 카나리아가 없다고 말했지만, 하시비로 는 상관없다고 말하고는  전투원들을 이끌고 언노운에게 돌입을 시작했다. 한편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던 카나리아는 귀신 따위는 없다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그런 카나리아의 앞에 나타난 이치야는 그녀를 전장에서 도망친 현행범이라 부르고 있었다.

 

 

(12) 망령의 기만

 

 카나리아의 앞에 나타난 이치야와 츠구미는 그녀에게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 카나리아는 부들부들 떨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는데, 그녀는 이상하게도 수영복 차림이었다. 츠구미가 어째서 그런 복장을 하고 있냐며 묻자, 카나리아는 수영복이야말로 전사의 복장이라 대답했다. 이치야는 카나리아가 수영장에 가는 것이라고 했고, 카나리아는 이치야에게는 숨길 수가 없다며 시인하듯이 말했다.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는 츠구미는 두 사람의 세계관에 의구심을 품으며 카나리아와 이치야의 뒤를 따라갔다. 카나리아의 인도에 따라 도착한 곳은 수심이 얕은 어떤 호수였다. 그리고 잠시 뒤, 고무보트를 탄 소년들이 이치야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방위도시에 있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었는데, 지금까지 카나리아가 몰래 물자나 식량 등을 지원해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카나리아가 강하게 전투과를 지원한 이유도 밖으로 자유롭게 활보하기 위한 구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치야는 어째서 이러한 사실을 알려오지 않았냐고 카나리아에게 물었는데, 카나리아는 이러한 사실은 경계 임무를 서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것이었으며, 암묵적인 합의로 보지 못한 것으로 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인류가 자랑하는 방위 시스템에 낙오자가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자행되어 온 것이었다. 이치야는 관리국에 의해 탈락된 사람들이 친언노운파라 불리며 배제되어 개인 데이터마저 삭제되어 '망령'이라 불리는 사실을 직면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치야의 내면에는 여전히 그들이 인류애의 대상이 되지 않는, 그저 인류에 공헌하지 못하는 무능한 인간들이라 여겨졌다. 카나리아는 타인을 돕지 않는 삶에는 의미 따위가 없다며 이치야의 생각을 부정했다. 이런 카나리아의 생각은 이치야에게 있어 위선이며 아무런 이점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모든 것을 사랑함으로서 얻는 단순한 자기만족에 불과하더라도 카나리아에게 있어서는 확고한 신념과도 같은 것이었다. 카나리아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치야는 카나리아가 광기에 의해 이상해져버린 것이라 했고, 카나리아는 예전의 이치야, '잇짱'이라면 이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치야는 눈만을 꿈뻑거리며 카나리아와의 재회를 마주했다.
 옆에서 이치야와 카나리아의 재회를 지켜보고 있던 츠구미는 카나리아에게 냉동 수면기 찌그러졌는데 어떻게 살아났냐며 그 영문을 물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카나리아가 그 대답을 하기도 전에 이치야에게 우타의 텔레파시가 도달했다. 그리고 이치야는 도와달라며 애원하는 텔레파시가 부르는 곳을 향해 떠나가기 시작했고, 카나리아는 그런 이치야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13) 전사의 논리

 

 항만 전선부에 전개한 전투과 1반은 언노운과의 전투에 돌입했다. 언노운의 수는 평소보다 많았고, 하시비로의 지시에 의해 전투가 수행되었다. 하시비로는 동료의 이름을 잘 외우지 않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전투 중의 그는 동료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외견의 특징 등으로 부르기 일쑤였다. 모모카는 그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약간 불만이 있어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진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 모모카는 언노운의 공격에 의해 추락하기 시작했고, 하시비로는 두 번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모모카를 무시한 채 그녀가 놓친 언노운을 상대했다. 모모카는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뻗은 채 바다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후 하시비로는 언노운의 증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진형을 유지하고 다시 전투를 재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료들 중의 일부는 모모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하시비로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모모카는 실력으로서 실격이라며 일관했다. 하시비로에 의해 일축된 그들은 다시금 쓰러뜨려야 할 언노운을 향했고, 그들에게  모모카는 더 이상 안중에 없었다.
한편, 낙오된 모모카는 분명  자신을 구해주고도 남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해주지 않은 하시비로에게 의구심을 품었다. 모모카는 언노운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하시비로와 보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러나 남은 것은 허공에 울려퍼지는 모모카의 고통스러운 신음뿐이었다.

 

 

(14) 『세계』

 

 방위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항만부에 도착한 이치야는 한 마리의 언노운과 싸우다가 쓰러진 우타의 모습을 발견했다. 사실 이곳에서 잔해 철거 임무를 수행하던 우타는 언노운에게 쫓기던 모모카를 돕다가 언노운에게 당했던 것이었고, 근처에는 모모카도 쓰러진 채 파도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타에게 있어서 같은 공과인 사람 중에 유사 비행 능력을 가진 사람은 오직 이치야 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타는 이치야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던 것이었다. 전투과의 나머지 동료들은 이미 모두 자취를 감춘 상태였고, 홀로 남겨져 무력해진 모모카는 두려움에 휩싸여 마음이 완전히 무너져내린 모양이었다.
 전투가 끝나고 도쿄 진영에는 승리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시비로는 모모카의 귀환을 확인만을 하고는 그 자리를 떴고, 모모카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말없이 울고만 있었다. 하시비로는 모모카와 시선이 마주치자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말만 하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그러자 우타는 버려진 모모카가 이치야가 아니었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시비로에게 따졌지만, 오히려 그는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는 사이에 무엇을 연연해 하는 것이냐며 반문을 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금 씨익 웃어보였다. 하시비로에게 있어서는 전투과로서 이겨야한다는 의무가 있으며, 거기에 따르는 약간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한 것이야말로 정의라고 말한 하시비로는 비상 능력 같은 규제는 없애버리고 이치야와 함께 싸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를 떴다. 하시비로의 말을 들은 이치야는 누군가가 버려져야 한다는 사실에 자신의 '세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고, 이렇게 비틀거리는 세계를 어떻게 하겠다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말을 꺼내다 말았다. 아직도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이치야는 앞으로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막연함만큼은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 퀄리디아 코드의 방위도시 도쿄 진영의 배경이야기에 해당됩니다.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 1
국내도서
저자 :
출판 : 서울문화사 201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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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약 1만 명이 넘는 학생이 소속되어 있다. 학생들은 능력, 즉 자신이 보유한 '세계'에 따라서 과가 배정된다. 대언노운 전선에서 직접 전투를 펼치는 전투과, 전투 기술의 개량 및 발전을 담당하는 공과, 중앙 의료국을 보조하는 위생과, 사무 등의 데이터 처리 및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보급과, 도시 경제 활동을 담당하는 상과 등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방위도시의 소년소녀들은 한 개의 고유능력인 세계를 지니고 있는데, 하늘을 날 수 있는 비상의 세계를 가진 자는 다른 고유 능력을 가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따라서 방위도시에서는 퀄리디아 코드를 지닌 자들 중에서 싱글이 아닌 듀얼 코드를 지닌 자들을 우선적으로 소집하여 전투과에 배속시켰고, 듀얼 코드가 없는 학생은 전투과에 배속시키지 않는다는 불문율의 규칙까지 존재한다.(이는 미나미칸토 관리국이나 도쿄 수석이 정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 결과로 인해 듀얼 코드를 지닌 자들에게는 싱글 코드에 대해 선민의식이 팽배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은 해상도로가 잘 구축되어 있는 카나가와나 치바에는 해당되지 않는 도쿄만의 특징인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도쿄에서 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하늘을 나는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2. 고등부에는 랭킹 시스템이 존재하며, 공적을 통해 얻은 점수로 랭킹이 부여된다. 랭킹의 순위에 따라 받는 대우는 천차만별이며, 랭킹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성과의 척도는 언노운과의 전투가 대부분이다.(전투과에서 직접 전투를 하지 않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세계'는 거의 드물다) 따라서 대부분의 방위도시에는 다른 부서들에 비해 전투과가 가장 선호되며, 상위 랭크에 속한 사람들도 대부분 전투과가 차지하고 있다. [본문으로]
  3. 언노운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직후의 대언노운 국가 프로젝트를 말한다. 선행적으로 장려금을 내세워 빈민층의 아이들을 모집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을 냉동 수면 상태로 만드는 것을 그 골자로 한다. 냉동 수면 상태에 빠진 아이들은 꿈을 꾸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여 이능력을 몸에 익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방위도시라는 시스템 및 인프라가 구축되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4. 천리의 마녀. [본문으로]
  5. 방위도시의 소년소녀들이 지닌 이능의 힘인 세계를 효과적으로 구현시켜주기 위한 단말기를 말한다. 세계는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본문으로]
  6. 학생 개인이 보유한 능력에 따라 진로의 상담과 연결을 보조해주는 부서이지만, 주로 '부적격 학생 리스트'를 관리하면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을 전과시키는 '추방과'라고도 불린다. [본문으로]
  7. 세계를 발현시키기 위한 기간인 냉동 수면은 '꿈꾸는 계절'이라고도 불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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