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017. 2. 17. 15:31라이트노벨 줄거리/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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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1권

 

 

 

 

 

 

 ▷ 작가 : 타니가와 나가루

 ▷ 그림 : 이토 노이지

 ▷ 번역 : 이덕주

 ▷ 장르 : 학원, 판타지, 타임리프

 ▷ 내용 : 현립 키타 고등학교에 입학한 쿈이 스즈미야 하루히와 만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

 

 

 

 

 

 

 ▷ 쿈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5반. 특이한 점은 주인인 그의 이름만이 언급되지 않았고[각주:1], 그의 여동생이 붙여준 별명인 '쿈'으로만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에서 하루히가 유일하게 대화 상대로 인식하는 인물이다. 원래는 지극히 평범한데다가 성가신 일에는 휘말리지 않으려 하는 나른한 사람을 추구했었지만, 하루히와 엮이게 되면서 어느 누구보다도 특별한 인간이 되고 만다.

 

 

 ▷  스즈미야 하루히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5반. SOS단을 설립한 장본인이자 단장. 어릴적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오로지 특이한 것만을 추구하며, 이런 것들을 발견해 오로지 재미있게 논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본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수한 성적, 반반한 외모, 뛰어난 운동신경 등에 이끌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반대로 그녀의 본성을 아는 사람들은 좀처럼 그녀에게 말조차도 걸지 못한다. 히가시 중학교 시절부터 괴짜같은 행동을 시작해왔다고 하며, 제멋대로인 언행을 구사한다.

 

 

 ▷ 나가토 유키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문예부. SOS단. 그녀의 정체는 '생명체 콘택트용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라고 정의되는 우주인. 부실에서는 항상 책만 읽으며 조용하게 있다. 감정이 결여되어 있지만, 쿈과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씩 감정이 쌓여가고 있는 듯하다.

 

 

 ▷ 아사히나 미쿠루

 

 - 키타 고등학교 2학년.SOS단 부단장. 미래에서 온 미래인. 귀여운 외모를 지닌 여학생으로 SOS단의 마스코트로서 하루히에 의해 영입되었다. 마음이 약하며 항상 하루히에게 휘둘리고 있지만, 하루히가 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에도 항상 착실하게 그것을 수행해나가는 성실함을 보여준다.

 

 

 ▷ 코이즈미 이츠키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9반. '기관'이라는 조직에 소속된 초능력자. 수수께끼의 전학생이라는 명목으로 하루히에 의해 SOS단으로 영입되었다. 여러가지로 쿈에게 도움을 주며, 항상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유키와 같은 존재들을 'TFEI 단말'이라고 부른다.

 

 

 ▷ 타니구치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5반. 쿈의 급우로, 하루히와 같은 히가시 중학교 출신이다. 전교 여학생에게 등급을 매기는 등 이성과의 교제에 매우 많은 관심을 보인다. 기본적으로 촐랑거리는 캐릭터이다.

 

 

 ▷ 쿠니키다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5반. 쿈의 급우이자 같은 중학교 동기이다. 상위 성적권을 유지하는 성실한? 인물이다.

 

 

 ▷ 아사쿠라 료코

 

 - 키타 고등학교 1학년 5반. 반장. 유키와 같은 우주인이다. 하루히를 근접해서 관찰하는 유키를 보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감정이 결여된 유키와는 달리 인간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학교에서는 성적 우수에 용모단정한 모범생으로 누구에게나 친절해 나름 인기도 있다.

 

 

 

 

 

 

(1) 프롤로그

 

 

(2) 제1장

 

 중학교를 졸업한 쿈은 학군 내의 현립 키타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1학년 5반에 배정된 쿈은 출석번호 순서에 따라 자기소개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서 스즈미야 하루히라는 여학생의 차례가 되었고, 그녀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관심이 없으며,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가 있으면 자신에게 오라고 시원스레 말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버렸다. 그 후, 교실은 약 30초간 침묵을 유지했고, 별다른 생각없이 있었던 쿈에게는 하루히라는 여학생이 강하게 뇌리에 박히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조회가 시작하기 전, 쿈은 뒷자리에 앉은 하루히에게 어제 했었던 자기소개와 관련하여 그녀의 생각을 물어보기 위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하루히는 다짜고짜 쿈에게 우주인이냐고 물었고, 아니라는 그의 대답을 듣고는 말걸지 말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어쩐지 패배자가 된 느낌의 쿈은 담임인 오카베 선생님의 등장으로 돌아서 앉았는데, 반 애들 중의 몇명이 그런 쿈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고 있는 것이 그의 시야로 들어왔다.

 중학교 시절, 하루히와 3년간 같은 반을 했었던 동급생 타니구치는 요전에 하루히에게 말을 걸었던 쿈에게 그녀가 이상한 녀석임을 설명했다. 하루히의 기이한 언행은 꽤나 오랫동안 지속돼온 모양이었고, 특히 운동장에 선을 긋는 석회가루로 우주인을 부르기 위해 기이한 형상의 그림을 그린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고도 했다. 쿈은 하루히가 단순 장난이 아닌 상당한 진심으로 이상한 행동을 해왔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타니구치는 이미 1학년 여학생 전체를 스캔하여 A부터 D까지 등급을 매겨 분류했는데, 단순히 외만 따졋을 때의 하루히는 A랭크에 속하는 모양이었다. 타니구치는 쿈과 쿠니키다에게 같은 반 반장인 아사쿠라 료코가 AA+급이라며 의기양양하게 떠들어댔다.

 쿈이 하루히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발견했던 점은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 체육수업 시간이 되자 하루히는 교실에 남학생들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교복을 풀어헤치며 체육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고, 어이가 없어 멍하니 쳐다보던 남학생들은 황급히 수습하려는 료코에 의해 모두 교실 밖으로 내쫓기는 일이 있었다. 두 번째, 월요일=0, 화요일=1, 수요일=2…… 식으로, 하루히는 매일 머리를 묶는 곳의 숫자를 늘려나가기도 했다. 세 번째, 기본적으로 매번 쉬는시간마다 교실을 비웠던 하루히는 방과 후에도 재빠르게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나가버렸다. 알고보니 그 것은 하루히가 교내에 있는 모든 부활동에 체험 입부하기 위해서 였는데, 하지만 하루히는 어느 부활동에도 입부하지는 않았다. 하루히를 관찰하던 쿈은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좀처럼 감이 잡히질 않았다.

 신학기인 4월이 지나 어느것 5월에 들어선 어느 날, 쿈은 별 생각없이 하루히에게 요일별로 머리 모양을 바꾸는 것이 우주인 대책이냐고 물었다. 하루히는 웃음기가 전혀 없는 기계와도 같은 표정으로 쿈을 응시하며 언제 알아차렸냐고 반문했고, 어느새 쿈은 하루히와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 때를 계기로 쿈은 점점 하루히와 대화를 하는 시간이 많아져갔다.

 쉬는 시간이 되자, 타니구치는 심각한 표정으로 쿈에게 다가와서는 어떻게 하루히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었냐고 물었다. 타니구치는 수년간 하루히를 봐왔지만, 쿈의 경우처럼 그녀가 누군가와 장시간 대화를 하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타니구치와 쿠니키다는 쿈의 취향이 이상할 뿐이라며 장난스럽게 놀려댔지만, 그런 쿈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료코는 반장으로서 하루히와 유일하게 대화할 수 있는 쿈이 반과 어울릴 수 있는 창구가 되어달라는 부탁까지도 했다. 다만, 그런 부탁을 받은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루히는 교내에 있는 어떤 부활동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쿈은 평범하게 주위에 있는 것에 만족하라며 설교를 늘어놓았는데, 그 말을 들은 하루히는 어쩐지 불쾌해 하는 듯했다.

 쿈의 자리는 창가에 위치해 있었고, 하루히의 자리는 바로 뒤에 있었다. 수업시간, 쿈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은 졸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루히는 갑자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쿈의 뒷덜미를 잡고는 끌어당겼고, 무방비했던 쿈는 그 반동으로 인해 뒷통수를 책상 모서리에 찍히고 말았다. 쿈이 고통을 느끼고 있든 말든, 하루히는 드디어 깨달았다며 침을 튀겨가며 말을 이어나갔고, 자신이 직접 부활동을 만들면 된다고 기뻐했다. 여전히 하루히에게 뒷덜미를 잡힌 쿈은 그녀를 진정시키며 지금이 수업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3) 제2장

 

 그 후, 하루히는 쿈을 억지로 끌고 다니며 새로운 부활동 만들기에 협력할 것을 강요했고, 쿈이 수락여부를 대답할 틈도 없이 그녀는 또다시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렸다. 방과 후, 하루히는 새로운 부활동을 위한 부실이라며 쿈을 문예부실로 끌고 갔다. 문예부는 3학년의 졸업으로 인해 현재는 1학년 신입부원이 단 한 명이 있었는데, 하루히는 문예부 활동이 이미 정지된 상태인 마냥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문예부원으로 보이는 소녀는 하얀 피부에 안경을 쓴 여학생이었고, 자신의 이름인 '나가토 유키'만을 단조롭게 말하고는 처음보았던 상태 그대로 계속 책을 읽고만 있었다. 쿈은 그녀에게서 마치 인형과도 같은 느낌을 미약하게나마 받았고, 유키에게 하루히가 만들 이상한 부활동의 부실로 써도 좋겠냐고 물었다. 유키는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좋다고 말했고, 부실을 구한 하루히는 이제 정식 부활동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으로 나머지 2명의 부원만을 더 구하면 된다며 좋아하고 있었다. 어느새 자연스레 하루히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부활동의 일원이 된 쿈에게는 거절할 권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 날 방과 후, 쿈은 타니구치와 쿠니키다의 함께 돌아가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유키와 함께 문예부실에 남아 있었다. 쿈이 유키와 무미건조하고 대화답지도 않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을 동안, 어느새 하루히는 새로운 부원 한 명을 끌고 왔다. 하루히에게 끌려온 사람은 2학년의 아사히나 미쿠루라는 여학생이었고, 그녀는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는 듯했다. 하루히는 귀여운 외모를 지닌 미쿠루를 자신이 만들 부활동의 마스코트로 삼겠다고 했고, 미쿠루에게 이미 하고 있는 서예부 활동을 구만드라며 자연스럽게 지시했다. 하루히의 억지스러움에 쿈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지만, 미쿠루는 '그렇구나'라고 속삭이더니 서예부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히는 잣니이 만들 새로운 부의 이름을 'SOS단[각주:2]'이라고 선언했다.

 마음껏 비웃어도 어쩔 수 없을만한 명칭의 SOS단이 발족했지만 여전히 부원은 한 명이 모자란 상태였다. 하루히는 수수께끼의 전학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떠들어댔다. 한편, 쉬는 시간이 되자 타니구치는 최근 들어 하루히와 붙어다니는 쿈에게 무슨 꿍꿍이냐며 물었고,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하루히를 지적하며 쿈을 걱정했다.

 하루히는 부실에서 사용할 PC를 조달해야겠다며 상점이 아닌 컴퓨터 연구부로 갔다. 컴퓨터 연구부에 들어선 하루히는 자신이 쓸 컴퓨터를 한 대 내놓으라며 다짜고짜 으름장을 놓았지만, 컴퓨터 연구부원들은 당연히 거절했다. 하루히는 그러한 반응 역시도 예상 범주 내라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미쿠루의 등을 떠밀며 컴퓨터 연구부 부장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 미쿠루의 가슴에 마구 비비기 시작했고, 쿈은 하루히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이 사실을 성희롱으로 전교에 퍼뜨리겠다고 협박하겠다고 말한 하루히는 어차피 그들이 결백을 주장하더라도 그들의 말보다는 여성인 자신 쪽의 말을 더 신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 말을 들은 컴퓨터 연구부원들은 어쩔 수 없이 하루히에게 PC 한 대를 내주었다. 게다가 적반하장의 하루히는 최신 기종을 빼았아갔을 뿐만 아니라, 설치까지도 그들에게 떠맡겨버렸다. 그리고 쿈은 하루히 때문에 울고 있는 미쿠루를 달래주는데 여념이 없었다.

 하루히는 남은 부원을 찾아야 한다며 쿈에게 SOS단의 웹사이트 개설을 떠넘겼다. 관련 지식이 전무했던 쿈은 그날부터 웹사이트 개설을 위한 분투에 들어갔다. 또 다시 컴퓨터 연구부에서 있었던 일을 당해야 할까봐 걱정을 하는 미쿠루를 쿈이 위로하고 있을 무렵, 하루히는 인쇄소에 몰래 들어가서 SOS단 홍보용 전단지 200장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하루히는 미쿠루와 단 둘이면 충분하다며 통판[각주:3]에서 주문한 바니걸 의상을 꺼냈다. 미쿠루는 바니걸 의상을 입기 싫어했지만, 하루히는 강제로 그녀의 옷을 벗기고 다시 의상을 입히기 시작했고, 보지 말라며 울먹이는 미쿠루의 말을 들은 쿈은 황급히 부실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쿈이 아무렇게나 벗어던져진 여성들의 교복을 주워 정리하고 있는 동안, 하루히는 미쿠루와 함께 교문에서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신고를 했는지, 금새 교사들이 나와 하루히를 제지하는 바람에 전단을 다 돌리지 못했고, 하루히는 그 사실에 매우 분개했다. 그리고 미쿠루는 이제 결혼하기는 글렀으니 만약에라도 그런 상황이 된다면 자신과 결혼해달라며 쿈에게 말하고는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날, 미쿠루는 학교를 쉬었고, 하루히와 쿈은 초유명인이 되었다. 타니구치는 쿈이 유쾌한 하루히의 새로운 동료가 되었다며 그를 놀려댔다.

 어느 날, 하루히가 그렇게도 원하던 전학생이 1학년 9반으로 전입해왔다. 하루히는 전학생에게서 신비스러운 느낌은 없었지만 전학 온 첫 날부터 정체를 드러내는 전학생은 없다며 매우 들떠있었다. 반면, 쿈은 지금의 상태에서 인원 수 마저 갖춰지게 되면, 더 이상 그녀의 바보 같은 부활동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4) 제3장

 

 바니걸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미쿠루는 쉬었던 날 이후 바로 등교를 했다. 완성된 SOS단의 홈페이지는 방문이나 의뢰메일 같은 것은 일체 들어오지 않았다. 유키가 묵묵히 책을 읽는 동안, 쿈은 미쿠루와 함께 오셀로를 두며 한가한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늦게 도착한 하루히는 최근에 전학왔다던 전학생을 데려왔고, 그는 코이즈미 이츠키라는 남학생이었다. 이츠키는 이 부활동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냐고 물었고, 하루히는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를 찾아내 그들과 함께 노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순간, 부실 내부는 정적에 휩싸였고, 쿈은 아주 잠깐이지만 눈을 크게 뜬 유키의 모습을 보고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뭔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던 미쿠루와 이츠키도 납득한다는 감상을 말한 뒤 SOS단에 참가하는 것을 수락했다.

 하루히가 교내 소개를 해주겠다며 이츠키를 데려갔고, 미쿠로도 볼 일이 있다며 먼저 나간 덕분에 쿈은 유키와 단 둘이 부실에 있었다. 유키는 얼마 전 쿈에게 자신이 빌려준 두꺼운 양장본을 읽어봤냐고 물었고, 그렇지 않다고 쿈이 대답하자 오늘은 반드시 읽어보라고 말했다. 유키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쿈은 그녀가 빌려준 양장본을 뒤적거리다가 오늘 7시에 고요엔 역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적힌 메모지를 발견했다. 쿈의 망설임을 매우 짧았고, 그는 곧바로 메모지에 적힌 장소로 황급히 뛰쳐나갔다. 6:45 쯤에 나가 7:10 쯤에 도착한 쿈은 나무 벤치 한 가운데에 앉아 있는 유키를 발견했다. 쿈이 오늘 오면 되는 것이었냐는 말에도, 매일 기다리고 있었냐는 말에도 유키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고는 곧장 쿈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쿈의 집에서 멀지 않은 분양 아파트의 708호에 위치한 유키의 집에는 그녀를 제외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비싼 아파트에 혼자 사는 유키에 대해 쿈이 미심쩍어하고 있는 동안, 유키는 자신과 하루히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유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쿈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각주:4]에 대해 설명하기 지가했다. 하루히에 대한 관찰은 3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유키는 쿈이 최근 하루히에게 나타난 변칙 인자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루히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가 발생한 중심에 있는 인물로서, 정보 생명체인 유키의 집단으로서는 자율 진화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도 했다. 쿈은 유키의 말이 이해되질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유키는 단호하게 자신을 믿으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다음 날, 부실에서의 하루히는 미쿠루에게 메이드 복장을 입히고는 사진을 마구 찍어대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학교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되려면 모에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히는 미쿠루의 옷을 조정하며 쿈에게 사진을 찍게 했고, 이후부터의 미쿠루는 하루히에 의해 부실에서는 무조건 메이복을 입도록 강요받았다. 그리고 하루히는 세상의 신비한 일을 찾는다며 제멋대로 다음 토요일 오전 9시 기타구치 역 앞에서 모이자는 약속을 잡았다. 한편 쿈은 미쿠루의 사진을 모두 지우는 척하면서, 몰래 비밀 폴더를 만들어 비밀번호를 설정해 숨겨두었다.

 

 

(5) 제4장

 

 쉬는 날에 밖에 나와야 한다는 사실에 투덜거리면서도 기타구치 역으로 나온 쿈은 8:55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늦게 왔다는 이유만으로 지각이라며 말하는 하루히에 의해 벌금을 내야만 했다. 하루히는 두 팀으로 나누어 시내를 돌아다니며 신비한 소재를 찾기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 제비뽑기로 인해 쿈과 미쿠루가 한 팀이 되었고, 나머지 세 명이 다른 한 팀으로 구성되었다. 하루히는 데이트가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며 뾰루퉁해진 얼굴로 새침하게 말했다.

 쿈과 함께 걸어가던 미쿠루는 돌연 자신이 먼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고 밝혔다. 미쿠루는 말단 요원이었기 때문에 쿈에게 자세한 것들을 많이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쿈은 미쿠루가 설명하는 시간여행의 원리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유키가 말했던 3년 전부터 하루히에게서 이상이 감지되었다는 똑같은 소리만을 알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미쿠루의 말에 따르면 유키나 이츠키 역시 미쿠루와 비슷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이후 다 같이 합류해 점심을 먹은 뒤, 오후부터 다시금 돌아다니기가 시작되었다. 다시 한 제비뽑기의 결과로 쿈과 유키가 한 조가 되었고, 제비를 원수처럼 노려보던 하루히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별말은 없었다. 유키와 함께 돌아다니던 쿈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그냥 도서관에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유키는 독서 삼매경에, 쿈은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 사이 쿈의 휴대폰에서는 진동이 울렸고, 스피커에서는 불같은 하루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늦게 합류한 쿈은 하루히로부터 또다시 벌금 통지를 받았고, 하루히는 쿈을 매섭게 노려보며 월요일에 반성하는 자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는 돌아가 버렸다. 마찬가지로 집에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를 세워둔 곳에 간 쿈은 불법 주차된 자전거가 철거되었다는 딱지를 발견했다.

 

 

(6) 제5장

 

 월요일, 쿈은 하루종일 불쾌한 오라를 내뿜는 하루히를 피해 부실로 도망쳤고, 그곳에 먼저 와있는 이츠키를 만났다. 이츠키는 쿈이 이미 유키나 미쿠루와 만나 설명을 들었다는 것을 고 있는 듯했다. 쿈은 '이녀석도냐'라는 느낌으로 이츠키에게 초능력자냐고 물었고, 그의 반응은 역시나였다. 이츠키는 '기관'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구성원 중의 한 명이며, 3년 전에 발족해 마치 신과 같은 존재인 하루히를 감시하며 그녀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츠키의 초능력이라는 것은 평소에는 쓸 수가 없으며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결국 하루히는 부실에 나타나지 않았고, 부실에는 평화로운 방과 후가 이어졌다.

 다음 날, 쿈은 조회 시작 전에 어제는 왜 부실에 오지 않았냐고 하루히에게 물었고, 그녀는 혼자서 반성을 했다고 대답했다. 사실 하루히는 다 같이 돌아다녔던 장소들을 어제 혼자서 다시 둘러본 모양이었다. 쿈은 하루히에게 신비한 일 찾기는 그만두고 평범한 고교생 다운 놀이를 즐기라며 설교하듯 떠들었다. 하루히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매우 따분해 했고, 쿈은 기운을 잃은 그녀의 얼굴도 제법 귀엽다고 생각했다.

 쿈은 아침에 자신의 신발장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방과 후 1학년 5반 교실로 오라고 적혀 있었다. 누가 봐도 여자애의 글씨였지만, 쿈은 자신과 가까운 누군가가 저질러둔 못된 장난이라 여겼다. 방과 후, 하루히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먼저 귀가했고, 쿈은 일단 확인을 위해 부실로 갔다. 이츠키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먼저 갔고, 미쿠루는 메이드복을 입고 부실에, 유키도 부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타니구치도 이미 돌아갔을 시간이었기에, 쿈은 도통 누군지 감을 잡지도 못한 채 학생이라곤 거의 남아있지 않은 복도를 지나 1학년 5반 교실에 도착했다. 교실 안에는 반장인 료코가 있었고, 그녀는 쿈에게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며 몇 가지를 질문했다. 평범하고도 일반적인 질문에 아무런 감도 잡질 못한 채 무뚝뚝하게 대답했던 쿈은 갑작스레 료코로부터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료코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관찰 대상에게 질렸다며 쿈을 죽여 하루히를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쿄코의 공격을 피하던 쿈은 도망치기 위해 문으로 향했지만, 갑자기 교실 문과 창문이 모두 사라졌다. 료코의 말에 따르면 현재 쿈이 위치한 교실이라는 공간은 그녀의 정보 제어 하에 있어 분자가 결합 정보가 조작되어 밀실로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쿈은 료코의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옆에 있던 의자를 료코에게 집어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료코가 더 이상 저항할 방법이 없는 쿈에게 들고 있던 칼로 그를 찌르려고 한 순간, 맨손으로 칼날 부분을 움켜쥐며 공격을 막은 유키가 나타났다. 료코와 유키는 서로 싸우기 시작했고, 교실 안의 배경은 전부 이상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바뀌어가며 일그러져갔다. 료코는 이 공간이 자신의 제어 하에 있으므로 유키보다 자신이 유리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유키는 미리 외부에서 정보 붕괴 인자를 주입시킨 상태였다고 말하며 공간의 정보 해제를 시작했다. 결국 싸움은 료코의 패배로 끝났고, 그녀는 존재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들이 있던 공간을 원상복구시킨 유키는 료코를 전학간 것으로 정보 조작을 했다.

 다음 날, 료코는 아버지의 일 때문에 전학간 것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사실을 아는 쿈은 입다물고 가만히 있었고, 반면 하루히는 이유도 알리지 않고 전학을 간 여자애가 나타났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말하는 쿈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하루히는 SOS 단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또가시 뭔가를 꾸미려는 듯했다. 쿈은 속으로 쓸데없는 일을  더 이상 늘리지 말아 달라 외치고 있었다.

 

 

 (7) 제6장

 

 다음 날, 쿈의 신발장에는 두 번 접은 노트 조각이 들어 있었는데, 다행히도 그것은 미쿠루로부터 온 것이었다. 거기에는 점심시간에 부실에서 보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쿈은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부실을 향해 달려갔다. 3분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쿈은 어른스러운 외견을 가진 미쿠루와 만났다. 쿈은 그녀에게 미쿠루의 언니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분명한 미쿠루였고, 자신이 알고 있는 미쿠루보다도 더 먼 미래에서 온 성인 미쿠루였다. 성인 미쿠루는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블라우스 단추를 두 개까지 풀어고는 가슴에 난 별모양의 점을 보여주었다. 쿈은 금시초문이라며 의아해했고, 성인 미쿠루는 이것을 알려준 사람이 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성인 미쿠루는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혼자 중얼거리더니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성인 미쿠루는 곧 있을 미래에 쿈과 하루히가 큰 일에 휘말릴 것이며, '백설공주 이야기'를 잘 떠올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리고 나이조차도 알려주지 않은 성인 미쿠루는 자신과 너무 친해지지 말라는 말만을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하루히는 료코가 전학을 가게 된 정황[각주:5]이 너무 수상하다며 이사가기 전의 료코네 주소로 찾아가려 했다. 사정을 아는 쿈은으로서는 헛걸음하지 말라며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하루히는 쿈을 강제로 끌고 갔다. 방과 후, 하루히를 따라 쿈이 도착한 곳은 유키가 사는 아파트의 505호였다. 하루히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료코에 대해 캐묻고 다녔지만 그다지 소득은 없었다. 그리고 우연을 가장한 유키가 하루히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하루히는 료코에 대해 뭔가를 알아내면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큰 소득없이 쿈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하루히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까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었지만,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을 가게 된 계기를 통해 자신을 비롯한 세상의 사람들이 그저 한 줌 밖에 안 되는 정도에 불과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들조차도 일본의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녀는 모든 일이 재미가 없어져버렸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했다고도 말했다.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 하루히에게는 지금까지도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았고, 그녀는 후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쿈은 어쩐지 우울한 느낌으로 하루히가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츠키는 집으로 돌아온 쿈을 맞이했다. 지금까지 하루히와 쿈을 지켜봤던 이츠키는 쿈에게 할 말이 있다며 쿈을 어디론가 데려갔는데, 그곳은 이츠키가 초능력자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폐쇄 공간[각주:6]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이츠키는 폐쇄 공간에 발생한 신인들을 제거하고 종국적으로는 폐쇄 공간이 소멸되는 과정을 쿈에게 보여주었다. 이츠키는 쿈에게 하루히가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강조하며 그녀의 동향을 주의하라는 충고를 했다.

 

 

(8) 제7장

 

 설마 했던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모두를 만나버린 쿈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자신과는 달리 특별한 힘을 지닌 유키, 미쿠루, 이츠키가 단순한 일반인에 불과한 자신에게 뭔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교실의 하루히는 덥다며 쿈에게 부채질을 강요했지만, 쿈은 자기도 덥다며 자신에게만 부채질을 했다. 그리고 하루히는 따분하다고 말하며 지루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망상을 하던 쿈에게 하루히는 부실에 먼저 가서 미쿠루와 야한 짓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쿈은 먼저 부실에 도착해 메이드 복을 입은 미쿠루가 타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미쿠루는 부실의 PC에서 'MIKURU'라 적힌 폴더를 발견하고는 그 안의 내용물을 궁금해 했다. 당황한 쿈은 그녀를 저지하며 몸싸움을 벌였고, 때마침 들어온 하루히에게 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하루히는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옷을 갈아입을 것이라 말했고, 쿈은 마음대로 하라며 의자에 앉았다. 다시금 하루히가 옷을 갈아입을 것이니 나가라고 소리를 쳤고, 쿈은 평소와는 다른 위화감을 느꼈다. 하루히는 새로 사온 코스튬을 미쿠루에게 입히고는 그녀의 머리를 손질해주기 시작했다. 쿈은 이츠키와 오셀로를 했고, 이 부활동이 뭇느 모임인지도 짐작하지 못한 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쿈은 졸음이 몰려와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잠에 빠진 쿈의 뺨을 때리고 있었고, 쿈은 엄마의 명령으로 여동생이 이불을 끄집어내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목을 졸라가며 흔들어 깨우는 탓에 쿈은 잠에서 깨어났는데, 어느새 자신은 학교의 교실에 와있었다. 게다가 주위에는 하루히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쿈과 하루히는 학교 밖으로 나가기 위해 교문까지 갔지만, 교문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교사에는 불이 하나도 켜져 있지 않았고, 전화도 불통이었다.

 쿈과 하루히는 부실로 돌아왔고, 그녀는 좀 더 탐색해보겠다고 말하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빨간 구슬 같은 빛이 쿈에게 다가왔는데, 그것은 이내 사람과 비슷한 형상을 했고 이츠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츠키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이곳에는 쿈과 하루히 단 둘뿐이며, 원래 세계가 지루해진 하루히가 새로운 세계를 만드려고 한 결과가 이곳이라고 했다. 쿈은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이츠키는 반문하면서 쿈만이 하루히에게 선택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츠키의 빛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는지 점점 흐릿해져 갔다. 이츠키는 미쿠루가 미안하다고 한 것, 유키가 PC를 키라고 한 말을 전해주었다.

 PC를 켠 쿈은 유키와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면 현재 쿈이 존재하는 시공간과 원래 세계의 시공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끊어지게 될 것이라고했다. 또한 정보 통합 사념체와는 달리 하루히는 아무 것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한 정보를 창조해낼 수 있다며 하루히의 정보 창조 능력을 해석하기 위해서 쿈에게 모든 것을 건다고 말했다. PC의 모니터가 점점 흐릿해져갔고, 또 다시 도서관에 데려가 달라는 글과 'sleeping beauty'라는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더니 모티너가 완전히 꺼져버렸다.

 창밖에는 파란색의 거대한 신인들이 주위를 부수기 시작했고, 어느새 부실로 돌아온 하루히는 그들의 활동을 보며 별로 적대적이지 않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쿈은 모르겠다는 말만 하고는 하루히를 끌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쿈은 하루히에게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물었지만, 하루히는 난생 처음 보는 신인이 더욱 흥미로운 듯다. 게다가 하루히는 더 이상 자신이 만든 SOS단이나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은 어찌돼도 상관이 없는 모양이었다. 쿈은 하루히를 똑바로 응시하며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고, 단원들과 아직 더욱 하고 싶은 일과 얘기도 많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꽤나 좋아했었더고 고백했다. 하루히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고, 신인들은 어느새 파괴활동을 멈추고 있었다. 쿈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동안 SOS단에서 했던 일들이 꽤나 즐거웠으며, 세계는 상당히 즐거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인 미쿠루가 했던 조언과 유키의 힌트를 해석하는데에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쿈은 사실 자신이 포니테일 모에였다고 말하면서, 어느 날 하루히가 했던 포니테일의 머리는 정말 기절할 정도로 어울렸다고 했다. 그리고 쿈은 강제로 하루히와 입술을 겹쳤다. 쿈의 주위에서는 신인이 파괴활동을 하는 듯한 굉음이 들려오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쿈과 하루히가 단 둘이 있던 시공간의 파괴음이었다. 마치 꿈을 꾼 듯한 느낌으로 자신의 방에 돌아온 쿈은 미쿠루도 아닌 하루히와 키스를 했다는 사실에 자괴감에 빠졌고, 시계는 오전 2:13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음 날, 등교한 쿈은 하루히와 있던 기시감 있는 시공간과는 달리 평범한 교내의 모습에 안도를 했다. 창가의 제일 뒷자리에는 턱을 괴고 있는 하루히가 있었고, 쿈은 그녀에게 안부를 물었다. 하루히는 악몽을 꿨다고 대답했고, 쿈은 포니테일을 한 하루히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었다.

 

 

(9) 에필로그

 

 이츠키는 무사히 돌아온 쿈에게 정말 잘 해주었다며 칭찬과 감사를 표했고, 미쿠루는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울면서 안도를 했다. 쿈은 미쿠루에게 가슴에 별 모양의 점이 있다고 말해주었고, 미쿠루는 뒤돌아 단추를 풀고는 자신의 가슴을 확인했다. 미쿠루는 점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별모양인지는 몰랐던 모양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알았냐며 쿈에게 투닥투닥거렸다. 부실로 들어온 하루히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 뭘하는 것이냐며 화를 냈고, 미쿠루에게 새 코스튬을 입히기 시작했다. 유키는 여전히 부실에서 책을 묵묵히 읽고 있었다.

 'SOS단'이라는 명칭으로는 도저히 학생회의 허가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쿈은 '학생회를 응원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봉사단체'의 약칭으로서 SOS라 독단적으로 개명한 부활동 설립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한편 하루히의 '신비 탐색 순찰'은 계속되어 제2회차를 맞이했고, 벌금을 의식한 쿈이 약속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하는 바람에 하루히가 3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부룩하고 가장 늦게 도착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쿈은 하루히가 처음 쏘는 찻집에서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에 대해 말해주리가 생각하고 있었다.

 

 

 

 

 

 

 - 이 작품은 주인공 '쿈'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됩니다. 작중의 서술에 있어서는 하루히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쿈의 혼잣말 또는 독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 TVA 1기 1~6화에 해당됩니다.

 - 1권의 시간적 배경은 1학년 4~5월에 해당됩니다. 이 작품은 권 수가 바뀜에 따라 그에 맞춘 시간적 순서대로 전개되질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앞 부분에서 했던 세세한 언행들을 기억하지 못하면, 추후의 전개에서 보이는 언행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국내도서
저자 : 타니가와나가루 / 이덕주역
출판 : 대원씨아이 2006.02.10
상세보기

 

 

 

  1. 더불어 그의 여동생의 이름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본문으로]
  2. 세계를 오지게 들썩이게 만들기 위한 스즈미야 하루히의 단체. [본문으로]
  3. 통신판매, 인터넷에서 구매함. [본문으로]
  4. 은하를 통괄하는 '정보 통합 사념체'에 의해 만들어진 '대유기 생명체 콘택트용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유키의 일은 하루히를 관찰하고, 그를 통해 입수된 정보를 정보 통합 사념체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본문으로]
  5. 전학 통보가 있는 날 당일까지 학교에서는 아무도 몰랐으며, 아침에 료코의 아버가 전화를 해 갑작스럽게 캐나디러 잔힉가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친구로서 연락하고 싶다며 캐나다의 연락처를 물어도, 모른다며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본문으로]
  6. 하루히의 정신이 불안정해지면 나타나는 이공간을 말한다. 보통 때는 쿈이 살던 원래의 세계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으며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으며, 심할 때에는 완전한 폐허나 아무것도 없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하루히의 짜증 같은 감정의 불안으로 인해 폐쇄 공간에는 이형의 거인 신인(神人)이 나타나 공간을 마구 부수는데, 이로 인해 폐쇄 공간이 점점 확대되고, 전 세계를 뒤덮을 수준으로 확대되면 쿈 등이 살고 있는 현세계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츠키가 속한 기관은 이러한 세계 붕괴 현산을 막기 위해 초능력자들이 모인 집단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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